과학·공학 유튜버 전성시대


과학·공학 유튜버 전성시대 "양자역학도 쉽게 설명하죠"

유튜버 "과학을 인문코드로
접근하니 친근하게 느낀듯"
345만 구독자 확보 채널도

오류 정보 전파는 경계해야
   "슈뢰딩거 고양이를 알고 계신가요? 양자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등장하는 이 친구는 사실 알고 보면 얄미운 비밀을 갖고 있어요. 그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요?"


1년 전 유튜브 채널 '과학쿠키'에 올라온 20여 분짜리 영상이 세간에 널리 알려졌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양자역학 원리를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만드는 말과 그림으로 쉽게 설명해줬기 때문이다. 이 영상은 30만회 이상 조회 수를 올렸고 "훌륭한 교양 강의다" "어려운 양자역학 원리를 물 흐르듯 쉽게 설명해준다"는 찬사를 받았다. '과학쿠키'는 이후에도 '리만 가설' '상대성 이론' 등을 설명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꾸준히 올려 2년 만에 구독자 23만2000여 명을 확보했다.



'과학쿠키' 채널을 운영하는 이효종 유튜버는 매일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보통 한 달 정도 시간을 들여 영상 한 편을 제작한다"며 "과학지식에 대중이 좀 더 친근히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씨는 대학 시절 물리·과학교육을 전공한 교사 출신으로, 2년 전부터 과학 유튜버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과학을 인문학적인 이야기처럼 접근할수록 대중이 더 친근하게 느낀다"며 "하나의 문화처럼 과학을 향유할 수 있게 이바지하는 크리에이터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씨처럼 복잡하고 난해한 과학과 공학 지식을 유튜브 영상 콘텐츠로 쉽게 설명해주고 실제 실험까지 진행하는 과학·공학 유튜버가 인기를 끌고 있다. 2~3년 전 소수에 불과하던 과학·공학 콘텐츠가 유튜브 메인 자리를 속속 꿰차고 있다. 이공계를 지망하는 10대 청소년이나 20대 이공계 대학생 위주로 인기를 끌던 것이 이제는 일반 대중에게도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공계 유튜버' 전성시대가 열렸다는 말까지 나온다.



유튜브 채널 '허팝'은 구독자 345만명을 보유한 최대 인기 채널 중 하나다. '초대형 연무연막 소독기를 만들어 모기 1000마리 잡기' '100m 에어컨 터널 만들기' 등 기상천외한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공대생 변승주'는 서강대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변승주 씨가 일상에서 고안해낸 공학적 실험이 주된 소재다.

'마이구미 300개로 초대형 젤리 만들기' '영하 196도 액화질소에 수박 넣어보기' 등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이들 채널이 흥미 위주의 오락성 콘텐츠에 가깝다면 40만명대 구독자를 보유한 '긱블'(42만7000명)과 '공돌이 용달'(46만5000명)은 보다 전문적인 과학·공학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긱블'은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학생 박찬후 씨가 카이스트 공학도와 함께 만든다. '공대생 용달'은 박씨와 친구인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학생 정용준 씨가 제공하는 인기 채널이다. '긱블'은 슈퍼히어로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속 인기 캐릭터 그루트를 실제로 물을 주면 움직이는 피규어로 만들거나, 애니메이션 게임 '슈퍼마리오'에 나오는 회전하는 거북이 등딱지를 직접 제작해 선보이는 식으로 일상과 결부된 수준급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공대생 변승주' 도 땅콩버터와 석탄으로 유사 다이아몬드 만들기, 초거대 돋보기 제작 등에 도전하며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유튜브 '허팝Heopop' 채널
edited by kcontents



'과학' '지식'이라는 이름을 단 채널들은 대부분 기초과학에 방점을 둔 콘텐츠다. '안될과학' '과학드림' '신박과학' '과학쿠키' '지식보관소' 같은 채널이 대표적이다. 이들 채널은 10분 미만 분량으로 영상과 내레이션 등을 깔아 이론적 지식을 전한다.

다만 과학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는 이들이 다소 부정확한 지식을 알리는 사례도 잦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시균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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