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올해 경제 성장률 1%대로 추락한다...비관적 전망 지배적


전문가 60% "올해 2%대 경제성장률 어렵다"​


불과 한달전, 2% 넘을 것 지배적​


    거시경제 전문가 10명 중 6명은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이 연 2%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제시한 2.4~2.5%는 물론 한은이 한 달 전에 발표한 2.2%도 이제는 낙관적인 전망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2%대 성장률을 낼 것’으로 답한 전문가들도 일제히 2.0%를 지목했다. 


이주열(왼쪽) 한은 총재가 지난 22일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연합뉴스


조선비즈가 27일 국내 증권사와 해외 투자은행(IB)의 거시경제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6명이었다. 나머지 4명은 2.0%로 내다봤다. 전문가의 의견대로라면 한은은 오는 11월 예정된 올해 마지막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2.0~2.1% 수준으로 더 내릴 가능성이 크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한은이 한 달 전에 전망한 2.2%가 '과도하게 낙관적인 전망'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18일 한은은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2%로 0.3%포인트 내렸다. 당시에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하향 조정이었지만 불과 한 달 새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낙관적'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22일 국회 현안보고에 출석해 "수출이나 설비투자 부진 상황이 더 심화한다면 2.2% 성장률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은은 오는 11월 29일 올해 마지막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인데, 추가 하향 조정이 유력하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 추정에 고려한 요인들이 하반기 모두 좋아져야 2.2%가 가능했다"며 "한국과 관련해 이달부터 불확실성 요소들이 강해진 데다 글로벌 투자 전망도 의미있는 반등이 없어서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지난달에 성장률을 2.2%로 전망했지만 달성하긴 어려워보인다"며 "상반기에는 재정지출 효과를 봤지만 하반기는 이를 장담할 수 없어 11월 경제전망에서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 하향 조정을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올해 성장률이 2.0%에 못 미칠 것으로 본 전문가 6명은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급격하게 커진 것을 주목했다. 미·중 무역분쟁은 이달 들어 다시 확전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 경제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이 지난 23일 원유, 대두 등 7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부과하는 관세를 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중국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응수했다. 우리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면서 한국과 일본간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이 2%를 넘기가 쉽지 않아보인다"며 "일본이 더 강하게 반격한다면 수출 자체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당초 이전 수준의 미·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이 유지된다고 보고 2.0% 정도로 성장률을 전망했는데, 지금 더 악화되는 쪽으로 가고 있어서 2%대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 10명 중 4명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대는 낼 것으로 봤지만 모두 2.0%를 지목했다. 한은의 전망치인 2.2%보다는 낮지만 1%대까지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이들은 2%대 성장을 확신하기 보다는 1%대 성장을 확신할 수 없다는 데서 이같이 답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제시한 2.2%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보지만 수출이 더 악화해 2%를 깨고 내려간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며 "설비투자에서 불확실성이 더 생긴다면 1%대로 내려갈 수 있지만 아직 확신할 수는 없다"고 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추가경정예산이 통과됐고 정부가 정책적인 노력을 약속한 만큼 2% 달성이 빠듯하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현재 2.0%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보다 내년 성장률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은이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췄는데 과도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다. 오석태 소시에떼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한은이 올해 성장률을 전망할 때 일본 수출 규제를 반영하지 않아 2.2%를 냈다 치더라도 내년 성장률 2.5%는 너무 과도하게 낙관적"이라며 "글로벌 경기가 내년에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했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가나다순)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김상훈 KB증권 수석연구원,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 박태근 삼성증권 연구원,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SG) 이코노미스트,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조은임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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