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주가 회복될 수 있을까


규제에 짓눌린 건설株, 해외수주에 `희망`

분양가상한제 추진 여파로
현대·대우건설 등 주가 `뚝`

주요社 2분기 16.7조 수주
실적 반등에 주가회복 기대

     지난달 큰 폭의 주가 하락을 겪었던 건설사 주가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서 시작된 정부 정책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지만 현 주가 수준은 불확실성을 과도하게 반영했다는 이유에서다. 1분기 좋지 못했던 대형 건설사 수주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8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200 건설지수는 14.69% 하락했다. 지난달 8일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발언한 날이다.



코스피200 건설지수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등 대형 건설주를 비중별로 편입해 구성된 지수로, 대형 건설주 주가 동향을 보여준다.

종목별로는 현대건설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현대건설 주가는 지난 7월 8일 시초가 대비 24.3% 낮아졌다. 대우건설과 GS건설 주가는 각각 21.7%, 18% 하락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 주가 역시 같은 기간 각각 16.1%, 14.6% 떨어지며 두 자릿수 하락폭을 기록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은 건설사에는 부정적인 소식이다. 분양가가 낮아지면 분양 사업성이 떨어지고, 이는 결국 신규 분양이 더욱 축소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현재 주가 수준과 재무 구조를 볼 때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를 언급한 시점부터 낙폭이 컸던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GS건설 등을 적극 매수해야 할 시기"라며 "2020년 다가올 분양 감소는 신사업과 사업 모델 변화 등을 통해 극복할 만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전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기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거두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삼성엔지니어링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6.4%, 128% 증가했다. 대림산업도 매출액은 17% 감소했으나 원가율 개선을 바탕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뛰었다.

대우건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 하락한 1018억원으로 나타나며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향후 실적을 결정하는 수주 부문에서는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건설은 상반기에 전체 수주 목표 대비 60%를 달성했으며, 특히 주택 부문에서는 목표 대비 76%를 기록했다. 3분기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LNG) 액화플랜트 등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우려로 지난 1개월간 건설주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건설사의 2분기 실적이 대체로 양호하다. 저가 매수를 노려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건설사 수익성을 악화시켜 왔던 해외 수주 환경 역시 개선되는 추세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6대 건설사의 2분기 합산 신규 수주는 16조73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 오른 수치로,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64%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알제리와 이라크 프로젝트 수주가 유력하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대형 현장 수주 파이프라인도 늘어날 전망이다. 



성정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6개 대형 건설사 합산 신규 수주가 오랜만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업종 전반적인 플랜트 수주 회복세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해외 발주 환경 개선에 따라 수주 증가와 주가 재평가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희영 기자]매일경제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