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열차·무인전동차…맞춤형으로 세계 누비는 현대로템(Hyundai Rotem)

2층열차·무인전동차…맞춤형으로 세계 누비는 현대로템

현대로템 창원공장 가보니


터키·인도·말레이시아…

14개 프로젝트 동시 진행

수주 납기 맞추려 강행군

1분기 수주잔액 7조7천억


수소전기열차 개발도 한창

내년에 수소트램 선보여


    "이곳에서 만든 열차는 그 도시에 가면 역사가 됩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수많은 도시의 역사를 새로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현대로템 창원공장을 방문했을 때 33만㎡(약 10만평) 규모의 공장 곳곳에서 14개 프로젝트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도시를 달리는 전동차와 트램,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철도와 기관차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최고 시속 260㎞로 달릴 수 있는 동력분산형 고속철인 EMU-250이 의장(조립) 작업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현대로템]


현대로템이 마산항에서 배에 실어 보내면 이 열차들은 한 국가나 도시의 새로운 역사가 된다. 김재수 현대로템 창원공장 철차공장장(상무)은 "지금까지 37개국 도시에 열차 4만2982량을 공급하며 새 역사를 만드는 한 축을 담당해왔다"며 "높은 품질, 맞춤형 제작, 짧은 공기 등이 현대로템만이 지닌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열차를 만드는 공정은 크게 `차체·도장·의장·대차·시운전` 등 5단계로 나뉜다. 이에 따라 현대로템 창원공장도 차체 공장, 도장 공장, 의장 공장, 대차 공장, 시운전 구간 등으로 구역이 나뉘어 있다. 전체적으로 자동차 생산 공정과 비슷한 단계를 거치지만 내용은 전혀 다르다. 자동차 공정은 소품종 대량 생산에 적합하지만 열차 공정은 주문하는 국가·도시마다 사양이 다르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 생산에 맞게 설계됐다. 


실제로 이날 가장 먼저 방문한 차체1공장에서는 2012년 수주한 홍콩 전동차 333량 중 283호차 차체가 제작되고 있었다. 맞은편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2호선에 투입될 전동차 용접 작업이 한창이었다.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광주와 부산을 잇는 경전선에 투입될 준고속철 EMU-250을 작업자들이 360도로 회전시키며 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다. 




차체 공장을 지나 도장 공장으로 이동했다. 도장 공장에서는 마침 EMU-250 도장 작업이 한창이었다. EMU-250은 최고 시속 260㎞로 현대로템이 국내에선 처음 개발한 동력분산식 고속철이다. 현대로템은 2016년 코레일에서 EMU-250을 114량 수주하며 글로벌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동력분산식 고속철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김 상무는 "KTX-산천, SRT는 동력장치가 열차의 맨 앞 칸과 뒤 칸에 집중되지만 EMU-250은 각 열차 하부에 동력장치를 분산 배치한다"며 "동력분산식은 가·감속 성능이 뛰어나고 동력장치용 열차가 필요하지 않아 모든 차량을 객실로 구성하기 때문에 더 많은 승객을 수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MU-250의 기본 도장 작업은 7축 로봇이 맡았다. 지난해 8월부터 도입한 새로운 자동화 시스템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로봇이 움직이면서 기본 바탕색을 도장하기 때문에 품질이 크게 향상됐고 비용도 30%가량 절감됐다"고 말했다. 자동차 도장 작업은 로봇이 고정된 상태에서 차체가 이동하지만 열차는 1량 크기가 20m를 넘을 정도로 크고 길기 때문에 로봇이 이동하면서 색을 칠하는 게 특징이다. 


의장 공장에서는 EMU-250에 바퀴와 모터를 달고 시트를 장착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의장 작업이 마무리된 EMU-250 안을 둘러보니 모든 좌석에 휴대전화를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장치가 설치된 것이 눈에 띄었다. 객실 2개에서 나눠 쓰던 무선인터넷도 객실 하나에 2개를 설치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올해 초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시승하며 현대로템의 기술력을 극찬해 화제가 된 인도 무인전동차도 의장 공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현대로템은 기관사 없이 운행할 수 있는 무인열차 시장에서 세계 5위권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 전동차 40량을 시작으로 브라질 상파울루 4호선 전동차 174량, 홍콩 SCL 전동차 333량, 터키 이스탄불 전동차 300량 등 국내외에서 무인운전차량을 2000량 이상 수주했다. 이날 창원공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현대로템은 현대자동차와 함께 수소전기열차를 개발하고 있다. 우선 도심에서 운영되는 트램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수소전기트램이다. 




김 상무는 "수소전기트램은 1회 충전으로 200㎞ 이상 운행할 수 있어 해외는 물론 국내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트램 노선의 본선·지선 운행에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 처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품질·기술 경쟁력을 앞세운 현대로템 철도 사업의 수주 잔액은 지난 1분기를 기준으로 7조7150억원에 이른다. 2015년 말 5조3900억원에서 2조3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창원 = 문지웅 기자] 매일경제


 kcontents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