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소방대 190명, 민노총 탈퇴...정규직 전환 갈등 고조


文대통령 2년전 정규직 전환 선언… 인천공항 비정규직 민노총 조합원
2400명→4200명으로 늘었지만 전환 방식 갈등, 노조원 불만쌓여

    비정규직 97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인천공항공사에서 최근 소방대(소방 업무직) 노조 190명이 민주노총을 탈퇴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인천공항공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취임 직후 방문,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0)'를 선언한 곳이라 정규직 전환 과정이 주목을 받아왔다. 정규직 전환에 대한 노사 협상 과정에서 민노총은 경쟁 없이 정규직 채용, 대폭적인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비정규직 조합원을 급격하게 늘렸다. 2017년 5월 2400여명으로 추산됐는데 그해 말 3800여명으로 불어났고, 작년 말에는 4200명을 넘어섰다. 



1년 반 만에 조합원이 1800여명이나 늘었다. 하지만 작년 말 셔틀버스 운영 비정규직 조합에서 70여명이 무더기 탈퇴하고 인천공항 한국노총에 가입한 데 이어 소방대 노조가 통째로 빠져나가는 등 260명이 이탈하면서 노조원 숫자가 감소세로 돌아서게 됐다. "강성 노조 민노총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1일 인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소방 대 노조는 지난달 31일 상급 단체인 민노총 탈퇴 투표에서 168명이 참가해 98.2%가 찬성했다. 한 명도 반대하지 않았다(기권 3명). 2011년쯤 민노총에 가입한 이들이 탈퇴를 결정한 것은 민노총이 제 역할을 못해서 정규직 전환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쌓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인천공항 안팎에서 나온다.



안전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직군은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한다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소방대는 인천공항공사 직접 고용 대상이라 민노총에 기댈 필요가 없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소방대 노조의 한 조합원은 "정규직 전환만 지연되고 있어 다수 조합원이 민노총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탈퇴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과정은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민노총은 사실상 경쟁 없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인천공항공사는 비정규직 9700여명 가운데 안전 등 일부 직종을 제외한 6800여명을 자회사 소속으로 정규직 전환을 하기로 결정했고, 정규직 전환 결정이 내려진 2017년 5월 12일 이후 비정규직 입사자 3000여명에 대해서는 경쟁 채용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을 하기로 했다. 민노총은 이런 방안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곽창렬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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