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낯짝 두꺼운 사람들


[사설] 정말 낯 두꺼운 사람들

      청와대 민정수석을 맡아 2년여간 학교를 떠났던 조국 서울대 교수가 팩스로 복직원을 내고 1일 복직했다. 조 교수는 이날 "나를 폴리페서(정치교수)라고 공격하는데 '앙가주망(현실 참여)'은 지식인과 학자의 도덕적 의무"라고 했다. 그는 "휴직도 복직도 모두 철저히 법률과 학칙에 따른 행위"라고 했다. 이명박 정부 이후 교수 출신 고위 공직자 11명의 이름을 열거하며 "이분들이 휴직할 때는 왜 가만히 있었는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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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교수가 선출직 공무원을 맡으면 사직해야 하지만 임명직 공무원이 되면 휴직이 가능하다. 그러나 조 교수 휴·복직에 대해 여론은 물론 제자들 시선이 따가운 것은 법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조 교수는 과거 "학교에서 강의나 연구를 하지 않으면서 정치권 언저리를 도는 사람이 폴리페서"라며 정치권으로 간 동료 교수들을 여러 차례 가혹하게 비판했다. "정치를 위해 학교와 학생을 버린 교수"라는 표현도 썼다.



당시 그의 논리는 '이들이 사직하지 않음으로써 대학이 새로 교수를 충원할 수 없고, 그래서 그 피해가 학생과 동료 교수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였다.

조 교수가 학교를 떠나 있는 동안 서울대에서 조 교수가 그토록 비판한 그 일이 그대로 벌어졌다. 피해를 당한 학생들이 조 교수에게 사직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 학생들도 나의 선택을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 제자들의 양해를 구한다"고만 했다. '내로남불'에도 정도가 있다.

조 교수는 곧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다고 한다. 그러면 또 휴직할 것이다. 좋은 자리는 돌아가면서 다 하고, 서울대 교수 자리는 보험으로 계속 갖고 있겠다는 계산이다. 



서울대는 교수를 충원할 수도 없다. 피해는 학생들만 입는다. 이런 문제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 조 교수는 "직진한다" "맞으며 간다" "앙가주망"이라는 등의 엉뚱한 말장난을 벌인다. 정말 낯 두꺼운 사람들이 많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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