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D와 PMC, 투자개발형 사업을 통해 해외건설 경쟁력 이어가야


최문철 상무

GS건설 해외영업담당임원(아부다비 지사장)


  「우리는 중동(中東)하면 사막, 기름, 이슬람, 히잡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해외건설이라는 바닥의 녹을 먹는 사람들은 ‘해외건설 수주 텃밭’이란 단어가 본능적으로 떠오를 것이다.


중동지역 누계수주액 344억불(금액 기준 2위)을 기록하고 있는 GS건설이 최근 UAE에서 8.7억불 규모의 루와이스 정유공장 화재 복구 공사를 수주했다. 이 계약을 성사시킨 인물 중 한 명인 아부다비 지사장 최문철 상무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


GS건설 최문철 상무(아부다비 지사장)


Q. 해외건설과의 첫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舊) LG 엔지니어링 근무 시절 국내 발주처인 호남정유(GS칼텍스 정유), 쌍용정유(S-OIL)의 국내 용역 사업을 수행 후, 에콰도르, 인도 프로젝트 입찰을 시작으로 (구) 소련의 붕괴 시점인 1991년, 아제르바이잔 공화국의 바쿠 정유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되어, 계약 단계부터 사업 수행까지 참여하게 되면서 해외 건설 사업과 첫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에피소드를 한 가지 말씀 드리면, 사업 수행 기간 중 발주처와 미팅 참석을 위해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모스크바를 거쳐 아제르바이잔 공화국의 수도인 바쿠까지 국내선을 이용했는데, 내국인부터 보딩을 시작하고, 나중에 외국인들을 태우는 것이에요. 비행기에 오르니 좌석이 없어, 2시간 40분동안 입석으로 타고 간 적도 있습니다.그 후에, 인도네시아 및 태국 프로젝트를 수행한 후 해외 영업을 하게 되었죠.


Q. UAE에서 지내는데 불편한 점은 없나요, 그리고 다른 나라와 비교해 특별히 좋은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집사람 및 두 딸이 각자 사회 활동을 하고 있거나 직업을 가지고 있어,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 외에는 특별하게 불편한 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중동 대부분의 국가를 다녀봤지만, 그 중에서 UAE 는 베두인의 특성을 가장 잘 간직한 나라 중 하나로, 타 중동 국가 대비 좀 더 이방인에게 개방된 문화를 가지고 있고, 국제적인 감각이 낫다고 봅니다. 그런 탓인지 UAE 에서는 전세계 곳곳에서 모인 다 국적 인종 들이 서로 잘 어울리며 일을 하고 있고, 굳이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를 가지 않아도, 다양한 국가의 문화와 음식을 경험할 수 있으며, 건설, 금융, 무역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세계 유수의 다양한 업체들이 자리를 잡고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Global Information Center 로서의 역할이 최대 장점인 것 같습니다. 또한, 항공편으로 2시간내 GCC 국가 및 이란, 이라크 등 인근 국가로 출장이 가능하고, 4~7시간 정도면 북아프리카 및 유럽으로 출장이 가능하다는 것도 지리적으로 큰 이점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의 미래를 대비하여 약 4천명 정도의 UAE 젊은 인력들이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 유학을 하고 있으며, 학업을 마치면 복귀하여 전 사업 분야에서 필요한 인재로 육성하려는 계획을 실행 중이고, 이에 필요한 일자리 창출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Q. 중동플랜트 영업 및 기획업무를 오랫 동안 하신 걸로 아는데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와 현장과 그 에피소드에 대해 들려주시죠.


한 가지 예를 들면, 2007년에 사우디 프로젝트를 일본 유수의 EPC 업체와 협업으로 입찰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입찰서를 제출하고, 발주처 네고 협상에 대비하여 파트너사의 일본 본사로 영업 총괄 임원과 유관 파트의 인원들이 다수 출장을 가서 미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발주처에서 유럽 업체를 선정하였다는 정보가 입수가 되었던 거죠. 파트너사 측에서 사실을 언급하면서 미팅을 계속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에요. 파트너사 측에서 사전 인지한 것으로 보이나, 네고 참여 가능성을 고려해 우리에게 실시간으로 공유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미팅 중에 통보를 받아 많이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2009년에는 UAE에서 3건의 프로젝트를 모두 수주했었는데, 정확한 영업 정보 및 전략에 근거하여 2건의 대형 프로젝트는 당시에 좋은 수주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최근 해외건설이 대내외 요인으로 인해 어려운데 최근 중동시장 주요 동향과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최근 1~2년 간 예측하기 힘든 글로벌 이슈가 정말 많았던 것 같습니다. ‘15년 유가 하락을 기점으로, Brexit, 이란 Sanction 해제 가능성, 미국 대선, IS 문제, OPEC 원유 감산 정책, 카타르 이슈 등 한치도 예측하기 어려운 순간 들이 지속되어 왔었죠. 중동 시장의 전망은 유가와 떨어져서는 생각 할 수 없는데, ‘18년부터는 유가가 일정 부분 상승하여 중동 국가 정부들의 재정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특히 GCC 국가가 ‘18년부터 도입하기로 한 부가가치세 (VAT) 가 정착되면 국가 재정수입에 안정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동 국가들의 저유가에 대한 학습 효과로 인하여, 산업의 Oil & Gas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 다변화 정책으로 비석유 부문의 성장을 이끄는 정책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병행하여 정유 사업과 석유 화학 사업을 연계하는 플랜트 건설 공사가 계속 발주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러한 산업 변화와 안정적인 재정 환경이 마련되면, 다시 사회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공사들이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Q. EPC 방식의 수주를 놓고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발주처의 사업관리가 과거에 비해 까다로워져 EPC 업체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 업체들의 EPC 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를 포함하여 향후 EPC 사업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그리고 대책이 있다면요?


최근 EPC 입찰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원인은, 유가하락으로 인한 다수의 사업이 취소 또는 장기 중단이 되면서, 입찰 대상 사업의 수가 확연하게 줄은 것이 주요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EPC 사업의 경쟁력만 본다면, 우리 업체들의 수준도 유럽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평가하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결국 누가 이익을 희생하여 낮은 금액을 투찰하느냐가 수주의 관건이 되어버렸습니다. 대부분의 아국 업체들이 과거 무리한 수주로 인한 손실에 대한 경험으로 인하여, 가급적 무리한 수주를 지양하고 있으나, 일부 유럽업체를 포함한 아국 업체들이 수주 물량 확보를 위하여, 결국 불리한 계약 조건(No Claim 조건 수용 등), 무리한 공기, 재입찰 또는 추가 금액 네고 등으로 인한 수익률의 훼손을 감수하고 다시 저가 투찰을 하는 사례가 일부 발생하고 있습니다. EPC 사업은 수주 산업이기 때문에, 수주를 지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수익성을 담보하지 않는 수주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몇 년 전 아국업체들이 겪었던 실패를 반복하는 길로 들어서게 만들 것입니다. 유가 및 경제 지표가 내년부터는 일부 회복세를 예상하고 있고, 중동 발주처도 유가하락의 슬럼프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향후 발주될 사업에서 양질의 경쟁을 하기 위한 내실을 지금부터 다져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발주처의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발주처의 사업관리가 더욱 까다로워 지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앞으로의 EPC 산업은 철저한 계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Risk 에 대한 철저한 관리만이 수익률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발주처가 악성이 되었다고 탓할 것만이 아니라, 철저한 준비와 역량 증진을 통하여 발주처와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준비를 해야 되는 시점입니다.  또한, EPC 사업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고, EPC 전/후 단계의 사업들, 예를 들면 F/S, FEED, PMC 및 O&M, 투자형 개발 사업 등으로의 사업 다변화를 통해 Sustainable 한 Business Model 창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GS건설이 UAE에서 8.7억불 규모의 루와이스 정유공장 웨스트유닛 화재복구 프로젝트를 수주했는데 수주의 선봉장으로서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당사가 수행한 루와이스 정유공장 확장공사의 유동상 촉매 분해공정 (RFCC) 유닛은 13만 배럴의 세계 최대 규모로서 수행 및 운전에 있어서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당사의 기술력을 집약하여 성공적으로 발주처에게 인도하였던 사업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올해 초 발주처 운영의 미숙으로 인하여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동 화재복구 사업은 두 가지 관점에서 큰 도전이라 말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최대한 단기간에 복구를 완료하여 발주처의 추가적인 손실을 막아야 하는 공기 문제와, 두 번째는 화재 폭발로 인한 손상을 입은 부분을 경제성을 고려한 복구 계획을 수립하여 최대 규모의 RFCC 공정이 다시 잘 운전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발주처인 TAKREER (‘17년 10월 15일자로 ADNOC REFINING 으로 사명 변경) 는 당사를 단순한  계약자가 아닌, 사업의 성공을 위한 파트너로서 당사의 협력을 요청해왔고, 이는 당사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Q. 글로벌 건설기업 GS건설의 강점, 향후 해외시장 전략 및 각오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당사는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다양한 공종의 실적을 특정국가에 편중되지 않고 전세계에 고르게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발주처와 다양한 사업 조건에서의 엔지니어링 경험과 사업 관리 경험을 통하여, 글로벌 EPC 업체로 성장해왔습니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풍부한 경험과 전문적 지식을 가진 글로벌 엔지니어를 육성해왔고, 인도에 운영 중인 설계법인의 엔지니어 인력을 포함하면 글로벌 EPC 업체 중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 리소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UAE 에서는 성공적으로 30억불이 넘는 규모의 사업을 단독으로 수행하여 대형 사업에 대한 사업 관리  능력도 글로벌 EPC 시장에서 다시금 확인 받는 계기가 되었고, 해외 유수 발주처 및 선진 업체들이 신뢰하고 협력할 수 있는 업체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당사는 향후 당사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극대화하고, 초기 사업성 분석, 기본 설계 및 FEED 역무를 아우르는 엔지니어링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고, 당사의 시운전 및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EPC 수행 이후 발주처의 위탁을 받아 플랜트의 운영 및 관리 (O&M)를 대신하는 사업 모델에도 참여하여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요즘 건설사 직원들 중에 해외 현장이나 지사 생활에 로망을 갖고 있는 직원도 있는 반면에 이를 꺼리는 젊은 직원도 예전에 비해 많다고 들었는데 혹시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영업 활동을 하다 보면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여러 국가의 사람들과 교류를 하게 되는데, 제가 그들로부터 가장 부러웠던 것은, 그들은 자신들이 태어난 국가에서 반드시 정착하고, 일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세계는 무한한 “할 것”이 있는 대상이고, 언제든지 새로운 “할 것”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자유로움을 의미합니다. 저도 한국의 젊은 직원들에게 한국이라는 한정된 울타리에 머물기 보다는 글로벌이라는 전 세계를 무대로 뛰기를 주문하고 싶고, 이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글로벌 인재로서 키워지고 더 많은 기회를 잡으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물론 해외 근무를 위해서는 때로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젊은 시절에 큰 무대에서 다양한 국가에서 온 동료들과 같이 일을 해본다는 것은 개인으로서도 큰 발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정지훈 기자  jhjung@icak.or.kr 데일리해외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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