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AR, 첫 이온온도 1억도 달성..."인공태양에 한걸음 더'…"
KSTAR, 첫 이온온도 1억도 달성..."인공태양에 한걸음 더'…"
20년만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국내 연구진이 핵융합에너지를 만드는 태양을 지구에서 구현하는 ‘인공태양’의 상용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국가핵융합연구소가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연구를 위해 개발한 한국형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가 플라즈마 중심 이온온도를 1.5초 동안 1억℃ 이상 올리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2009년 7월 첫 가동한 지 10년만의 성과다.
스스로 빛과 열을 내는 ‘항성’인 태양은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수소 원자끼리 융합할 때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면서 잃게 되는 질량만큼 중성자가 튀어나오는 게 핵융합 반응이다. 이 때 튀어나오는 중성자는 엄청난 열에너지를 갖고 있는데 이 에너지를 이용하는 게 핵융합 에너지다. 핵융합 반응을 지구에서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 에너지로 물을 끓여 만든 수증기로 터빈을 돌리면 무한한 전기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핵융합 연구를 ‘인공태양’ 연구로 부르는 이유다.
유석재 핵융합硏 소장 ”플라즈마 1억도 달성은 두 번째 마일스톤 넘은 것“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지난해까지만 해도 핵융합 연구는 ‘꿈의 인공태양’이라고 불렸습니다. 이제 꿈에서 깨어난 상태로 봐야 합니다. 그만큼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 달성은 핵융합 연구에서 큰 이정표를 세운 것입니다.”
유 소장은 핵융합에너지가 상용화하기 위한 4단계 마일스톤을 소개했다. 첫째는 물리학적으로 핵융합이 에너지로서 가능한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이는 1952년 수소폭탄 실험으로 수학, 물리학 공식으로만 존재하는 이론이 현실 에너지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두 번째 단계가 바로 핵융합 반응을 지속하기 위한 1억℃ 이온온도 조건을 장치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국가핵융합연구소가 개발, 운영중인 KSTAR가 이를 해내면서 핵융합에너지 상용화에 더 다가선 것이다. 유 소장은 “2035년 국제핵융합실증로인 프랑스 ITER를 통해 핵융합 실험이 검증된다면 더 이상 인류에게 핵융합에너지는 꿈의 에너지가 아닌 현실의 에너지가 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전기에너지 네트워크에 핵융합에너지가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소장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서의 핵융합이 갖는 위상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과거에는 화석연료 자원을 소유한 국가가 강국이었다면 앞으로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핵융합에너지 기술을 가진 나라가 에너지강국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유 소장은 “핵융합에 쓰이는 중수소를 바닷물에서 얻을 수 있는데 3면이 바다인 한국은 조건이 좋다”며 “태양광이나 풍력, 핵융합을 에너지화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에너지 강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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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인 ‘플라즈마(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기체)’ 상태를 스스로 만든다. 중심부 온도 약 1500만℃ 조건에서 플라즈마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태양 자체의 큰 질량과 상상을 초월하는 중력이 플라즈마를 촘촘한 밀도로 가두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양 질량의 0.0003%에 불과한 지구에서는 불가능하다. 플라즈마의 밀도와 온도를 곱한 값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야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데 태양만큼 큰 중력을 얻기 힘든 지구에서는 태양과 유사한 촘촘한 플라즈마 밀도를 만들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지구에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려면 이론상 태양 중심 온도인 1500만℃보다 7배 가량 높은 1억℃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어 태양보다 부족한 밀도를 상쇄해야 한다. KSTAR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고 유지하는 실험을 하기 위해 초전도자석으로 만든 자기장으로 플라즈마를 가두는 ‘토카막’형 초전도핵융합장치다.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는 중수소-삼중수소 간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최적의 온도다. 윤시우 국가핵융합연구소 KSTAR연구센터장은 “비록 1.5초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토카막형 초전도핵융합장치로서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 운전에 성공한 건 KSTAR가 처음”이라며 “2019년에는 10초 이상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 운전을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KSTAR 내부장치 모습.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지난해 11월 중국과학원 연구진이 핵융합실험로 ‘이스트(EAST)’를 이용해 1억℃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측은 당시 공식적으로 7000만℃의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에 성공한 한국의 KSTAR보다 앞섰다고 밝혔다.
핵융합연 연구진은 2019년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를 10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하면 핵융합에너지 실증을 위한 장시간 운전조건인 300초 이상 고성능 플라즈마를 운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센터장은 “플라즈마가 가열되다가 식는 순간이 있는데 이를 제어해 5~6초 동안 지속할 수 있다면 10초도 가능할 것”이라며 “10초를 유지하면 이온온도 1억℃의 플라즈마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조건으로 10초 지속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올해 추가로 도입하는 중성입자빔가열장치-2(NBI-2)를 활용할 계획이다. 윤 센터장은 이번 성과는 제한적인 가열장치 입사조건 하에서 진행돼 1억℃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를 짧은 시간 동안 유지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세계 처음으로 10초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핵융합에 필요한 온도.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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