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1.0명 밑돈다..."'국민 눈높이' 맞추다 국민연금 망할 판"


출산율 1.0명 밑돈다..."'국민 눈높이' 맞추다 국민연금 망할 판"


합계출산율 올해 1.0명 아래로

김연명 수석 묘수 찾을까…관심 집중


   예상보다 빨리 다가온 ‘출산 절벽’의 영향으로 올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이 집계 사상 처음으로 1.0명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국민연금제도 개혁안에도 이런 극심한 저출산 현상이 제대로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합계출산율 올해 1.0명 아래로

21일 통계청과 학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5명까지 낮아진 국내 합계출산율이 올해에는 1.0명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최근 "2018년 합계출산율이 1.0명 밑으로 내려가면서 총인구 감소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통계청은 합계출산율이 2025~2030년 1.07명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앞선 2017년에 합계출산율이 1.05명까지 내려가 버렸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미래기획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 경제학부 이철희 교수는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0.98명 정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합계출산율이 2.1명 수준일 때 현재의 인구 수준이 유지된다고 본다. 한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1.05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8명(2015년 기준)에도 한참 못 미친다. 이 교수는 지난 9월 발표한 ‘신생아 수 변화요인 분석과 장래전망’ 자료에서 "신생아 수가 2017년 35만7000명에서 2020년 28만4000명, 2026년 19만7000명으로 급감할 것"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저출산의 심각성이 명확하게 투영된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4차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는 1년간의 연구 과정을 거쳐 지난 8월 "국민연금 기금이 오는 2057년 소진된다"고 발표했다. 5년 전 3차 재정추계에서 나온 예상 소진 시기(2060년)보다 3년 앞당겨진 것이다. 


그런데 4차 재정추계위는 합계출산율을 2020년 1.24명, 2030년 1.32명, 2040~2088년 1.38명으로 잡고 계산한 결과를 이번에 발표한 것이다. 물론 지난해 합계출산율인 1.05명을 반영해 저출산 상황에 대비한 계산 결과도 넣긴 했으나, 이는 비중 있게 다루지 않고 참고사항 수준으로만 명시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완성한 국민연금 개편안 초안을 이달 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문 대통령은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다"며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연금 전문가인 서울의 한 대학 교수(사회복지학)는 "정부는 한국의 출산율 둔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인지하고 좀 더 진지한 자세로 연금 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명 수석 묘수 찾을까…관심 집중

현재 국민연금 개혁안을 둘러싼 정부와 학계·시장 등의 관심은 최근 임명된 김연명 신임 사회수석을 향해 있다. 문 대통령의 연금 복지 공약을 만든 인물이기도 한 김 수석은 교수 시절부터 줄곧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여 노후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현상을 누구보다 잘 알고 깊이 연구해온 김 수석이 대통령 공약(소득대체율 50%)을 지키면서도 가입자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묘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지난 13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는) 학자로서 갖고 있던 개인적인 소신이고, 정책 결정 위치에서는 탄력적으로 여러 상황을 종합해야 한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또 그는 "(나는)국민연금 정책이나 구체적인 계획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지 않고 조언자 역할만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김 수석의 말 한마디가 개혁안 수립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그(김 수석)는 대통령 공약을 수립한 사람일 뿐 아니라 과거 국민연금 기금운용실무평가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준범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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