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가 절박해진 '김동연'


입지가 절박해진 '김동연'


'작심 발언' 쏟아내는 김동연의 속마음


두 경제 참모 중 비주류 김동연만 내쳐질 듯

장하성은 살 가능성 높아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예사롭지 않은 행보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암울한 경제지표가 계속 이어지면서 ‘경제 컨트롤타워’인 김동연 부총리의 거취도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기자와 만난 한 여권 관계자는 “요즘 김 부총리의 발언 수위는 다른 장관들과 비교 불가다. 이런 장관은 처음 보는 것 같다”며 우려 섞인 말을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난 10월 30일 정부서울청사 국무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 같은 우려는 김동연 부총리의 ‘수위를 넘나드는’ 언행에 기인한다. 최근 국감에서 나온 그의 발언들이 단적인 사례다. 김 부총리는 지난 10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으로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90%였다는 발언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부정적 효과보다 크지만 긍정적 효과가 90%라는 발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고용된 근로자의 임금은 다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김 부총리의 답변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사실상 전면 부정한 것으로 읽혔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날 김 부총리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올해 말쯤 경기가 좋아진다고 했는데 동의하느냐’는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도 “단기에 고용 문제나 경기 문제가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또다시 이견을 드러냈다.




김동연 부총리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뒷말이 무성했다. 현직 장관이 대통령의 발언을 전면 부정하는 듯 비쳐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오죽하면 이러다 (김 부총리가) ‘비례 1번’ 받고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겠느냐”면서 “대놓고 대통령의 말도 부정하는 모습이 ‘자기 소신’인지 ‘자기 정치’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자기 소신’이냐 ‘자기 정치’냐

이 와중에 김동연 부총리의 ‘작심 발언’은 연일 쏟아지고 있다. 김 부총리는 지난 10월 3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상생과 통일포럼’ 기조 연설에서 정치권을 겨냥한 발언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김 부총리는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를 언급하면서 “소득주도성장이 지나치게 프레임 논쟁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국정감사에서) 정책을 가지고 논의를 했으면 하는데 ‘기승전 최저임금’”이라면서 “(최저임금과 관련) 여러 차례 속도조절 이야기를 했는데 모든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몰고 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의 거침없는 언행은 사실상 그가 그만큼 절박한 위치에 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6월 취임해 경제부총리 자리에 오른 지 500일이 넘어섰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김 부총리의 재임 기간 내내, 다른 경제 관련 부처와의 관계개선 문제가 한계로 지적되기도 했다. 각종 규제완화 측면에서 기획재정부와 산업부, 국토부, 환경부 등과의 충돌은 어느 정도 예상된 측면이 있었다. 맏형격인 기재부가 적극적으로 조정에 나서지 않으면 부처 간 갈등으로 번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은경 환경부 장관 등은 모두 국회와 청와대를 거친 정치인이다. 경제사령탑인 김 부총리가 이들과의 입장 조절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했지만 그가 받은 성적은 시원찮았다. 오히려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는 수차례 갈등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국 경제지표가 보여주는 김 부총리에 대한 평가는 더욱 냉혹하다.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해외 투자은행(IB)이나 연구기관은 전망치를 더욱 떨어뜨렸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 노무라, 소시에테제네랄 등이 올해 성장률 2.7% 전망에 합류한 가운데 ING그룹과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까지 내렸다.




최근 최악의 고용참사 속에서 국내 증시 폭락 사태까지 겹쳐지면서 정부 경제팀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노골적으로 경제수장의 교체를 주문하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0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대표되는 소득주도성장은 기업의 의욕을 꺾고 일자리를 줄이고 있는 것”이라며 “최저임금 동결,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와 소득주도성장위원회, 청와대 일자리 수석직 폐지와 장하성 청와대실장,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하루빨리 경질하고 실용주의 시장주의자에게 경제정책을 맡길 것”을 촉구했다.


         메모도 안한 채 정면만 응시하고 있는 김동연.

          < 경제 투톱 동병상련? > 경제 ‘투톱’ 교체설이 거론되는 가운데 4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에 

          참석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안경 너머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모습이 비친다. 이날 

          회의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이해찬 민주당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등이 참석해 내년도 예산안과 일자리 

          정책을 논의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청와대, 후임 인사 검증 착수 

김 부총리의 거취를 둘러싸고는 지난 8월 ‘사의설’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결국 유임됐다. 하지만 이후 끊임없이 ‘교체설’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김동연 부총리가 더 이상 사퇴를 미루며 시간을 끌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청와대는 김 부총리의 후임 물색 차원으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에 대한 인사검증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제부총리 교체 시기는 현실적으로 김 부총리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대국회 설명을 마무리한 뒤일 것으로 점쳐진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 10월 한 달 내내 ‘김동연-장하성 동반교체설’이 언론보도를 통해 수차례 터져나왔다. (김 부총리에게) 압박이 엄청났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기만 확정되지 않았을 뿐 경제수장 교체가 불가피한 지점에 와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며 “(김 부총리의) 최근 행보는 경제정책에 쏟은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주고자 하는 마지막 의지로 읽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조현주 주간조선 기자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02/2018110202118.html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