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댐 붕괴 원인 "SK건설 과도한 설계변경·공기단축"


라오스댐 붕괴 원인 "SK건설 과도한 설계변경·공기단축"


김경협 의원


   지난 7월 붕괴된 라오스댐의 사고 원인이 시공사인 SK건설의 과도한 설계변경과 무리한 공사기간(공기) 단축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15일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SK건설의 '2012년 집중경영회의' 문건 등에 따르면 SK건설은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시행사인 PNPC와 2012년8월 주요조건 합의서(HOA)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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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서에는 △공사비 6억8000만달러 △SK건설에 관리비 및 이윤(O&P, Overhead & Profit)으로 8300만달러(공사비의 12.2%) 보장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비 절감액 2800만달러는 SK건설이 확보 △조기 완공시 별도 인센티브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같은해 11월 SK건설은 집중경영회의를 열고 설계변경권을 활용해 O&P를 공사비의 15%인 1억200만달러까지 확보하기로 했다. 세부 계획으로 △댐 형식·축조재료 변경 △사면 경사 조정 △1900만달러 공사비 추가 절감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2013년11월 최종계약에서 SK건설과 PNPC는 '2017년8월1일 이전 조기담수가 이뤄질 경우 인센티브로 2000만달러를 지급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댐 착공은 당초 예정보다 7개월 늦은 2013년11월이었지만 담수는 당초 계획대로 2017년4월 시작됐다. 또 담수기간도 원래는 6개월이었으나 SK건설은 조기담수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4개월만인 2017년7월25일 담수를 완료했다. 


공사비 절감을 위한 설계변경도 있었다. 프랑스 AFColenco사가 실시한 라오스댐 기본설계에는 보조댐 5개의 높이가 10.0~25.0m로 돼 있지만 실제 시공단계에서는 보조댐 높이가 3.5~18.6m로 평균 6.5m 가량 낮아졌다. 라오스 집중호우로 인한 보조댐 유실이 과도한 설계변경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SK건설이 시공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의 기본설계(위)와 SK건설의 실제 시공계획

                   (아래). /자료제공=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 의원은 "라오스댐 사고는 설계 변경까지 감수하면서 이윤과 조기담수 보너스를 챙기려는 SK건설의 과도한 욕심이 낳은 참사"라며 "국정감사에서 진상조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SK건설은 "기본설계는 밑그림 단계로 실제 시공과정에서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단순히 공사비 절감때문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세피안-세남노이 댐 프로젝트는 볼라벤 고원을 통과하는 메콩강 지류를 막아 본댐 2개(세피안·세남노이댐)와 보조댐 5개, 발전소(410MW급)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SK건설은 한국서부발전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2년 사업을 수주했고 시행사 PNPC에도 투자해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월23일 라오스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보조댐 5개 중 1곳이 일부 유실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담수가 대거 범람해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6000여명이 넘는 이재민이 피해를 입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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