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황사 등 아시아 국가간 관련대책 마련 시급


미세먼지, 황사 등 아시아 국가간 관련대책 마련 시급

한국환경전문 민간 연구소 ‘시민환경연구소’ 백명수 부소장 인터뷰


황사,중국 몽골의 사막지대에서 유입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부소장과 함께 몽골의 대기오염 실태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알렉스 하이켄스) 최근의 조사 연구에 따르면, 2014년 겨울부터 2015년 겨울까지 몽골 여성의 사산율이 5배나 늘었는데요, 이는 몽골의 대기오염과 거의 완벽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수치입니다.


교통·여성·청년·환경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미세먼지 줄이기 나부터 시민행동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미세먼지 나부터 시민행동선언 및 국회와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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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839395.html#csidx6b9c5cfee13302d980fdb3f2ab29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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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들으신 것은 유니세프, 즉 유엔아동기금의 알렉스 하이켄스 몽골 대표가 얼마 전 터키의 TRT방송에 나와 밝힌 말입니다. 유니세프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5세 미만 몽골 어린이의 사망원인을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폐렴을 앓다 숨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습니다. 백명수 부소장은 몽골의 대기 오염은 겨울철에 특히 심해져 마스크 없이는 바깥 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우려합니다.


(백명수) 몽골에서 대기오염 악화로 호흡기 질환 질병이 과거 10년 동안 3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5세 미만 어린이들의 사망원인 중에 두 번째로 높은 질병이 폐렴으로 조사됐습니다. 도시에 사는 어린이들은 지방에 사는 어린이들보다 폐 기능이 40%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이렇게 몽골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상황에서 수도 울란바토르의 경우, 대기 질이 앞으로 10년 내에 큰 폭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어린이 호흡기 관련 질환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대기오염으로 인해 몽골 사회가 감당해야 할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어린이 호흡기 관련 치료비를 포함해 사회적 비용이 33% 증가하고 2025년 이후 공공의료비용의 연간 48억 몽골 투그릭의 돈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는 1인당 국내총생산 규모가 한국의 7분의 1에 해당하는 몽골로서는 막대한 비용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몽골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과 북한은 마냥 먼 나라 불구경하듯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노릇입니다. 당장 한국의 행정안전부가 올해 4월에 주의해야 할 재난안전사고로 황사를 꼽을 정도인데요, 황사는 중국, 몽골의 사막지대에서 유입되는 흙먼지입니다. 특히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의 경우 통상 1~10㎛ 수준의 토양 성분으로 농작물을 포함한 생육방해, 반도체 공장을 비롯한 조업방해 등의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백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그 동안 한국 정부와 언론은 미세먼지 원인 중 상당부분이 중국발 미세먼지라고 발표해왔습니다. 황사와 다르지만, 몽골 발생 미세먼지 유입도 언급돼 왔고 현재 논란 중입니다. 대기오염 물질이 확산을 통해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나 몽골발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고돼 왔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정량적인 평가는 국가간의 정보가 필수적인 부분인데, 대기오염물질과 현황에 대한 국가간 정보를 현재 정확하게 공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명확한 평가를 내리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그런데 인접국가 실태는 미세먼지 부분이 부각되다 보니 자칫 국내 자체 발생기원과 발생량에 대한 정확한 자료가 미흡합니다.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도 아직 부족합니다. 북한도 내부 발생원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우선되어야 할 필요가 큽니다. 이처럼 자국 내 미세먼지 발생에 대한 정확한 자료나 평가가 먼저 마련돼야 국가간 대처나 공유가 가능합니다.


중국 몽골 지역에서 한반도로 유입되고 있는 황사 현황/Korea Tech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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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나 몽골보다는 오히려 북한에 상당히 많은 대기오염 물질 배출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일 한국의 중앙일보에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북한발 미세먼지 발생의 실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며 “공개되지 않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으로 유입되는 미세먼지의 상당 부분은 북한에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백 부소장의 말, 들어보시죠.


(백명수) 북한의 대기환경 현황에 대해서 발표된 북한 공식자료는 없습니다. 하지만, 유엔 자료나 한국의 연구자료를 종합해 보면, 북한의 대기오염이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의 주요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있는 석탄 연소로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 지역과 산업지구를 중심으로 대기오염 농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북한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취사용 연료가 대부분 저질의 석탄이나 나무 등으로 대기오염 물질이 많이 배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컨대, 지난해 열렸던 한국-독일 대기 질 개선을 위한 전문가 회의에서 세계보건기구의 2017년 세계 건강 통계보고서를 인용, 분석한 자료를 통해서도 북한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황임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약 5년전인 2012년 현재, 북한의 가정과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인구 10만명당 약 238명이라고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미세먼지 수준도 심각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있지 않아 입증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몽골이 최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제3차 양국 공동위원회를 개최해, 대기오염 문제 공동대응에 합의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백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상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서 조현 외교부 제2차관과 체렝바트 몽골 자연환경부 장관이 양국의 대기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공동대응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몽골은 올해 1월에 체결된 ‘대외경제협력기금’ 협정을 통해 합의된 5억 달러를 울란바토르 대기오염에 사용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이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한국에 신속한 절차 진행을 요청해왔는데요, 한국은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국내에서 몽골발 미세먼지 유입 논란도 있는 만큼 몽골의 대기오염 개선문제에 대한 지원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이행방안이나 협력사업은 언급돼지 않았지만, 앞으로 양자간 실무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세부사항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외경제협력기금’은 1987년에 한국이 흑자로 돌아서면서부터 선진국과 같은 의무를 진다는 취지아래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해 만든 기금인데요, 한국보다 어려운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차관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미세먼지 사태의 심각성은 이제 동북아시아 지역의 현실로 다가왔는데요, 백 부소장은 하루속히 국가간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백명수) 대기오염 관련해서 국내 발생요인도 있지만, 월경성 대기오염 물질의 영향도 있기 때문에 국가간 대기 환경협력 노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동북아 대기환경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여러 단위와 사업이 있습니다. ‘동북아환경협력계획,’ ‘한중일 환경장관회의,’ ‘동아시아 산성비 모니터링네트워크’와 같은 국가간 사업이 있습니다. 특히 ‘동북아환경협력계획’은 동북아지역 월경성 대기오염에 대처하고자 한국, 북한, 일본, 중국, 러시아, 몽골 등 6개국 간에 설립된 환경협력체입니다. 우선사업 선정 부분이 에너지와 대기오염 분야입니다. 아황산가스 저감을 위한 훈련이나 석탄청정연소 기술시범사업, 환경모니터링, 자료 수집과 분석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 물질 공동사업도 동북아환경협력계획에서 진행되는 사업입니다. 올해 그 결과를 요약하고 공개하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동북아를 둘러싼 월경성 대기오염 물질의 객관적인 사실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시행된 사업인데요, 결과가 발표되면 구체적 대책이 수립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환경협력에 임하는 국가간의 상호이해가 서로 다른 상황에서 구체적인 조직이나 장기적 비전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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