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강화] 중견사 '어쩌나'...먹거리 급감에 '수주 혈전' 예고
[안전진단 강화] 중견사 '어쩌나'...먹거리 급감에 '수주 혈전' 예고
큰 단지만 노리던 대형사,
수주지역 범위 확대 가능성
정부의 안전진단 강화 조치로 서울 양천구와 노원구 등의 재건축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주 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일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줄어든 파이를 놓고 건설사들간 수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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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견 건설사들의 표정이 더 어둡다. 대형 건설사들이 중소형 재건축 단지까지 수주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브랜드와 이미지 면에서 한발 앞서 있는 대형사와 정면승부를 펼쳐서는 승리할 가능성이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부분 건설사들이 이미 2∼3년간 공사 물량을 확보해 놓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안전진단 강화로 당장 실적 악화를 걱정해야 하거나 수주 혈전이 벌어지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재건축 사업 지연 불가피…대형사 수주전 적극 참여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가 내놓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정상화 방안은 구조안전성 비중을 기존 20%에서 50%까지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정부의 방안 발표로 목동과 상계동 등 안전진단 전 단지의 재건축 사업은 차일피일 미뤄지게 됐다. 정부의 재건축 추진 기준이 까다로워 진행 시기도 불투명하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목동의 경우 학군 수요가 풍부해 건설사들 모두가 수주에 관심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며 "목동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건설사들이 빠르게 수주를 위한 홍보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귀띔했다.
여기에다 올해 부활한 초과이익환수제도 재건축 시장을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가구당 최대 수억원에 달하는 부담금이 생겨 조합원이 재건축에 적극 동의할 수 없는 분위기다. 대치동·개포동 등 강남 주요지역에서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도 시공사 선정까지 장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절대적인 발주량은 줄어을 수밖에 없고 건설사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 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장기계획으로 보면 주택사업 잔고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강남권 시공사 선정엔 대형사 대부분이 참여해 수주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사업 일감 확보 집중…중견사 먹거리 고민 커져
업계 안팎에선 대형사보다 중견사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었다. 중견사는 브랜드 선호도에 밀려 사업지 확보가 쉽지 않다. 대형사가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어려움은 커진다. 기존 관심 밖이었던 지역까지 대형사가 독식한다면 중견사 수주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 대형건설사 도시정비팀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조합 집행부와 지역 대표 공인중개사와의 만나는 등 사전작업이 빨라질 수 있다"며 "조합원에게 관행으로 제공할 현물이 사라져 철저하게 상품성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선 대형사가 한동안 뜸했던 택지지구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지금까지 대형사들은 택지지구 참여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추첨으로 진행되는 택지 분양 방식에선 '떼 입찰'로 나서는 중견사를 따돌리고 당첨되기란 쉽지 않아서다.
한 중견사 도시정비팀 관계자는 "중견사는 대형사들의 관심이 뜸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수주를 진행했다"며 "대형사 수주 범위가 서울 등 주요지역에서 확대된다면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passionk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