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안전진단, 재건축 사업 사실상 '제동'


깐깐해진 안전진단, 재건축 사업 사실상 '제동'


구조안정 비중 50% 확대+'조건부 재건축' 재검증

"3월말 시행"

국토부 "30년 재건축 연한, 다양한 제도개선 방안 검토 중"


    정부가 재건축 허가의 첫 단계인 안전진단 기준과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안전에 문제가 없는 아파트까지 무분별하게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속내는 집값 급등의 주범인 재건축에 제동을 걸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데 방점이 찍힌다. 이에 따라 서울에선 30년 연한이 도래한 10만3822가구가 새로운 안전진단 기준의 적용을 받는다.


김흥진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이 20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기자실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선 방안

을 설명하고 있다. 국토부는 안전진단 실시여부 결정 첫 단계인 현지조사 부터 전문성 있는 공공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평가항목 중 구조안전성 가중치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은 경우 안전진단 결과보고서에 대한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의무화 한다고 설명했다. 

2018.2.2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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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21일부터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도시정비법 시행령과 안전진단 기준 개정안에 대한 입법·행정예고를 실시한다고 20일 밝혔다.




재건축 안전진단이란 재건축 사업 추진을 위한 첫번째 절차로 공동주택의 구조안전성과 주거환경을 살펴 재건축 사업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다.


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국장은 "안전진단은 무분별한 재건축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낭비를 방지를 막기 위해 마련됐지만 관련 규정이 지나치게 완화돼 안전진단의 본래 취지가 희석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2003년 마련된 안전진단 중 핵심평가 항목인 구조안정성 비중은 2006년 50%에서 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이 시행된 2015년 20%로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주거환경 항목의 비중은 10%에서 40%로 확대돼 재건축 추진이 손쉬워졌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구조안정평가 비중 높이고 '조건부 재건축' 재검증 

이에 따라 개정안엔 불필요한 재건축 사업을 걸러내는 기능을 강화했다. 먼저 앞으로 아파트단지의 안전진단 결정을 위해 시장, 군수 등 지자체장이 실시하는 현지조사 단계부터 공공기관(시설안전공단·건설기술연구원)이 참여를 의무화했다.


현지조사의 전문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이 경우 불필요한 안전진단을 걸러내 이에 따른 주민들의 비용부담을 줄이게 된다.


안전진단 종합판정을 위한 평가항목 비중도 주거환경에서 건물의 구조안전성 중심으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구조안정성 평가비중은 20%에서 50%(주거환경 15%, 시설노후도 25%, 비용분석 10%)로 상향조정된다. 반면 주거환경 항목의 비중은 40%에서 15%로 낮아진다.


이 경우 재건축을 허용하는 안전진단의 평가중점이 주거 편리성에서 건물의 구조안정 여부로 변경돼 불필요한 재건축사업 추진이 줄어든다.




대신 층간소음이나 주차장 부족 등의 문제가 심각해 주거환경 평가가 E등급을 받은 경우엔 바로 재건축을 할 수 있다.


민간기관에서 안전진단을 통해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내린 경우 공공기관의 의한 추가 적정성 검토 절차가 추가로 실시된다.


조건부 재건축이란 안전진단의 3가지 판정유형 중 하나다. 조건부 재건축의 경우 구조 안전성에 큰 결함이 없으면 시장이나 군수가 재건축 시기를 조정해 사업 추진을 허가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서 안전진단 후 재건축과 유지보수, 조건부 재건축 등의 판정을 내렸지만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은 경우엔 사실상 90% 넘게 재건축사업으로 진행돼 변별력을 상실했다"고 언급했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은 단지의 경우 시설안전공단이나 건설기술연구원의 적정성 검토를 통해 재건축 필요성을 재차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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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공공기관이 안전진단을 실시해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은 경우엔 적정성 검토를 생략하고 재건축 사업을 가능하도록 했다.


최근 포항 지진 발생 등을 감안해 이미 안전상의 문제가 확인된 건축물의 경우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추진이 가능하도록 예외 규정도 마련한다.


김흥진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이 20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기자실에서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개선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국토부는 안전진단 실시여부 결정 첫 단계인 현지조사 부터 전문성 있는 공공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평가항목 중 구조안전성 가중치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은 경우 안전진단 결과보고서에 대한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의무화 한다고 설명했다. 2018.2.2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FM안전진단엔감정인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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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30년 재건축 연한, 제도개선 방안 검토 중"

예를 들어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시특법)에 따른 안전진단 결과 D등급 이하로 분류된 건물의 경우 도시정비법상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사업의 추진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지진 등 재난에 취약한 건축물을 재건축하는 경우 중복절차를 거치지 않고 신속하게 재건축이 추진할 수 있게 된다.


개정된 안전진단 기준은 개정안 시행일 이후 최조 안전진단 기관에 안전딘단을 의뢰하는 단지부터 적용된다.


이 경우 현지조사를 통해 안전진단 실시가 결정된 경우라도 새로운 기준 시행일에 실제로 안전진단 기관에 안전진단 의뢰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개정 기준이 적용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정법 시행령과 안전진단 기준 개정안은 빠르면 3월 말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김흥진 국장은 "안전진단과는 별개로 여러가지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향후 재건축 연한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일각에선 안전진단 결과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장이 재건축 시행을 결정할 경우 이를 막을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지자체장의 경우 지역민의 재건축 사업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장이나 군수가 안전진단 결과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사업을 강행하는 사례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만약 불필요한 사업추진이 진행되면 추후 지자체 감사 등을 통해 적정성 여부를 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를 통해 재건축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해소되면서 초기 사업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진정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부동산수석위원도 "재건축조합원지위양도 금지,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분양가상한제 도입 가능성 등에 이어 재건축에 대한 4중 족쇄가 채워졌다"며 "안전진단 강화로 인해 연한만 채우면 재거축이 될 것이라는 과도한 기대감이 해소되고 거품이 제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수도권 등 재건축 사업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경우 긴장감이 높아진 모양새다. 특히 부동산 업계에선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웠지만 아직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목동 재건축 단지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h9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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