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세계 최초 고속철 개발 '철도 강국' 일본을 알아보자
일본은 길고 산이 많은 지형과 인구가 많은 특성 덕에,
도시들을 잇는 고속철이 발달해왔다.
세계적인 철도 강국, 일본은 어떤 변화를 겪어왔는지 살펴 본다.
2015년 4월 21일, '리니어 주오신칸센'은 일본 야마나시(山梨)현의 시험 코스 주행 테스트에서 시속 603㎞를 기록했다. 상용화될 경우 전세계 열차중 가장 빠른 열차가 된다. 기존 신칸센의 최고 속도는 320㎞다. 리니어 신칸센은 자력(磁力)으로 열차가 철로에서 10㎝쯤 떠서 달리는 '자기부상고속열차'여서 지면과 닿는 바퀴가 없고,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눈이 쌓인 지역을 통과하는 홋카이도 신칸센. /JR 홋카이도 source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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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세계적인 철도 강국이다. 1872년 일본에 철도가 처음 등장한 이후 전국적으로 철도가 부설됐다. 1964년엔 전 세계 최초의 고속철도인 신칸센(新幹線)을 탄생시켰다.
일본은 국토가 길고 인구가 많으며, 산악지형도 많아 도시 간 연결에 고속철이 적합하다. 지난해엔 계획한 지 43년 만에 홋카이도 남부의 하코다테(函館)와 혼슈 북쪽의 아오모리(靑森)를 잇는 149㎞ 구간에서 신칸센이 운행을 시작했다.
대만·인도에 신칸센 수출
도쿄에서 하코다테까지 신칸센을 이용하면 4시간 2분 만에 도착한다. 이로써 규슈 남쪽의 가고시마에서 하코다테까지 2326.3㎞ 구간에서 신칸센이 운행하게 됐다. 신칸센이 등장한 지 51년 만이다.
일본 신칸센은 해외에도 수출되고 있다. 2007년 개통한 대만 고속철은 신칸센의 기술과 차량으로 운행하고 있다. 인도 아메다바드에서 뭄바이까지 508㎞ 구간에 건설되는 인도의 첫 번째 고속철에도 신칸센이 채택됐다. 2023년에 개통될 예정이다.
일본이 철도 관광 대국이 된 데에는
민영화된 JR이 이익을 위해
새로운 수익원을 개척한 것이도움이 됐다.
한국과 달리 일본엔 여러 민간 철도회사(사철)가 여객 운송을 담당하고 있다. 오사카(大阪)에서 교토(京都)로 열차를 타고 갈 경우, '한큐(阪急)전철'과 '게이한(京阪)전기철도'를 이용하거나 'JR서일본'의 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승객이 가고자 하는 곳과 가격에 따라 원하는 노선을 골라 탑승하면 된다. 이 중 JR서일본은 1987년 일본국유철도(국철)에서 갈라져 나온 회사다.
일본국철은 국토교통성 산하의 공기업이었다. 한국의 코레일과 비슷하다. 이 회사는 1987년 4월 1일 JR동일본, JR도카이, JR서일본, JR규슈, JR홋카이도, JR시코쿠 등 6개의 여객철도 회사와 화물 운송 부문의 JR화물 등으로 분할해 민영화되었다. 일본 전역에서 총연장 1만9639㎞의 철도 선로를 보유하고 영업하던 일본국철이 쪼개진 것이다.
분할 민영화의 이유는 막대한 적자이다. 1970년대 들어 도로망이 확충되고 마이카 붐이 일어 가정에 자가용이 보급됐다. 또 항공편이 증설돼 대체 교통 수단인 철도가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게다가 노조도 자주 파업했다. 적자를 줄이려 운임을 인상하자 승객이 감소하는 악순환도 발생했다. 1986년 국철은 매출액 3조6051억엔, 영업손실 1조7002억엔을 기록했다. 약 6000억엔의 정부 보조금을 받고도 막대한 적자가 났다. 현재 JR동일본, JR도카이, JR서일본, JR규슈는 흑자를 내고 있다. 1997년을 제외하고 운임을 인상하지 않았고, 서비스 수준도 향상됐다.
분할 민영화 후 7개 철도회사는 사업 다각화로 수익성을 높였다. 버스, 호텔, 부동산 개발, 역사 임대 등 관련 사업을 자회사가 맡고 있다. 구내 매점과 광고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JR동일본, JR도카이 등은 해외에 진출하기도 했다. 사철(私鐵)과 경쟁이 치열한 JR서일본은 열차 운행을 조정하기도 했다.
관광열차 개발해 새 수익원 창출
일본이 철도 관광 대국이 된 데에는 민영화된 JR이 이익을 위해 새로운 수익원을 개척한 것이 도움이 됐다. JR규슈의 경우 '유후인(由布院)의 숲' 등 11종의 관광 열차를 운행 중이다. 호화 침대칸을 갖춘 관광 열차 '나나쓰보시(일곱개의 별) in 규슈'는 노선 인근 지역의 식재료를 사용한 식사나 디저트를 제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새로운 노선 개발도 계속되고 있다. JR규슈는 내년을 목표로 나가사키(長崎)현에서 새로운 관광 열차 운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달 10일 밝혔다. 2022년 규슈 신칸센이 나가사키까지 연장되는 것을 대비해 나가사키와 철로 인근 지역 지역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JR규슈의 관광열차 이용자수는 2016년엔 구마모토 지진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10% 감소한 67만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2017년 4~9월) 이용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한 35만명을 기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호화 객실, 지역 특선요리 제공하는 '크루즈 열차'
가격 비싸지만 인기… 외국인 승객 20% 차지
JR규슈가 운행하는 호화 관광 열차 '나나쓰보시 in 규슈' 외관과 객실 내부. /유튜브·나나쓰보시 in 규슈 홈페이지
2013년 10월 '나나쓰보시 in 규슈'가 등장했다. JR규슈가 '크루즈 트레인'을 표방하며 만든 관광 철도다. 후쿠오카·사가·나가사키·구마모토·오이타·미야자키·가고시마 등 규슈의 주요 7개 현(縣)을 지나가고, 자연·식문화·온천·역사·스포츠·인정·열차 등 규슈의 7개 관광 자원을 소재로 구성했으며, 객차를 7량으로 편성했다.
이 관광 철도의 1인당 가격은 열차 안에서 숙박하는 1박2일 상품이 15만~40만엔(약 151만~403만원), 열차 안에서 2일, 온천에서 1일 숙박하는 3박4일 상품이 38만~95만엔(약 383만~958만원)이다. JR규슈는 차량 제작에 30억엔(약 302억원)을 투자했다. 객실은 고급 자재를 사용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초호화 호텔 수준으로 꾸몄다. 특급호텔 출신의 요리사를 고용해 승객들에게 최고의 식사를 제공한다. 승무원들은 식재료에 따른 승객의 알레르기 여부와 기념일 등 각종 정보를 사전에 파악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이 콘셉트다. 여행은 중학생부터(만 13세 이상) 참가할 수 있다.
3박4일 상품의 경우 항공기를 타고 유럽을 여행하는 것보다 돈이 더 많이 들지만 인기가 높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예약 경쟁률은 평균 10 대 1이다. 외국인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외국인 승객 비율은 20%이지만, 4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EconomyChosun, 손덕호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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