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VIDEO: Maria Callas 40th Anniversary


Maria Callas,1923 - 1977


올해 40주기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올해로 40주기가 되는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에 대한 추모 열기가 무척이나 뜨겁다. 그 진원지는 그녀의 고국 그리스가 아니고, 사실상의 고향인 뉴욕도 아니다. 줄리어드 음대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무엇을 준비한다거나 어떤 행사를 한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없다. 오는 10월에는 그녀의 라이브 음반 전집 컬렉션이 리마스터 되어 발매되나, 그건 추모보다는 음반 마케팅에 속할테니 논외로 하자. 


(스칼라 극장에서 열린 마리아 칼라스 40주기 추모 행사 - ‘마리아 칼라스의 라 스칼라, 기억과 증언’)


그녀에 대한 추모열기가 불타오르는 곳은 역시나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 그 중에서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Teatro alla Scala)이다. 사실 이탈리아 내에서도 그녀를 각별히 추모하고 기억하는 극장을 굳이 꼽자면 두 군데가 있는데,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와 밀라노 스칼라 정도이다.


베네치아는 칼라스에 대한 저작권(?)을 주장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 남편(조반니 메네기니)이 같은 베네토 지방 베로나의 부유한 실업가였고 – 심지어 ‘기사장(Commendatore)’이라는 근사한 작위까지 있던 남자였다 -, 부부의 집과 별장도 모두 베네토 주에 있었다. 여름휴가도 베네치아와 가르다 호수 인근 시르미오네 등지에서 보냈으니, 칼라스는 베네토의 여인으로 이탈리아 생활을 시작했다.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오페라하우스인 라 페니체에서도 몇 가지 중요한 작품을 불러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마리아 칼라스와 영화감독 겸 오페라연출가 루키노 비스콘티. 1957년 베니스)


그러나 밀라노 사람들은 마리아 칼라스의 이런 ‘베네토 이력’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어쨌거나 그녀는 ‘라 스칼라의 프리마 돈나’요 ‘롬바르디아의 여신’이며, ‘밀라노의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1951년 12월 7일 베르디의 <시칠리아섬의 저녁기도>로 기념비적인 스칼라 데뷔를 한 이래, 오페라의 성전(聖殿)인 이곳에서 칼라스는 10여 년간 최고의 프리마 돈나로 군림했다.


(벨리니 <몽유병의 여인>에 출연한 마리아 칼라스. 1955년 밀라노 스칼라)

당시 그녀의 밀라노 3대 단골집(?)이 아직도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데, 갈레리아 안에 위치한 ‘사비니’ 레스토랑, 몬테 나폴레오네 거리 초입의 ‘그랜드 호텔’, 그리고 바로 옆 ‘카페 코바’ 등이다. 지금도 이곳들은 밀라노의 사교와 예술정치의 1번지로 통한다.


밀라노의 여왕으로 떠오르며 이 도시에 정이 들었던 칼라스는 전성기를 넘겨 무대생활이 뜸해진 시기에 오히려 거처를 밀라노로 옮겨 중심가에서 벗어난 소박하고 작은 주택에서 느긋하고 조용한 삶을 즐기기도 했다. 그녀가 살았던 부오나로티 거리 40번지(Via Michelangelo Buonarroti 40)에는 지금 대리석 기념판이 설치되어 오페라 역사를 송두리째 뒤흔들었던 위대한 디바의 흔적을 뚜렷이 추모하고 있다.


(벨리니 <노르마> 중 ‘정결한 여신이여 Casta Diva’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얼마 전 스칼라 극장에서는 칼라스 당시의 무대를 기억하는 음악학자, 평론가, 저널리스트, 동료 성악가(칼라스와 수차례 공연했던 전설적인 바리톤 롤란도 파네라이가 나왔다) 등을 모셔놓고 2시간이 넘는 특별한 토크쇼를 열었다. 스칼라 극장 역사상 한 가수를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해 이렇게 사람들이 모인 건 처음일 것이다.


스칼라의 시즌 개막일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12월 7일이다. 밀라노의 수호성인인 성 암브로지오의 탄생일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1951년 칼라스의 기념비적 스칼라 데뷔 무대를 지휘한 마에스트로 안토니오 보토가 그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아예 시즌 개막일을 이날로 하자고 못 박으며 시작된 전통이다. 

올해 시즌 개막공연은 안나 네트렙코 – 유시프 에이바조프 부부의 <안드레아 셰니에>이다. 칼라스가 마리오 델 모나코와 함께 1954/55년 시즌 개막공연으로 불러 지금도 수많은 오페라 팬들에게 ‘전설’로 각인되어 있는 위대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녀가 불렀던 폭풍 같은 아리아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La mamma morta’를 들으며 칼라스가 우리에게 남긴 거대한 예술적 위업을 다시금 되새겨 본다.


(조르다노 <안드레아 셰니에>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1955년 1월 8일 밀라노 스칼라 실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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