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정부, 세계원전총회 코앞 놔두고 "연기할 수 없나" 2017 World Association of Nuclear Operators (WANO)


'원전 올림픽' 내달 경주서 여는데

(다음달 14일부터)

한수원, 정부 눈치보며 쉬쉬


산업부 "세계원전총회 연기할 수 없나" 

한수원에 묻기도


조석 한수원 사장,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회장


세계 원전 리더 700여명 모이는 

사업자 총회 앞두고도 홍보도 안해


   다음 달 14일부터 일주일 동안 경북 경주에서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 총회가 열린다. WANO 총회는 세계 원전 운영업체 CEO(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원자력 산업계 리더 700여명이 참석하는 세계 원전 업계 최대 행사로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원전 올림픽'이다. 협회 회원사는 34개국 122개 원전 운영사다.


세계원전총회가 열리는 경주 하이코 전경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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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원전사업자 협회 총회 차질 없어야”

http://www.hankookilbo.com/v_print.aspx?id=ee56c2f4ef6b45508d811de17660ff1a

Mr Lee Kwansup Announced as WANO President

http://www.wano.info/en-gb/mediaandevents/pressreleasesandannouncements/Pages/Mr-Lee-Kwansup-Announced-as-WANO-President.as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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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원전 운영을 책임지는 한국수력원자력이 2014년 파키스탄을 제치고 총회를 유치했다. 총회 유치 당시 한수원은 "한국 원전 산업의 경쟁력을 세계 원자력 업계가 인정한 결과"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한국 원전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해외 수출의 토대를 다질 계기가 될 행사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금은 찬밥 신세다. 정부와 한수원이 행사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행사가 코앞이지만 한수원은 홍보 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24일 "WANO 경주 총회에 대해 보도 자료를 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수원 측 공식 설명은 "협회 내부 행사인 데다 반(反)원전 단체의 시위 등을 우려해서"라는 것이다. 하지만 원전 업계는 한수원이 탈(脫)원전 정책을 펴는 현 정부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특히 이번 총회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기간에 열린다는 점에 대해 정부가 난감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가 한수원 측에 행사 일정을 연기할 수는 없는지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전 세계 원전업계에 우리 기술력을 자랑할 절호의 기회가 왔는데, 우리 정부는 탈원전을 추진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빚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올 2월 세계원전사업자 협회장으로 취임한 

이관섭사장. 출처 한수원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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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수원 관계자가 산업부를 방문해 WANO 총회 관련 사항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산업부 측은 총회가 공론화 기간에 열리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 기간인 14~15일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시민 참여단의 마지막 합숙 기간과 겹친다. 이 행사가 크게 알려질 경우 한국 원전의 경쟁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이렇게 되면 공론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공사 반대 측에서 한수원의 '중립성'을 둘러싸고 시비를 걸 수도 있다.


산업부 측은 이 보고 자리에서 "행사를 연기할 수 없느냐"고 물어봤다. 이에 한수원은 "국제 행사여서 일정을 바꾸기 어렵다"고 설명했고 산업부 측도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전업계 관계자는 "공기업인 한수원 입장에서는 홍보 활동을 크게 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행사 참석자 입에서 한국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우리 정부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탈원전을 추진하는 정부 입장에서 세계 원전업계가 모인 자리에서 한국이 원전 산업 리더십을 발휘하고 한국 원전의 경쟁력이 부각되는 상황이 탐탁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은 세계 원전 운영국 가운데 미국·프랑스·일본·러시아·중국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은 원전(24기)을 가동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프랑스 아레바와 미 웨스팅하우스 등 세계 원전 시장의 강자들이 재무적 어려움에빠지면서 원전 수출이 가능한 국가는 한국과 중국·러시아 정도만 남은 상황이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해외 원전업계 리더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국의 3세대 원자로 모델인 APR 1400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인데 이 원자로가 적용되는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중단할지 여부를 놓고 공론화를 벌이고 있으니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5/201709250027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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