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책은 투명한 한시 핵무기 개발 [신현덕]

카테고리 없음|2017. 9. 1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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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은 투명한 한시 핵무기 개발

2017.09.15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여러 차례 “한반도 비핵(무기)화에 대한 정부의 기본방침에는 변화가 없으며 전술핵(무기) 반입도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전술핵(무기)을 도입하면 우리의 비핵(무기)화 명분도 없어진다”고 정부의 입장도 밝혔습니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전술핵(무기) 배치를 검토하기로 했다는 기사도 보았습니다. 그가 며칠 전 국회에선 전술핵(무기) 배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을 바꿨으나 속내는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즉각 조치를 행사할 수 있는 장군(제독)으로서의 발언과 임명권자의 눈치를 봐야하는 장관으로서의 의사 표시가 각각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필자는 이 모든 말을 적극 지지합니다, 더불어 사드를 임시 배치한다는 정부의 말도 쌍수를 들어 환영합니다.

정부의 발표대로 남북 어느 쪽도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핵무기를 가져서도, 남의 핵무기를 빌려와 배치해서도 안 되는 원칙이 분명하게 지켜지길 바랍니다. 더군다나 핵무기를 가지고 우리는 물론 인류의 미래까지도 위협·공갈하는 부류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자칫 잘못하여 사고라도 나면, 인류의 재앙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에 하나 핵무기 사용을 최종 결정할 수 있는 김정은을 위협하여 인질로 삼거나, 그를 조정하여 핵무기로 우리를 공갈·협박하는 세력이 등장할 가능성을 가정하면 모골이 송연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 정부의 모든 조치를 원칙적으로 지지합니다. 다만 정부의 입장에는 비핵무기화를 위한 방안이 빠져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강조하는 한반도 비핵무기화 원칙은 북한의 핵무기 실험과 미사일 실험 발사로 이미 무너졌습니다. 1991년부터 유지된 한반도의 비핵무기화는 2006년 북한의 1차 핵무기 실험 전까지만 유지되었습니다.

북한에 의해 비핵무기 원칙이 깨지고, 올해 6차 핵무기 실험 이후 한반도의 비핵무기화를 두고 전 세계가 긴장하며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유엔은 무너진 한반도 비핵무기화를 복원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미흡하기는 하지만 북한에 대한 석유 수출조차도 일부 통제하는 회원국 제재를 이끌어 냈고, 유럽연합도 독자적으로 북한을 제재하고 나섰습니다. 자국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한 나라도 있고, 교역을 끊었는가 하면, 노동자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돌려보낸 나라도 있습니다. 이런 모든 조치는 핵무기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압박하는 간접방법일 뿐입니다.

북한 핵무기를 없애는 길은 북한에게 믿음을 주고, 남북이 동시에 함께 비핵무기화를 이루어 나가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럴 요량이면 우리에게도 핵무기가 필요합니다. 핵무기를 없애는 방법은 적의 핵무기에 대칭되는 핵무기 하나로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갖겠다는 핵무기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포함한 국제기구의 감독 아래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그리고 북한 핵무기를 폐기하는 순간까지라는 조건이어야 합니다. 우선 핵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기간(어느 글을 보니 6개월 정도면 가능하다고 합니다)동안 우리를 지켜줄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다 떨어진 한반도 비핵무기화를 낡은 녹음기처럼 되풀이해서는 우리 안보를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완벽하게 공개된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핵무기를 가진다고 선언, 전 세계를 안심시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다음 미국과 소련 사이에 이미 성공한 전략무기감축협상(SALT)과 같은 과정이 남북 간에 이어져야 합니다. 남북이 마주 앉은 가운데 핵무기를 상호 투명하고, 공개리에, 비가역(非可逆) 상황으로 한 개의 탄두와 시설, 원재료도 남기지 않고 폐기해야 합니다. 혼자 힘으로 불가능하다면 동맹국과 함께, 동시에 유엔 상임이사국의 철저한 감시 아래 실천해 나가는 것이지요. 이후 북한 주민을 위한 경제개발을 프로그램에 따라 지원해야 한반도에서 핵무기와 전쟁이 동시에 없어질 것입니다.

물론 핵무기를 갖기까지는 여러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어떤 명분으로도 핵무기를 갖는 데 동의한 전례가 없습니다. 당장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어긋나고, IAEA도 버티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6차 핵무기실험이 이 기관을 설득할 수 있는 좋은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두 기구의 불허는 불을 보듯 뻔하지만, 6·25 전쟁을 예로 들며 우리 국민이 북한 핵무기를 없앨 확실한 계획을 요구한다고 협박해도 됩니다. 그리고 유엔 창설 이후 구성된, 유일한 유엔군 사령부가 한반도에 있습니다. 정부는 이의 도움을 받아 북한 핵무기를 폐기할 확실한 방안을 찾아야만 합니다. 모든 방안이 외국 정부의 테이블에 놓여 있듯, 우리는 목숨을 걸고 핵무기를 막아야만 하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명분과 체면 어느 것도 국민을 지킬 안전한 방법보다는 못합니다.
그렇다면 또 들고 나올 건가요? “전쟁하잔 말이냐?”를. 북한이 일으킨 6·25 전쟁이 있었기에, 앞으로 전쟁을 원치 않기에 전쟁을 포기하게 하자는 이유밖에는 없습니다.

필자는 지금 비둘기가 입에 알파벳 에이(A)를 물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유엔 방문 기념 컴퓨터용 마우스 패드를 보고 있습니다. 비둘기가 아래에 있는 전쟁이라는 단어에서 A를 빼내 위에 있는, 완성되지 않은 평화(PE CE)에 A를 채우기 위한 것이지요. 이처럼 평화는 전쟁을 녹여야만 가능합니다. 그 아래 오른쪽 구석에 있는 ‘전쟁에서 평화로 이행하는 중’이라는 글귀가 가슴을 평안하게 합니다.

한 일간지 칼럼의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의 생존, 통치방식을 받아들여야 합니다”라는 섬뜩한 구절이 눈앞을 캄캄하게 합니다. 이대로 현재 상황이 고착된다면 김정은을 죽게 하고, 수렁에 빠진 북한 동포를 더 구덩이로 밀어 넣으며,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망가뜨리고, 힘들여 이룩한 경제 번영을 파탄할 뿐입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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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신현덕

서울대학교, 서독 Georg-August-Universitaet,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몽골 국립아카데미에서 수업. 몽골에서 한국인 최초로 박사학위 방어. 국민일보 국제문제대기자, 한국산업기술대학교 교수, 경인방송 사장 역임. 현재는 국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서독은 독일보다 더 크다, 아내를 빌려 주는 나라, 몽골 풍속기, 몽골, 가장 간편한 글쓰기 등의 저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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