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AI·자율주행·로봇 '미래'에 투자하다


스타트업 10여곳에 수십억씩 투입

차세대 먹거리 각광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로봇 분야에 집중


   성공한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의 대표명사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 들어 미래형 유망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경쟁을 벌이고 있다. 투자분야는 차세대 먹거리로 각광받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로봇 분야에 집중돼 있다.


테슬라 자율자동차에 적용된 라이다센서 기술 출처 Tesla Motors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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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구글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스타트업 투자와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을 열어가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스타트업 투자경쟁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AI, 자율주행차, 인터넷은행 등 국내 신산업 주도세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네이버.카카오의 투자 방향은 국내기업들이 미래 전략을 마련하는 데 사전정보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또 스타트업들로서는 네이버·카카오의 투자를 받는 것만으로도 성공 기회를 잡는 셈이어서 이들의 투자 방향은 국내 신산업 스타트업들의 창업전략에도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카카오, 올해 10여개 스타트업에 수백억 투자경쟁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각각 10여개 스타트업에 최소 100억원 이상 투자를 단행했다. 공동투자 형태도 많고 투자금액을 공개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정확한 금액을 확인할 수 없지만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스타트업 투자금액이 최소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네이버와 카카오가 스타트업 투자에 열중하는 것은 차세대 먹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ICT 기업들이 이미 AI, 자율주행, 로봇 분야에서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면서 비장의 무기로 스타트업 투자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개인비서 서비스 개발사인 클레버렌스,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 등 11개 스타트업을 인수하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애플 역시 AI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인 래티스 데이터, 얼굴인식 스템 개발업체인 리얼페이스 등 다수의 AI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구글·애플 등 글로벌 ICT기업들 스타트업 투자로 시장 선점

시장조사업체인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이후 200개가 넘는 AI, 자율주행, 로봇, 헬스케어 등의 분야 스타트업이 구글, 애플, 페이스북, 인텔 등의 글로벌 ICT기업에 인수됐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스타트업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D2스타트업팩토리, 카카오는 케이큐브벤처스라는 전문 투자업체를 자회사로 두고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집중 발굴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는 기술개발 자회사인 네이버랩스가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고, 실제 자율주행차 도로 시험주행에도 나서고 있는 만큼 지도 관련 스타트업과 자율주행 관련 스타트업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는 이해진 창업자가 직접 유럽 지역으로 건너가 여러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제록스리서치센터 유럽,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 등이 대표적이다.


카카오는 김범수 의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AI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이 로봇분야 스타트업에 투자를 단행한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연계한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실생활과 접목된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가 제2·제3의 네이버·카카오 마중물

스타트업 업계는 이 같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행보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부 중심의 정책자금이 투입되는 것보다 민간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 혹은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것이 장기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세계를 이끄는 AI 스타트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100대 AI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정부의 자금지원에 의존하기보다는 벤처캐피털 등 민간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자생적으로 성장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으로 성장한 네이버와 카카오가 집중적으로 스타트업 투자를 단행하면서 제2·제3의 네이버, 카카오가 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있다"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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