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작년 282억弗 10년만 최저 수주..."암울한 건설경기"


사면초가 건설산업 '유일한 돌파구' 해외시장 


달러 강세로 신흥국 위축

팀코리아 등 지원약속도 감감

2008년 금융위기 변곡점, 수익성 떨어져

저유가로 발주 감소도 한 몫

정부도 대책 없어

1000억원 규모 글로벌인프라벤처펀드도 미적미적


   국내 대형 건설사의 대표적인 먹거리는 해외 시장에 있었다. 중동을 중심으로 한 대형 토목·플랜트 공사에서 한국 건설산업의 위치는 압도적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해외 건설산업 수익성에 균열이 발생하고 저유가로 발주 자체가 줄면서 이 같은 먹거리가 확 쪼그라들었다.


GS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싱가포르 차량기지 T301 건설현장 출처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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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건설 수주액은 282억달러로 전년보다 39% 급감했다. 2006년 165억달러 이후 10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였다. 2015년 역시 30%의 감소율을 보였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올해 해외 건설 누적 수주액은 204억4863만달러로 18%가량 늘어났다. 


그러나 전반적인 해외 건설 시장 여건이 개선됐다고 보는 이는 별로 없다. 최근 수주 증가는 지난해 워낙 부진했던 탓에 발생한 '기저효과'에 힘입은 바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중남미·아프리카 등 신흥국 수주가 부진하다. 올 들어 중남미와 아프리카 수주액은 각각 2억4456만달러, 2억7837만달러로 지난해 14억5125만달러, 5억8556만달러와 비교했을 때 크게 감소했다. 경제 상황이 악화된 신흥국들이 공사 발주를 줄인 영향으로 보인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공사 계약은 달러를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재정수지 악화로 신흥국들이 발주를 축소하면 해외 건설 수주 기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흐름도 우리 기업들의 수주 여건 측면에서 우호적이지 않다. 지난해 2월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최근 50달러에 근접했지만 여전히 10년 내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유가가 확연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 않다 보니 중동 산유국들이 플랜트 발주에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한국 기업들의 해외 수주를 돕기 위한 정부 차원의 엉성한 노력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 초 해외 인프라스트럭처 분야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민관 합동 드림팀인 '팀 코리아'를 꾸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이후 드림팀 결성 여부나 성과에 대한 추가적인 언급은 없다. 또 올해 1000억원 규모의 글로벌인프라벤처펀드를 결성해 기업들의 초기 해외 수주를 돕겠다고 지난해 말부터 밝혔지만 아직까지 공식 출범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현미 신임 국토부 장관이 해외 건설 수주 지원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 미지수다. 

[정순우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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