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느끼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VIDEO: Brahms - Violin Concerto


Brahms - Violin Concerto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3대 바이올린 협주곡’ 가장 까다로운 곡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이른바 ‘3대 바이올린 협주곡’ 가운데서도 연주가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출처 CD and 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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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브람스가 자신의 절친이자 당대 최고의 비르투오소 연주자인 요제프 요아힘을 염두에 두고, 창작 과정에서 끊임없이 그의 자문을 받아가며 곡을 계속 수정하고 첨삭했기 때문이다. 마치 거장 제단사가 까다로운 취향의 고객과 끊임 없는 대화를 통해 수트 한 벌을 만들어내는 장면과 비슷하다 – 우리는 그걸 ‘비스포크 수트’라 부르고, 가령 나폴리의 장인들은 반년 정도의 시간을 거쳐 주문한 사람의 몸에만 딱 들어맞는 멋들어진 남성 정장 한 벌을 만들어 낸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도 그렇다. 요아힘의 보잉과 비브라토, 호흡과 리듬감각, 특유의 스타일에 완벽히 맞춰낸 음악이다.


당시 40대 중반의 나이였던 브람스는 이미 수많은 기악곡과 대규모 관현악곡의 작곡 경험을 통해 완숙한 거장의 경지에 올라 있던 터였다. 그 결과 바이올린 협주곡 속에서도 그는 독주악기의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남김없이 표현하였고, 독주 연주자의 등 뒤에는 거역할 수 없는 운명처럼 오케스트라를 늘어세워 장대한 기세로 가득 찬 음률의 대건축물을 만들어 냈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제1악장. 바이올린 이자크 펄만.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지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엄격하고 강직한 1악장은 아름답다기보다는 경외의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이 첫 악장에서 제시된 ‘음악적 화두’를 3악장이 화답할 것인데, 그에 앞서 부드럽고 느린 2악장이 우리의 감성을 어루만져 줄 것이다. 오보에 솔로가 자아내는 영롱하고도 고아한 슬픔과 고독은 가을을 기다리는 모든 이들을 위한 가장 아름다운 엘레지일 것이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제2악장. 바이올린 율리아 피셔. 마이클 틸슨 토마스 지휘, 북독일 방송 교향악단)


브람스는 3악장을 어떻게 처리했을까? 헝가리 집시 음악풍의 이국적인 음악은 리드미컬하면서도 서정적이다. 곳곳에서 즐겁고 아기자기한 표정이 엿보이고, 소소한 음악적 유머도 즐겁다. 그래도, 브람스는 브람스다. 가을의 쓸쓸한 서정은 숨기지 못한다. 마치 그의 <교향곡 제4번>의 3악장처럼, - ‘늦은 오후의 원유회’를 보는 듯 하다.

딱히 이유가 있어 슬픈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아름다운 정경과 아름다운 음악이, 또한 우리의 존재가 자체가 슬픈 것이다. 그리하여,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가을을 준비하기 위한 최고의 음악이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제3악장. 바이올린 야니네 얀센, 파보 예르비 지휘, 도이치 캄퍼필하모니 브레멘) 


발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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