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는 '원전 중단', 후속조치 없어 "건설현장 혼선 초래"
피해 보상 조치 등 없어
건설사들 평일 잔업 재개 고려 움직임
공사 현장 유지·관리 작업만 시행
천문학적 보상비 어떻게 해결될까?
정부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하고도 피해 보상 조치 등을 제때 내놓지 않아 건설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임금 보전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평일 잔업 재개도 고려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원전 건설 공사가 일시 중단된 울산 울주군 신고리 5·6호기 공사 현장. 건설 중단에 따른 보상 등 정부와 한수원이
관련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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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onpaper.tistory.com/54412
9일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에선 공정률을 올리기 위한 공사는 현재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정부의 건설 일시 중단 결정 이후 멈췄던 평일 잔업과 주말 특근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사 현장을 유지·관리하기 위한 작업은 진행 중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일용직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전해주기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현장 노동자들은 임금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간 상황이다.
건설사들은 정부와 발주처인 한수원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수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삼성물산 등 시공사들은 한수원의 ‘협조 요청’ 공문에 대한 회신에서 “일시 중단에 필요한 조치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며 “현재 단계에서 중지시킬 만한 ‘합리적인 사유’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일부 건설사는 “현장에 대기 중인 인력·장비·협력업체·각종 운영경비 포함 등 명확한 보상 지침이 없어 필요한 조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수원은 “향후 공사 일시 중단에 대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공문을 시공사들에 보냈는데, 업계에서는 한수원이 직접적인 공사 중단 지시로 발생할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업체들에 ‘셀프 중단’을 요청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정식으로 멈추려면 발주처인 한수원 이사회(사내 6명, 사외 7명)가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7일 이사회가 열렸으나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음 이사회 날짜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시공사의) 귀책 사유가 명확해도 법적 다툼이 벌어진다”며 “이번 사안은 여러모로 복잡한 만큼 고민할 게 아주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혼란은 정부가 자초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국무회의를 열어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영구 중단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틀 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수원에 공사 일시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은 “공론화 기간 중 공사를 일시 중단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이행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공사가 중단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피해와 보상에 대한 관련 대책 없이 한수원에 공을 떠넘긴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공사 일시 중단을 결정하는 주체는 발주처인 한수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공사를 일시 중단하려면 건설사들과 계약을 맺은 한수원 이사회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번주 안으로 이사회 결정이 나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정책 기조는 탈원전”이라며 “공사 일시 중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 방침을 밝힌 이후 신고리 5·6호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 나서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한수원 이사회가 열리기 전에 정부가 후속조치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만 건설 중단으로 인한 반발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원문보기: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707092124005&code=920501#csidxbaa5f88c05e62c9bf7723ed3a1881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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