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정부발주 공공공사, 연이은 유찰로 착공 늦어져


저가발주, 기술형공사

정부통합전산센타 7차례나 유찰

유주현 대한건설협회장, 

적정공사비 확보에 안간힘

현재 80% 낙찰률, 90%까지 올려야 정상적 시공 가능


 정부발주 공공공사가 저가발주로 인한 연이은 유찰로 착공이 늦어지면서 여러 국책사업 건설 일정이 큰 차질을 빗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번 유찰된 대구 제3 정부통합전산센터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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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유찰된 상태로 남아있는 기술형공사가 18개로 나타났다. 


2016년 조달청이 발주한 1005억원 규모의 정부통합전산센타는 7차례나 유찰된 상태이고, 올해 5월 입찰한 1903억원 규모의 대구정부통합전산센타 역시 3번 유찰됐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현재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인천공항3단계 제2여객터미널 공사도 지난 2014년 2번의 유찰 끝에 단독 입찰 참여한 한진중공업 컨소시엄이 수주해 공사를 하고 있다.


유찰 사유는 터무니없는 낮은 공사비 때문이었다. 당시 입찰 참여를 준비했던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이 공사를 수주해 공사를 해봐야 1000억원 이상 적자가 난다면서 입찰을 포기했다.




결국 단독응찰한 한진중공업이 손해를 감수하고 5619억원에 수주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돈을 남길 수 없는 공사이지만 국내 최다 공항공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술력과 원가절감을 통해 공사수행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참여했다”고 말했다.


낮은 입찰가로 인한 유찰 사례는 수없이 많다. 지난 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5생활권 외곽순환도로 1,2공구와 금빛노을교 건설공사 등 3개의 도로 건설 공사 역시 낮은 가격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외면으로 유찰됐다. LH는 올 1월 3개의 공사를 한 데 묶어 4500억원 규모로 만들어 재발주 했다. 규모가 커지면 비용이 줄어들어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도시공사는 지난 해 2차례 유찰된 1227억원 규모의 인천 검단하수처리장 공사에 대해 올 3월 입찰점수에서 가격비중을 낮추고 설계비중을 늘리는 등 저가경쟁요소를 줄여 재발주 했다.


이러한 모든 상황은 공공건설시장에서 적정공사비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들이다.


현재 공공공사의 평균낙찰률은 약 80%다. 업계에서는 “최소한 5%는 올려야 원가에 어느 정도 맞출 수 있고, 최소한의 이윤까지 보장되려면 낙찰률이 90%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가 ‘적정공사비 확보’에 발벗고 나섰다. 최근 17개 건설단체와 공동으로 공공건설 공사비 정상화를 내용으로 하는 탄원서를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유관부처 그리고 국회 상임위원회에 제출했다.


건설협회 유주현 회장은 자료를 통해 “현재 건설회사들의 영업이익률은 10년 전 5.9%에 비해 1/10 수준인 0.6%에 불과하다”면서 “적자업체수 비율이 2015년 31.6%였다”고 밝혔다.


올해 초 취임한 유주현 협회장은 취임 1성으로 적정공사비 10% 인상을 주장했다. 건설업계의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는 증거다. 그러나 한 건설 분야 전문가는 “협회 차원에서만 주장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국토부를 비롯해서 건설업계도 함께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무엇보다도 국민에 대한 설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여론이 형성되어야 정부가 나선다는 논리다. 건설업의 생산규모는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지만 관련 산업까지 고려하면 아직도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건설산업이 적자로 인해 멍들어간다면 국가 경제의 한 축이 취약해 질 수 있다. 지난 해 경제성장률의 40% 정도를 건설산업이 담당할 정도였다. “저가공사가 자칫 부실공사로 인한 인재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걱정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기영 기자 rekiyoung9271@viva100.com 브릿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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