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Gap) 투자"



"서울 1억원 이내 갭투자 추천바랍니다." 

"5000만원 이하로 갭투자한다면 어디가 좋을까요." 


   요즘 부동산 관련 인터넷 카페에 자주 올라오는 글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갭투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갭투자로 여러 채의 집을 사 돈을 벌었다는 무용담들이 올라오는가 하면 추종자들의 투자요령 문의도 넘쳐난다. 갭투자를 부추기는 설명회도 열리고 대학생들까지 기웃대면서 `전 국민의 갭투자화`라는 말까지 나온다. 



갭투자는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gap)가 적은 주택에 투자해 가격이 오르면 되파는 방식이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전세 제도가 있는 우리나라에서만 가능한 투자다. 과거에도 전세 끼고 집을 샀으니 완전 새로운 기법은 아니지만 전세금 돌려주고 거주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소액투자로 시세 차익만 챙기려 한다는 게 다른점이다.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이 70~80%에 육박하는 지역이 타깃이다. 전세금이라는 타인자본을 주로 이용하다보니 `내 피 같은 돈을 들이지 않은 투자`라는 의미로 `무피투자`라는 은어도 생겼다. 갭투자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집값이 반등하기 시작한 2013년 하반기. 상승장에서 재미를 본 이들이 늘어나면서 `나는 갭투자로 300채 집주인이 되었다`는 책까지 나왔다. 


출처 시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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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는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제에서 출발한다. 2년 만에 전세금을 올려 투자 원금을 줄이거나 인상한 전세금으로 2차 투자에 나서는 것이 이들의 투자 패턴이다. 전세금 상승은 집값을 밀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투자 가수요를 일으켜 부동산 시장이 왜곡되는 부작용도 만만찮다. 갭투자자들에게 가장 좋은 환경은 전세난이 극심하고 자금조달이 쉬운 저금리 상태일 때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하향·정체기에 접어들면 갭투자에는 경고등이 켜진다.


부동산은 환금성이 높지 않은 데다 집값이 떨어질 경우 매도를 해도 전세금도 못돌려주는 치명적인 상황에 빠질 수 있다. 투자 시 취등록세, 중개수수료, 법무사비 등 각종 비용이 소요되고 여러 채를 보유할 경우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리스크다. 




시장 흐름을 잘 타고 여유자금을 활용한 갭투자라면 모르겠지만 대출을 받아 갭투자 유행에 올라타는 것은 위험하기 그지없다. 2010년 집값 하락으로 하우스 푸어(house poor)가 대거 쏟아졌듯 부동산 규제 시 `갭투자 폐인`들이 양산될까 걱정이다. 

[심윤희 논설위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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