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서 안 떼도 실손보험금 받는다

카테고리 없음|2017. 4. 19. 19:54


교보생명, 블록체인 기술 활용

진료기록 등 확인해 자동지급

소액보험금 지급 확 늘어날듯

연내 수도권 시행후 전국 확대


   교보생명이 국내 보험사 중 처음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보험금 자동지급 서비스를 시작한다. 실손보험 등 보험 가입자가 병원 치료를 받은 뒤 따로 보험금 청구를 하지 않더라도 보험사가 알아서 보험 가입 정보와 병원 진료기록을 확인해 계좌로 보험금을 넣어주는 식이다.


19일 교보생명은 연내 수도권 주요 병원과의 협업을 통해 보험금 자동지급 서비스를 시범운영한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블록체인 전문기업 더루프, 보험사 가입 정보를 취합하는 '스크래핑' 기술을 보유한 디레몬, 전국 130여 중대형 병원과 의료증빙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 등 3개사와 컨소시엄을 꾸려 보험금 자동지급 서비스를 시작한다. 


자동지급 서비스 대상은 병원 치료 후 가입자가 따로 보험금을 청구해야 하는 모든 사고보험금이다. 실손보험이 대표적으로 고객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일단 자기 돈으로 병원비를 내면 병원이 보험사로 보험금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전송하고 보험사는 이를 토대로 보험금을 고객에게 송금하는 식으로 보험금 자동지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손보험료를 받기 위해 추가비용까지 내고 진단서 등 증빙서류를 발급받고 이를 팩스 등을 이용해 보험사에 내야 했던 기존 가입자들의 불편함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다.


교보생명은 우선 올해 수도권 주요 병원과 협약을 맺고 건당 30만원 이하 소액보험금을 대상으로 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향후에는 전국 중대형 병원과 교보생명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같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 것은 블록체인 기술 덕분이다. 굳이 블록체인이 아닌 현행 기술로도 보험금 청구 절차를 자동으로 바꿀 수는 있지만 이렇게 하면 거래 과정에서 보험계약과 진료내역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어떻게 지킬 것이냐는 문제가 생긴다. 


아예 서버 역할을 하는 제3기관에 정보를 저장하는 방법도 있지만 시스템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혹시 해킹을 당할 경우에는 고객정보가 대거 유출될 수 있다. '온라인 공공거래 장부'로 불리는 블록체인은 별도 서버 없이 모든 거래 참여자들에게 거의 실시간으로 금융거래 내역을 공개하는 기술이다. 일부가 거래 내역을 바꾼다고 해도 다른 대다수 장부는 그대로라 해킹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서비스가 도입되면 그간 귀찮다는 이유로 가입자들이 잘 청구하지 않았던 소액 보험금 지급이 확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보험금 지급 심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이미 유럽에서는 항공기가 연착되거나 결항하면 고객계좌에 자동으로 보험금을 주는 등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보험서비스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조선일보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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