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Industry 4.0) 시대 건설산업의 재도약"


김병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장


   올해 초 터키에서 낭보가 전해졌다. 터키 차나칼레 해협을 통과하는 세계 최장 현수교 프로젝트를 우리 기업이 수주했다는 소식이었다. 침체된 건설시장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연구개발(R&D) 기술로 고난도 케이블 교량 설계와 시공을 한다는 사실은 우리 건설 역사에 기념비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최근 국내 건설산업은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2010년 이후 연평균 600억달러 이상의 해외 수주 실적을 꾸준히 달성하고 있고 2014년 기준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건설투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0.6%에 달하는 등 여전히 국가경제 원동력이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SOC를 성장동력으로 인식하며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시장 규모는 2020년까지 연평균 7% 성장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반면 국내 건설시장은 포화 상태에 직면해 있고 국가재정 운용계획도 2020년 18조4730억원으로 5년간 연평균 6%씩 감소될 전망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건설산업은 필연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2015년 기준 국내 건설기술 수준은 세계 최고인 미국의 약 79%이며 5년가량의 기술 격차가 있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기술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며 이를 위한 민간 R&D 투자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만큼 정부도 기업이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분야를 선정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내 건설산업이 여전히 경제 성장동력으로서 일자리 창출 기회를 제공하고 질적 고도화 시기에 와 있는 점, 그리고 4차 산업혁명 기술과의 접목으로 예상되는 파급효과 등을 고려할 때 성장 잠재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건설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 방향과 투자전략을 제안해 본다. 


건설공사의 최적화. 4차 산업혁명의 핵심목표 기술이다. 

출처 BFT Inter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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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건설산업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접목해 새롭고 다양한 서비스 창출의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정보통신기술(IC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이 도시 인프라와 융합돼 새롭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가 생겨나듯, SOC 시설도 4차 산업혁명 혁신기술과 접목될 때 새로운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기존 SOC 시설의 운영효율을 제고하고 예방적 유지관리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접목시키는 투자도 필요하다. 더불어 개발기술의 활용·확산을 위한 전문인력 확보, 제도 정비, 정책 지원 등 산업생태계 조성도 수반돼야 한다. 


둘째, SOC 성능 고도화로 자원 고갈, 기후 변화, 환경 오염 등 사회문제를 적극적으로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향후 SOC 시설은 친환경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하며 이를 위한 성능 고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신소재,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기능성 재료, 재난·재해 대응이 가능한 고강도·고성능 재료의 개발에도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다양한 환경과 수요자 요구 성능에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SOC 모델도 개발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둔 기술력 확보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분야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간 우리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지 않고 수익이 낮은 시공 분야 중심으로 해외 수주를 해 온 결과 고부가가치 시장의 진입장벽은 높아지고 후발주자에도 쫓기는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고부가가치 설계 엔지니어링 기술부터 운영, 유지보수를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가 필요하다. 기업도 장기적 안목에서 R&D를 포함한 역량 강화는 물론 시공 외 추가 운용수익도 고려하는 고수익 투자개발형 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극한지, 오일샌드 같은 미개척지 자원 및 에너지 개발을 위한 모듈식 플랜트설비 기술 등 블루오션 영역에도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필요하다. 


최근 한계에 직면한 건설산업이지만 4차 산업혁명 기술과의 융·복합 노력, 기술경쟁력 향상 및 신소재 개발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 투자를 한다면 미래 성장을 주도하는 효자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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