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을 위한 ‘맞춤형 걷기’ [방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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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삶을 위한 ‘맞춤형 걷기’

2017.03.23

요즘 아침에 잠에서 깨 눈을 뜬 다음 가만히 누워 있으면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에 대한 이런저런 상념과 걱정으로 답답한 마음이 드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럴 때 바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운동화를 신고 집을 나서 주변의 공원이나 하천변에 만들어진 산책로를 따라 걸어보면 어떨까요. 

유럽에서 오래전에 건강한 삶을 위한 걷기대회가 시작되면서 1987년에 오스트리아, 덴마크, 벨기에 등이 주도해‘국제걷기연맹(IML)’이 설립되었고, 우리나라의‘대한걷기연맹’도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습니다. 1994년에 ‘한국국제걷기대회조직위원회’ 로 출범한 대한걷기연맹의 홈페이지(www.walking.kr)를 열어보면 “당신의 두 다리가 의사입니다. 걷는 자만이 앞으로 갈 수 있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볼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걷기 운동을 각종 성인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필수운동으로 제안하며 매일 30분 정도의 걷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걷기에 대한 많은 연구에서 개인의 체질에 맞는 ‘맞춤형 걷기’와 함께 1주일에 5일 이상, 1회에 30분 이상 걷는 ‘530 걷기’가 성인병 치료법으로 제안되고 있습니다.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최고의 운동은 걷기이고, 최고의 약은 웃음이다.'라고 했습니다. 동의보감에도 “보약(補藥)보다 식보(食補)요, 식보보다 행보(行步)”라는 말이 있습니다. 걷기는 우리나라의 5대 질병인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뇌졸중, 암의 예방에 도움을 줌은 물론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우리 몸의 건강 증진에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걷기 운동은 이제 일반 대중에게 건강 상식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걷기 운동의 효과는 무엇이며, 그 습관은 어떻게 길들여야 할까요. 

매일 규칙적으로 걸으면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져 심장질환의 위험성이 반으로 줄어들며, 혈관 내에 응고되는 혈액에 의한 뇌졸중 발생의 가능성도 절반 정도 낮아집니다. 또한 폐활량이 증가해 폐질환 발병률이 낮아지며, 우울증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집중력 향상에도 크게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체질에 맞는 ‘맞춤형 걷기’를 습관화하면 근육과 뼈가 튼실해져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성이 3분의 1 정도 낮아지며, 관절 부위의 근육도 강해집니다. 하루에 30분 이상 속보로 걸으면 체지방이 분해되어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고, 혈당이 낮아져 당뇨병 예방에도 도움이 됩니다. 최근에는 걷기를 꾸준히 하면 치매가 예방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체질과 체력에 맞는 ‘맞춤형 걷기’는 어떻게 습관화해야 할까요. 걸을 때 숨은 코로 깊게 들이마신 다음 입으로 내쉽니다. 손은 달걀을 쥔 모양으로 하고, 팔은 90도 각도로 들고 힘차게 흔들며 걷습니다. 발걸음은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바닥에 닿도록 걷고, 보폭은 키에서 100cm 정도를 뺀 너비로 걷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보폭이 너무 넓게 걸으면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몸은 앞으로 5도 정도 기울여 10~15m 앞의 바닥을 내려다보며 걸으며, 발목과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는 8자 걸음으로 걷지 말고, 아랫배에 힘을 실어주며 11자로 걷는 습관도 필요합니다. 

걷기 운동을 시작할 때 처음에는 천천히 걷게 되지만 습관이 되면 자신에게 알맞은 걸음 수와 속도가 자연스럽게 정해지며, 한 시간에 4km 이상도 쉽게 걸을 수 있게 됩니다. 무조건 많이 걷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체질에 알맞게 꾸준히 걷는 것이 '맞춤형 걷기'의 본질이라는 사실도 알아두어야 합니다.

걷기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계획을 세워 실천에 옮기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우리 삶에서 오늘이란 시간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침에 일어나 시작하는 일들의 선택은 모두 자신의 몫입니다. 잘못된 선택으로 힘들게 지내는 날도 있지만, 다른 선택을 통해 더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습니다. ‘맞춤형 걷기’의 선택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우리 몸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는 ‘보약’이라는 믿음으로 출발해야 합니다. 

“좋은 습관에 길들여지려면 21일간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습관 길들이기 ‘21일의 법칙’이 있습니다. 이는 습관이 우리 몸의 생체시계(Biological Clock)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3주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일 춘분(春分)이 지나고 걷기에 좋은 계절이 우리 곁에 다가와 있습니다. 신체 건강과 함께 정신 건강에도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530 걷기’ 습관을 선택해 내 몸에 맞는 ‘맞춤형 걷기’를 3주 이상 실천하며, 나이가 들어 자신의 곁에서 멀어져가려는 건강을 챙겨보세요.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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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방재욱

양정고. 서울대 생물교육과 졸. 한국생물과학협회, 한국유전학회, 한국약용작물학회 회장 역임. 현재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한국과총 대전지역연합회 부회장. 대표 저서 : 수필집 ‘나와 그 사람 이야기’, ‘생명너머 삶의 이야기’, ‘생명의 이해’ 등. bangjw@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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