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태양광발전사업 진출, 성공할까?



태양광발전사업, 환경관리대행업 신규 사업목적 추가

삼성·LG·SK 철수 속 늦깍이 진출

힐스테이트 접목효과에 본사업 예상

미래먹거리 천명 vs 무리수 사업 확장 상충


   현대건설식 태양광사업이 화제다. 현대건설은 오는 17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태양광발전사업과 환경관리대행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의결한다.


현대건설이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태양광사업을 인수할 것이란 전망도 불거

졌다. 전문가들은 삼성·LG·SK그룹 등이 사업 철수한 것을 예로 들며 현대건설에 막중한 부담으로 돌아

올 수 있음을 경고했다. 사진은 현대중공업이 스페인 엘보니요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소 [사진=뉴시스]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edited by kcontents

 

무난히 해당 안건들이 통과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미래먹거리를 천명했다는 해석과 함께 무리수 사업 확장이라는 우려가 상충하면서 해당 사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한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건물외벽 활용한 태양광발전(BIPV) 접목 전망

‘누진제 트렌드’ 노려 수주戰 나서나

현대건설의 태양광사업을 향한 전망들 중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사업은 ‘건물일체형태양광(BIPV)’사업이다. 지난해 여름 우리나라에 불어닥친 폭염과 더불어 전기세 누진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가정용 태양광설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바 있다.

 

BIPV(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System)는 이 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형태의 발전양식이다. 기본적으로 태양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에선 동일하다. 하지만 가정용 태양광설비가 베란다·발코니 등에 별도의 설비를 부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과 달리 BIPV는 태양광 모듈을 건축물 외장재로 사용해 건물 자체가 하나의 발전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1년부터 에너지기술연구소 주관으로 기술개발이 진행돼 온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에너지효율이 낮고 다양한 기술적 한계에 봉착해 실용화까지 더딘 진행을 보여 왔다. 하지만 점차 가능성을 두고 높다고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0년 발전량 8.45GW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현대건설도 해당 사업에 상당기간 할애해 연구를 진행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신사업 발표가 BIPV를 직접적으로 사업에 적용하려는 것이 목적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지난 1월 박대흥 현대건설 연구개발본부 과장이 도시에너지 전문가 간담회에 참여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 비율 중가 등으로 외벽과 일체형 태양광발전설비가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고 언급했던 것은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또한 현대건설은 제로에너지 시법사업단지로 선정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에 태양광 설비를 접목한 바 있다. 해당 단지는 스마트 BEMS(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가 적용된 곳이다. 누적 사용량 분석을 통해 필요한 재생에너지 및 생산량·사용량 등을 사전에 계산,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가 가능하게 설계됐다. 가령 오늘 시점까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일 사용될 전기 총량을 추산해 필요한 재생에너지 비율 등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태양광 및 수소연료전지 등 재생에너지를 각 가구와 단지 내 공용전기로 공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공통주택 최초로 가장 높은 에너지 효율등급인 ‘1++’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상당기간 공을 들여온 현대건설의 태양광 접목시도가 가시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전례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경우 현대엔지니어링 등 계열사들의 성장을 바탕으로 막대한 연결실적 상승을 꾀했으나 정작 현대건설 자체만 놓고 봤을 때 실적은 답보상태에 놓여있는 것이 사실이다”면서 “태양광 사업을 접목한 건설기술로 강남일대 재건축 등 각종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건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 2012년 13조3248억원에서 2015년 19조1221억원으로 대폭 뛰어 올랐으나 같은 기간 개별실적은 10조원 중반대를 줄곧 유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40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순이익은 2000억원대로 뒷걸음질 친 상태다.

 

“단순 건설접목일까. 현대重 태양광사업 인수가능성”

대기업 잇단 실패 우려감 높아

일각에서는 단순한 건설사업 접목 이상의 의미를 부여했다. 본격적인 태양광 발전 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마쳤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기업을 언급하며 논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현대중공업에서 분사된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의 태양광 사업 인수 타진이 언급되는 상황이다”며 “분사가 결정되기 전부터 현대중공업은 채권단 등으로부터 태양광 사업을 매각하라는 권유를 받아왔고 현대건설은 새로운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태양광 발전 사업을 점찍어 놓아 근본적인 공감대는 형성한 상태다”고 밝혔다.

 

최근 기업구조 분할이 결정된 현대중공업은 내달부터 6개 분사체제가 도입된다. 당초 현대중공업 태양광사업과 풍력발전사업을 영위하던 그린에너지사업부가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란 이름으로 출범하게 된다. 법인설립은 마친 상태다.

 

현대건설이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태양광사업을 인수할 것이란 전망도 불거졌다. 전문가들은 삼성·LG·SK그룹 등이 사업 철수한 것을 예로 들며 현대건설에 막중한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경고했다. 사진은 현대중공업이 스페인 엘보니요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소 [사진=뉴시스]


만약 현대건설이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내 태양광사업부문을 인수할 경우 우려감이 커질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분사된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를 향한 우려감이 그대로 현대건설에 옮겨 붙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체 매출액 대비 55.8%를 차지하는 존속법인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엔진부분만 맡게 되며 정유부문 등을 승계받아 29.7%를 차지하는 현대로보틱스가 지주사를 맡게 된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현대글로벌서비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등 나머지 4개사의 매출비중 총합은 14.5%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의 이번 분사가 재무건전성 및 개별 사업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이들 4개사의 성장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의 경우 지속적인 공급과잉으로 인해 수익성 저하가 예견되기도 했다.

 

앞서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등이 태양광 사업에 속속 진출했으나 현재는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 한화그룹만이 태양광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수요대신 공급이 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이슈다. 더욱이 중국기업들의 저가전략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태양광사업에도 상당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현대건설 관계자는 “향후 해당 사업 분야에 진출할 뜻을 담은 정관추가일 뿐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다”며 “정확한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탓에 인수와 관련해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김도현기자(dhkim@skyedaily.com) 스카이데일리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