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지는 '래미안' 철수설



구조조정 여파

2015년 이후 주택사업 수주 전무(全無)

타절 사업 많아 철수 소문 증폭


   삼성물산은 과연 주택사업을 접을까?


일러스트=이진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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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주택사업 정말 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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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튀어나오는 삼성물산 주택사업 철수설이 고개를 들었다 사라지길 벌써 몇 년째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초 삼성물산이 주택사업을 KCC에 매각할 것이란 소문이 돈 지 1년여 만에 래미안 철수설이 또다시 불거졌다.


겉으로 드러나는 공급 물량을 보면 주택사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나, 그 이면엔 주택사업을 중단할 수 있다는 행간이 읽힌다. 주택사업 철수설이 뜬금없는 소문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몇 년간 다른 건설사들이 공급 물량을 크게 늘린 것과 대조적으로 매년 주택 공급 물량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2015년에는 1만 512가구, 2016년에는 1만187가구를 공급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소폭 줄어든 9017가구(일반분양 3361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현재 삼성물산 래미안 홈페이지에는 2017년과 2018년 분양 일정만 공지되어 있다. /삼성물산 래미안 홈페이지


11∙3 대책이나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부담 등으로 부동산 시장 여건이 나빠진 분위기에서 대부분 경쟁 건설사들이 분양 물량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는 것과 달리 삼성물산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분양 물량을 쏟아내는 셈인데, 회사 안팎에선 이를 두고 공격적인 분양이 아닌 빠른 철수로 해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물산 한 관계자는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물량을 공급하게 된 배경에는 주택사업에서 최대한 빨리 손을 떼겠다는 경영진의 뜻이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단된 수주, 줄어든 일감∙인력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신반포3차 통합 재건축을 마지막으로, 재건축·재개발 수주 소식이 전혀 없다.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경쟁사들이 수조원 규모의 재건축 사업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과 대조적이다.


수주를 의도적으로 기피한다는 후문도 많다. 지난 2014년에는 잠원동 신반포6차 재건축조합이 시공사였던 두산건설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삼성물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삼성물산은 시공사 선정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단지는 서초 재건축단지 중에서도 알짜로 꼽히던 곳이었다. 


이미 수주했던 사업들도 타절하고 있다. 수주해 놓은 40여개 사업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이미 타절해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2019년 이후에는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래미안 브랜드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래미안 홈페이지에 따르면 오는 2018년 분양 예정인 래미안 브랜드 아파트는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아파트를 포함해 8곳이다. 이후 분양 물량에 대한 예고는 없다.


현재 삼성물산 래미안 홈페이지에는 2017년과 2018년 분양 일정만 공지되어 있다. /삼성물산 래미안 홈페이지


신규 수주가 없으니 주택 수주 잔고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말 14조6525억원, 2013년 말 13조7801억원, 2014년 말 13조1810억원, 2015년 말 13조290억원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작년 9월말 기준으로 주택 수주 잔고는 12조3400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9월 조직개편으로 주택사업본부가 팀으로 축소된 점도 주택사업 철수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직원 숫자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2015년 9월말 8392명이었던 직원 숫자는 2016년 9월말 5553명으로 1년 사이에 2839명이나 줄었다.


다시 고개 든 래미안 철수설

삼성물산의 주택 사업 매각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에부터 흘러나왔다. 삼성물산 내 다른 사업부문들이 구조조정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인데, 당시 매각 대상 1순위로 거론된 것이 바로 주택사업이었다. 삼성그룹의 주력이 아니면서 민원이나 하자보수 등으로 오히려 그룹 이미지에 손상을 준다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전자·금융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최근 2~3년 동안 계열사 간 사업 조정과 비(非)주력 계열사 매각 작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해 왔다. 삼성물산의 건설부문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사라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건설부문은 지난해 회사 평가(A~D)에서 C등급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2015년부터 삼성물산이 주택사업을 KCC에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지난해 3월 양측은 이를 공식 부인했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도 당시 “래미안 매각설은 사실과 다르다”며 주택사업에서 발을 빼지 않는다는 점을 밝혔었다.


하지만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래미안을 갖고도 삼성물산이 최근 치열했던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단 한 건도 수주하지 않은 점을 미뤄 보면 공급 물량 소진에 따른 자연스러운 출구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물산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415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해 1180억원, 3분기에는 1530억원, 4분기에는 1780억원의 영업이익(잠정)을 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무조건 외연을 키우는 것보다는 수익성 좋은 사업을 선별적으로 하자는 내부 분위기가 있다”며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처럼 사업성이 있는 단지들을 대상으로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온혜선 기자 조선비즈'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2/23/2017022302654.html#csidx909b9d76dcb022b89bcb1b3ddca4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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