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구역에 상업·업무건물도 짓는다"...도정법 개정안 통과
새로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 본격화
'조합원 3분의2 이상 찬성 시
정비계획 직접 제안
수의계약 명문화
지자체 잘못된 행정 사전 방지
새로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이 본격화한다. 지난해 8월 18일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이 대표발의한 도정법 전부 개정안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과했다.
[참고자료] 출처 온라인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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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내용의 큰 축은 법률을 단순화시키고, 체계를 재정비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재건축사업 등 기존 6개 사업을 3개 유형으로 통합하고, 종전자산평가·현금청산 등 분쟁이 속출하는 절차를 개선하는 한편 복잡한 조문을 알기 쉽게 만든다는 것이다. 개정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법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재개발구역에서 백화점, 쇼핑몰 건립 가능, 주택공급 쇠퇴 우려
주택재개발사업과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재개발사업’으로 바뀌고, 주택재건축사업은 ‘재건축사업’,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주거환경관리사업은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통합된다.
이를 통해 정비구역에서 ‘주택’만 건설하는 것에서 벗어나 용도지역에 맞는 상업, 업무, 문화 시설 등의 건립이 가능해진다.
그러다보니 사업방식 통합 과정에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재개발구역 내에 백화점, 쇼핑몰, 아파트형공장 등 상업·업무 기능의 건축물 건립이 가능해지다 보니 상업·업무 기능 등이 들어오는 만큼 주택 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토위 전문위원은 “기존의 주택재개발구역은 용도지역이 상업, 공업지역이라도 주택과 함께 복리시설 및 오피스텔만 공급하도록 해 주택공급 효과가 컸으나 이번 개정법에서는 재개발구역에서 주택뿐만 아니라 용도지역에 맞는 백화점, 컨벤션센터 등의 건축물 건립이 가능해지는 만큼 주택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토위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경우 ‘재개발사업’으로 단일화 되면서 기존에 없던 임대주택 공급이 의무적으로 부담될 수 있다는 점도 꼬집으며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 입장에서는 이번 법 개정으로 인해 종전에 없던 부담이 새로 생기는 날벼락을 맞는다는 얘기다. 종전 ‘도정법’시행령 제13조의3에서는 임대주택 공급대상 사업으로 ‘주거환경개선사업’, ‘주택재개발사업’, ‘주택재건축사업’만을 명시하고 있어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제외돼 원칙적인 임대주택 건립 의무가 없다. 다만, 도정법애는 명시적 근거가 없으나 서울시의 경우 조례 규정을 통해 임대주택 건립을 의무화하고 있다.
조합의 정비계획 변경 입안 제안 허용
개정법에서는 또 토지등소유자 2/3이상의 동의가 있으면 시장·군수에게 정비계획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종전 도정법에서는 조합이 직접 정비계획 입안을 할 수는 없고, 정비계획 입안시기가 경과한 경우에 한해 시장·군수에게 정비계획 입안을 요청할 수 있다. 즉 기존에는 일정 시간이 지나야만 정비계획 입안이 가능했다면, 이번 개정법에서는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에 의해 좀 더 사업을 앞당겨 적극적인 정비사업 운영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국토위는 나아가 정비계획 입안시 시장·군수를 거치는 것에서 벗어나 정비계획 수립시기가 정해져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주민이 직접 정비계획을 제안할 수 있는 방법도 추가할 것을 주문했다.
국토위 전문위원은 “단계별 정비사업 추진계획에 따른 정비계획 수립 시기를 정해놓지 않은 경우에는 주민의 제안으로 정비계획을 신속히 수립할 수 있도록 토지등소유자 입안제안 제도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공자 수의계약 선정 방법 활성화
또한 시공자 선정 방법 중 수의계약 방법이 법률에 직접 명시된다. 법률에 수의계약 근거를 명확히 함으로써 법적 근거가 없다고 수의계약을 불허하는 일부 시장·군수의 잘못된 행정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다.
국토위는 특히 지방 정비사업장이나 소규모 정비사업장의 경우 시공자 선정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이 같은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국토위는 경쟁입찰 횟수를 기존 3회에서 2회로 낮추는 방안 도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개 한 번 유찰되면 뒤이은 2차, 3차 입찰도 줄줄이 유찰되는 사례를 볼 때, 2차 입찰이 유찰되면 곧바로 수의계약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간 낭비를 줄이자는 것이다.
김병조 기자 kim@houzine.com 하우징헤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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