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터키 인프라 수주 전쟁..."세계 최장 교량 놓고 '맞불'" Canakkale Bridge positively affected on prices: VIDEO
건국 100주년
3.7km 세계 최장 현수교 건설
(주탑경간 2km)
총사업비 4조∼6조원 규모
대림산업 SK건설 컨소시엄
IC이츠타시·현대건설 컨소시엄
일본 이도추·IHI 등 참여
'영업팀장' 아베, 터키 찾고 유엔서 정상회담
우리 정부도 뒤늦은 지원
국토부 간부 현지 방문,
참여 기업에 조사비용 4억 지원
해외 수주 전담기구 만들기로
2013년 5월 터키 시노프 지역의 원전(4기) 건설 시공사로 미쓰비시(三菱)중공업 등 일본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차나칼레 1915교 조감도 출처 propertytr.com
차나칼레 1915교 출처 코트라
Canakkale Bridge positively affected on prices: VIDEO
http://conpaper.tistory.com/48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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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터키를 방문, 현지에서 직접 수주 성공을 발표했고 NHK가 생중계했다. 총 공사비 200억달러(약 23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한국은 3년 넘게 공을 들였고, 수주를 장담했다. 그러나 막판에 아베 총리의 전폭적 지원을 받은 일본 컨소시엄이 역전승했다.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던 한국이 다시 터키에서 일본과 자존심을 건 수주 전쟁을 벌인다. 터키 다르다넬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이다.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3.7㎞ 길이의 현수교와 진입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이달 26일 입찰을 마감한다. 터키 정부는 건국 100주년을 맞는 2023년 다리를 개통하고, 주탑 간 거리도 2023m로 만들기로 했다. 이 다리가 완공되면 일본 고베의 아카시대교(1991m)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가 된다. 총 공사비는 4조원 규모이다.
이번 수주전은 '한·일 양강 구도'로 펼쳐질 전망이다. 대림산업과 SK건설이 터키 현지 건설사 2곳과 컨소시엄을 맺고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일본은 이토추 종합상사와 건설사 IHI 주축의 컨소시엄을 만들었다. 한국은 4년 전 시노프 원전 수주 실패를 설욕하겠다는 입장이다.
민간 건설사에다가 양국 정부까지 세계 최장 현수교 수주전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한일전' 분위기가 뜨겁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2일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총집결해 해외 인프라 수주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직무 정지인 상태인 데다 정부 차원의 지원은 여전히 일본에 밀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아베 총리가 진두지휘하며 '해외 인프라 수주'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최근 자원 개발과 건설 등 해외 인프라 사업 수주에 향후 5년간 200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日, 해외 수주 급증… "총리가 영업팀장"
일본이 민관 합동으로 해외 건설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은 2009년 'UAE 원전 쇼크'가 결정적이었다. 당시 일본은 기술력과 자본력에서 압도하는 만큼 수주를 자신했으나 결국 한국에 밀렸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선 '톱세일즈 외교',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민관합동 수주전'에서 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일본은 한국을 벤치마킹하며 설욕을 노렸다. 결국 2013년에 터키 원전 수주에 성공했고, 2015년 말 중국을 따돌리고 인도 최초의 고속철도 사업도 따냈다. 일본의 해외 인프라 사업 수주는 2010년 10조엔에서 2014년 19조엔으로 증가했고, 2020년 수주 목표는 30조엔에 달한다. 한국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2010년 715억달러에서 2016년엔 281억달러로 61% 감소했다.
터키에서 한국과 일본 건설사들이 따낸 주요 프로젝트
일본이 이번 프로젝트에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은 아베 총리 덕분이다. 아베 총리는 2013년과 2015년 터키를 방문했고, 작년 9월 뉴욕 유엔총회에서도 터키와 정상회담을 갖는 등 인프라 사업 수주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에서 수주 경쟁을 하다 보면 '일본 업체는 총리가 영업팀장'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해 부러울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정부, 해외 수주 전담기구 만들기로
우리 정부는 대통령이 직무 정지인 불리한 상황에서도 터키 수주전을 계기로 침체한 해외 건설 분위기를 살리겠다고 노력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입찰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위해 대림산업에 4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작년 연말엔 김형렬 건설정책국장이 직접 터키를 방문해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를 설명했다.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 등에 협조 요청을 해 금융 조달도 간접 지원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전통적으로 한국은 시공 능력이, 일본은 정책자금 등 금융 조달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며 "정부가 적극적인 금융 지원에 나설수록 한국 업체의 수주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상반기 중 투자개발형(PPP) 사업 중심의 해외 수주 지원을 전담하는 기구를 신설하고, 민관 협력 컨소시엄인 '팀 코리아(가칭)'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이 2014년 정부와 민간기관이 총 108억엔을 출자해 만든 '해외교통·도시개발사업지원기구(JOIN)'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김형렬 국장은 "한국 건설업이 단순 도급 사업이 아닌 고부가가치의 PPP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터키 차나칼레 수주전이 민관이 협력한 '팀 코리아'의 첫 번째 도전 과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일본에 비해 아직 자금 조달력이나 외교적 지원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수주하면 다리 운영도 맡아 수익성 높아
입찰 마감을 열흘 정도 앞둔 차나칼레 프로젝트는 한국과 일본 주도 컨소시엄이 '2강(强)'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중국 업체 등 4~5곳이 참가할 전망이다. 이번 입찰은 자격사전심사(PQ) 조건으로 1300m 이상 현수교 건설 실적을 요구했다. 대림산업은 국내 최장 이순신대교(1545m)를 건설한 경험이 있고, SK건설은 유라시아 터널과 보스포루스3교 등 터키의 주요 랜드마크 건설에 참여해 현지에서 명성이 높다. 현대건설은 터키 현지 업체인 IC이츠타시가 참여한 다른 컨소시엄의 시공 부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과 경쟁하는 일본 IHI는 지난해 터키 이즈미트만(灣)에 개통한 오스만 가지교를 건설했다. 이 다리는 주탑 간 거리가 1550m로 이순신대교를 5m 차이로 밀어내고 세계에서 넷째로 긴 다리가 됐다. 한승규 대림산업 해외토목투자사업팀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다리 건설 후 운영까지 맡게 돼 단순 도급 사업 수주보다 수익성이 2~5배는 높다"고 말했다.
진중언 기자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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