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 한국기업 전기차배터리 생산업체 탈(脫)중국 본격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모든 기업 중국 사업 전략 재검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에 반발하고 있는 중국의 '한국 기업 때리기'가 본격화되면서 전기차배터리 생산업체들의 탈(脫)중국 전략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LG화학의 중국 배터리 공장 조감도./LG화학 제공 출처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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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은 "한국 전기차배터리 차별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모든 기업이 중국 사업 전략 재검토에 나섰다"고 말했다. 유럽 공장 증설에 나선 LG화학과 삼성SDI는 중국내 생산물량의 유럽 판매 등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대신 국내 공장 확대로 방향을 틀었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지급 여부가 전기차배터리 판매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어 정부의 입장이 중요하다"며 "중국 정부의 반한(反韓) 분위기를 바꾸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성장성만을 믿고 투자하기엔 위험요인이 너무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중국 자국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에 따라 공급 과잉이 염려된다는 점이 중국 전략을 수정하는 또다른 이유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지난해 각각 폴란드와 헝가리에 공장을 세우는 등 유럽지역 공략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올 하반기 완공될 헝가리 공장 물량을 기반으로 유럽 완성차 업체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내 생산 물량을 유럽으로 돌리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실시한 컨퍼런스콜에서는 "중국 사업이 어려워질 경우에도 올해 전기차배터리 매출은 전년(1조2000억원) 대비 30%이상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부다페스트 외곽 도시(괴드)에 있는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생산공장을 증축에 4000억원을 투자했다. 2018년 완공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내 합작 법인 설립 등을 추진했으나 국내 공장 증설로 방향을 틀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중국내 인증을 위한 현지법인 설립 및 공장 건설을 타진해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중국 사업의 리스크가 과도하게 높아진다는 판단에 따라 국내 증설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 서산 공장의 4호기 증설 에 이어 5~6호라인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전기차 가격의 최대 절반에 달하는 보조급 지급 기준이 되는 '배터리 인증'의 조건으로 연 생산량을 8기가와트시(GWh)로 기존(200메가와트시)의 40배로 높였다. 국내 업체의 경우 조건 충족을 위해서는 수천억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또 연말에는 보조금 지급 차량 명단에서 국내업체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차량만을 제외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기준 강화와 함께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증설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것도 국내 업체의 중국 전략 변화에 한몫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배터리 연간 수요는 약 16GWh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 업계 관계자는 "상위 3개 업체가 밝힌 증설계획만 다 따져봐도 전체 연간 수요의 2배 이상이 된다"고 염려했다. 사실상 공급과잉을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정욱 기자 / 김동은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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