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丁酉年)의 화두 - 환골탈태(換骨奪胎)

카테고리 없음|2017. 1. 1. 19:58


안팎으로 격랑의 시기다.

헌옷을 버리고 새옷으로 갈아입을 때다.


환골탈태(換骨奪胎)

뼈를 바꾸고 태를 빼앗다. 


태는 태반(胎盤) 즉 탄생을 앞둔 아기가 사는 엄마 배 속의 집이다. 환골탈태는, 마치 혁명(革命)처럼 ‘모든 것을 바탕부터 뒤집어 바꾸는 것’이란 뜻으로 대부분 생각한다. 쓰임새도 거의 다 그런 강렬한 의미를 담는다. ‘노라조’라는 남성 듀오의 음반 중에 ‘환골탈태’라는 제목이 있다. 그들은 인터뷰에서 “파격적인 변화”라고 그 제목의 의미를 설명했다. 자주 쓰지는 않는 한자들의 조합(組合)임에도 그들의 말은 비교적 자연스럽게 들렸다.


몰골법(沒骨法)으로 그린 그림. 중국화가 백석(白石) 제황

(齊璜·치후앙)의 1949년작 ‘쌍서포도도(雙鼠葡萄圖)’. 윤곽선

(輪郭線)을 뼈[골(骨)]라고 한 것은 시(詩)를 지을 때의 환골

(換骨)의 의미와 같다. 전남 목포 남농기념관 소장


사전은 뭐라고 풀까? 그 말의 첫 번째 뜻은 ‘뼈대를 바꾸어 끼고 태를 바꾸어 쓴다는 뜻으로, 옛 사람의 시문(詩文)의 형식을 바꾸어서 그 짜임새와 수법이 먼저 것보다 잘되게 함’이다.  


두 번째 뜻은 ‘사람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변하여 전혀 딴사람처럼 됨’이다. 약간 뜻밖이다. 두 번째가 글머리에서 언급한 생각과 흡사하나 어감(語感) 즉 뉘앙스는 크게 다르다. 


사자(四字)성어라고 흔히 말하는 대부분의 익은말[숙어(熟語)]은 대개 속뜻이나 역사 또는 야사(野史)의 이야기를 깔고 있다. 그래서 문자 그대로의(literal·리터럴) 뜻과는 다소 다른 뜻을 품기 마련이다. 


크도록[장(長)] 도와준다[조(助)]는 두 글자의 합체인 ‘조장’이 의외로 부정적인 뜻을 보듬고 있어 그 활용에 주의해야 함과도 같다. 배경음악(BGM)과도 같은 그 바탕을 파악하지 않고서는 그 뜻을 정확(正確)히 알고 적확(的確)하게 쓸 수 없는 까닭이다. 

출처 강상헌의 만史설문에서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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