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사용된 'Shy 박, Shy 트럼프' 표현
[임귀열 영어]
'shy Trump'가 아니라 ‘shy Trump voters'다
shy는 지지자들의 표현안하는 '숨긴 의사'를 의미
트럼프는 오히려 blunt(거침없이 말하는)다.
따라서 'shy Trump'는 잘못된 표현이다.
일본식 영어의 잔재
Shame on you(부끄러움을 깨달아라) 박이 맞다.
Trump가 예상 밖의 대선 승리를 하자 ‘shy Trump voters’ 얘기가 무성해졌다.
source Huffington Post
edited by kcontents
여론 조사와 실제 득표율의 격차는 지지자들이 의사 표현을 숨겼기 때문이라며 ‘shy voters’ ‘shy supporters’ 어구가 ‘뉴스 용어’(newspeak)로 등장한 것이다.
이를 두고 국내 언론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4~5%로 급강하했지만 우리에게도 아마 ‘shy 박근혜’가 있을지 모른다고 설명을 한다. 그런데 언론과 TV 해설자들이 말하는 ‘shy 박근혜’ 표현은 영어도 아니고 우리말도 아니며 문법으로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표현이다. 놀랍게도 이는 일본식 영어 차용이고, 폐해다.
문제가 되는 이유를 살펴보자. 최근의 ‘shy’ 표현 원천은 ‘shy’ Trump voters 뉴스에서 나온 것인데 여기서 ‘말을 꺼리거나 숨기는’ 사람은 voters이지 출마자 Trump가 아니다. 그리고 Trump가 shy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에 ‘shy Trump’ 식의 표기는 어의 성립 자체가 되지 않는다. 그는 이미 shy의 정반대 뜻 ‘blunt Trump’(거침없이 말하는 트럼프)로 각인된 사람이다.
그렇다면 ‘shy 박근혜’라는 표현은 맞는 말일까. 대통령이 불통(stubborn)인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표현을 꺼리거나 수줍음 타는 스타일도 아닐 것이다. ‘대통령에 대한 숨은 지지표’를 표현하고자 한다면 ‘shy Park supporters’라고 표기할 수는 있는데 주의할 점이 있다. 첫 부분만 분리해서 ‘shy Park’이라고 쓰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즉 이 표현은 ‘(shy) Park supporters’처럼 표기해야 하자가 없는 것이고 ‘(의견 표시를 꺼리는) 박 지지자들’이라는 의미로 shy라는 말을 사용하고 싶다면 ‘shy voters’ ‘shy supporters’를 한 가지 표현처럼 붙여 표기해야 한다. 따라서 ‘shy Park’이나 ‘shy Trump’ 식으로 표현하면 문제가 생긴다.
외신에 ‘Shy Trump voters exist.’ 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이 때 shy가 수식하는 단어는 voters이지 Trump가 아니다. 외신 기사에서 가끔 ‘Shy’ Trump voters식의 작은 따옴표 처리를 하는 것은 ‘shy’가 바로 다음의 Trump를 수식하는 게 아니라 ‘트럼프 지지자들’ 전체를 수식한다는 것을 정확히 알리려는 것이다. 한국 언론에서처럼 ‘shy Park’ 부분만 별도 표기하면 ‘부끄럼을 타는’ 사람은 Park이 되고 만다.
일부 뉴스에서 ‘Shy Trump’ Voters로 표기한 경우도 있어 문법 전문가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Shy Trump Supporters는 다른 말로 ‘hidden Trump supporters’를 의미하고 같은 이치로 ‘박 대통령의 숨은 지지자들’은 ‘shy’ Park voters나 ‘Park’s shy voters’처럼 표현해야 어법상 논리상 타당해진다. 아울러 외신 뉴스에 나오는 ‘We must shame Trump fans.’ ‘Stop Shaming Trump Supporters’ 문장은 그의 지지자들을 무시하거나 무안하게 하지 말라는 뜻에서 나온 문장이다.
이런 사례는 일본식 영어의 잔재다. Apartment를 일본인들이 첫 부분만 거두절미하여 부른 apart는 ‘떨어져 있는’의 뜻일 뿐 주택 의미는 없다. 호텔 안내의 경우 front desk를 일본인들이 앞 부분만 따서 ‘프론트’라고 부르는 것 또한 일본식 엉터리 영어의 잔재다. 한국인들이 세계에서 영어를 가장 못하는 일본인들의 영어 패턴을 답습하는 것이 답답하다.
출처 한국일보
케이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