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폭발 사고 재해 영화 '판도라'


6.1 강진으로 한별 1호기 폭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재난 상황 

"원전은 100% 안전하지 않다"

국민적 메시지 전달 노력

12월 7일 개봉


   과학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는 원전이 지진이라는 천재지변을 만나면 한순간에 인간을 삼키는 괴물로 돌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박정우 감독  김남길, 김영애 주연 출처 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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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으로 한별 1호기가 폭발하고, 한반도는 일대 혼란에 휩싸인다. 사태를 수습해야 할 정부는 우왕좌왕하고 그 와중에도 정치 셈법에 골몰한다.


폭발 사고를 겨우 수습하자 이번에는 사용후핵연료 폐연료봉을 보관하는 수조에 문제가 생기면서 더 큰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에 직면한다.


영화 속에서 노후화된 원전 한별 1호기가 폭발하게 된 계기는 남부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6.1의 강진이다.


4년 전 시나리오 단계에서는 허구였을 이야기가 올해 9월 경북 경주에서 실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사실을 토대로 한, 있을 법한 이야기로 바뀌었다. 그래서 영화가 단순히 영화로만 다가오지 않는다.


무능한 정부를 대신해 발전소 직원 재혁(김남길)과 동료들은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영화는 관객들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재난 상황을 그리기 위해 현실성과 사실성에 가장 큰 중점을 뒀다.


'판도라'를 연출한 박정우 감독은 시사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영화 속 배경은 90% 정도 현실성 있게 그려냈다"면서 "원전 폭발과 그 이후 벌어지는 양태 역시 최대한 비슷하게 하려고 노력했으며 과학적, 논리적인 틀 안에서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원전 폭발 직전 시뻘겋게 달아오른 원전 내부의 모습, 폭발이 발생했을 때 주변 지역이 초토화되는 모습, 재난 발생 후 벌어지는 대피 행렬 등은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그려진다.



방사능에 노출된 사람들이 겪는 고통 등도 세밀하게 표현돼 보이지 않는 방사능의 위험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제작진은 압도적인 스케일의 재난 상황과 거대하고 복잡한 원전 시설을 스크린에 구현하기 위해 전체 2천400컷 가운데 1천300컷가량을 최첨단 컴퓨터그래픽 기술로 작업했다.


영화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우리 사회의 축소판을 보여주는 듯하다.


원전비리, 원전 마피아 문제뿐만 아니라 재난 상황을 정확하게 국민에게 알리기보다 언론을 막는 데만 급급한 정부, 실세 총리에 눌려 리더십을 발휘 못하는 대통령까지. 이미 국민이 수없이 듣고 보던 장면들이다.


초유의 재난 속에 우리 이웃과 가족을 살리는 것은 평범한 국민이다. 무능한 정부 때문에 열려버린 판도라의 상자를 다시 닫는 것도 결국 국민의 몫이 된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모성애, 부성애, 동료애, 친구 간 우정까지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응축돼 폭발한다.


재난 상황이 현실성이 없다면 신파나 재난영화의 뻔한 공식처럼 느껴지겠지만, '판도라'의 경우 인물 한 명 한 명에게 감정 이입을 하게 하는 강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주연, 조연할 것 없이 열연을 펼친 점도 작용했다.


발전소 인부 재혁역을 맡아 경상도 사투리로 연기한 김남길은 시사회에서 "제 사투리 연기가 부족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폭발력 있는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극을 이끌어간다.




절절한 모성애를 보여준 김영애를 비롯해 재혁의 형수로 나오는 문정희, 발전소 소장역의 정진영, 대통령역으로 특별출연한 김명민, 동료애를 보여주는 김대명, 재혁의 여자친구로 나오는 신예 김주현까지 모든 배우가 제 몫을 해냈다.


박 감독은 "자료 조사를 토대로 원전은 100% 안전하지 않으며 우리나라에서 원전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한 대책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설정하고 영화를 시작했다"면서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이 영화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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