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해운대 엘시티(LCT) 사업'에 건설사들이 참여를 꺼린 진짜 이유


건설업계 "대형 건설사 대부분 제안, 

리스크 너무 커 포기"

대림산업, 중국건축과 조인트 참여 검토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도 추진

중국건축, 지난해 4월 시공계약 해지

7월, 포스코건설 등장..."사업비 확보 용이 참여 결정"


  해운대 엘시티(LCT) 사업에 포스코건설이 갑자기 시공사로 참여한 배경에 의혹이 일면서 동시에 다른 대형 건설사들은 사업 참여를 거부한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엘시티 조감도 및 건설현장. 출처 Say to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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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기 전에도 국내 대형 건설사 상당수가 시행사인 엘시티PFV로부터 사업 참여 제안을 받았으나 대부분 수익성보다는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에 따라 참여를 거부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엘시티PFV가 국내 대형 건설사 대다수에 제안을 한 것으로 안다"며 "우리도 그랬지만 아마 대부분 사업성을 검토한 결과 리스크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포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을 비롯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일찌감치 시행사로부터 참여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모두 사업 참여를 거부하면서 결국 지난해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앞서 엘시티PFV는 2013년 10월 중국건축(CSCEC)과 시공계약을 체결했으나 2014년 12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무산되면서 지난해 4월 시공계약이 해지됐다.

 

표류 위기에 처한 엘시티 사업은 7월 포스코건설이 시공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궤도에 올라 9월에는 부산은행과 메리츠종금증권, 현대증권 등 15개 금융기관에서 1조7천8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이어 10월 분양에 나섰다.


현대건설은 이미 2011년 말 사업성에 대한 검토 끝에 참여를 거부했고 대림산업은 중국건축이 시공사로 참여하면서 단순 도급 업체로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했다가 중국건축이 손을 털고 나가면서 검토를 중단했다.


대우건설도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기 이전에 시행사로부터 제안을 받고 참여 여부를 검토했으나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포기했고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대부분 이와 유사한 이유로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엘시티 전체 사업비를 보면 아파트가 40% 정도, 나머지 레지던스·상업시설이 60%가량 되는데 아파트는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지만 사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레지던스와 상업시설의 분양가가 너무 높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엘시티 입지가 워낙 좋아 사업성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으나 의사결정 구조나 자금 조달 과정에 투명성을 확보하려 했는데 시행사가 모든 결정을 주도하려 한 것이 문제가 됐다"며 "사업에 대한 주도권과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떠안으면서까지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사업 참여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 측은 공사비 확보가 용이해 사업성이 높은 사업이라고 주장하며 다른 건설사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포스코건설은 "공사비 약 1조5천억원 중 1조원은 착공과 동시에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에서 받고 나머지 5천억원은 주거부문 분양률에 따라 아파트 분양수입금에서 받는데 11월 현재 아파트 분양률은 약 87%로 포스코건설이공사비 전액을 지급받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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