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배타적으로 변해가는 '한국 사회 인간관계'

카테고리 없음|2016. 11. 13. 11:19


더욱더 강해지는 개인화 성향

어려울 때 믿고 의지할 사람 별로 없어

"친구 많을수록 좋다" 10명 중 4명뿐


믿고 의지할 사람, 

동성친구 > 어머니 > 형제·자매 順


  인간은 타인이라는 존재 없이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출처 온라인 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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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관계의 중요성이 큰 것으로, 당연히 나와의 관계가 밀접할수록 내 삶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가족과 친구·연인의 존재는 때때로 나를 힘들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들로 인해 위로를 얻고, 상처를 치유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 만큼 우리 삶에서 중요한 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관계의 가치'가 점차 사라지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치열한 사회분위기는 친구조차 경쟁 상대로 만들고 있으며, 더욱더 강해지는 개인화 성향으로 인해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들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전반적으로 신뢰가 무너져 내리면서,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 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한국사회의 인간관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살펴봤습니다.


현대인들은 다양하고 복잡한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어려울 때 믿고 의지할 사람은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은 힘들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1~4명만 꼽았다.

상대방 가족 장례식에 갈 것 같다는 의견은 절친한 친구, 친구, 지인 순이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인간관계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대인들은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힘든 상황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힘들 때 가장 믿고 의지하는 사람, 동성친구 > 어머니 > 형제·자매 順

평소 힘들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몇 명 정도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대부분이 1~2명 또는 3~4명이라고 응답한 것이다. 5~6명 정도에게 의지할 수 있다는 응답까지 고려해도 전체 10명 중 8명이 어려운 상황에서 찾을 만한 사람을 다섯 손가락 정도만 꼽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힘들고 어려울 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별로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아예 없다는 응답자도 3.6%였다. 반면 힘들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11명 이상에 이른다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힘든 상황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는 동성친구와 어머니를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어려울 때 친구와 어머니에게 의지하는 성향이 강한 특징을 보였다. 또한 형제·자매와 배우자에게 의지하는 사람들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는데, 다른 연령에 비해 50대가 형제·자매와 배우자에게 많이 의지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반해 힘들 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으로 아버지를 꼽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어, 아버지와의 관계가 소원한 한국사회의 가족문화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밖에 △학교 동기 및 선·후배(17.8%) △자녀(15%) △연인(12.1%) △직장동료(12.1%)를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찾는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만드는 사람 '직장동료'

평소 인간관계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만드는 사람은 직장동료(43.4%·중복응답)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보다는 남성, 그리고 30~40대가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매우 큰 편이었다. 직장동료 다음으로는 △배우자(15.9%) △형제·자매(9.4%) △어머니(8.9%) △아버지(8.6%) △학교 동기 및 선·후배(8.5%) △자녀(8.2%) 순으로 스트레스 유발도가 높았다.


배우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은 40~50대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으며, 20대는 다른 연령에 비해 학교 동기 및 선·후배와 아버지에게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보다 많았다. 반면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별로 없다는 의견은 전체 18.8%에 그쳐, 대부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어느 정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누군가와 멀어지거나 연락 끊긴 경험 한번쯤 있어

누군가와 멀어지거나 연락이 끊긴 경험도 거의 대다수가 한번쯤은 가지고 있었다. 전체 13.9%만이 인연이 끊어졌거나 사이가 멀어진 사람이 없었다고 응답할 뿐이었다. 아무래도 동성친구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경우가 가장 많았는데 특히 여성과 젊은 세대가 친구와의 관계에서 부침이 큰 모습이었다.


학교 동기 및 선후배, 직장동료와 관계가 끊어진 경우도 많은 편이었으며, 이성친구 및 연인과의 이별이 그 뒤를 이었다. 인연이 끊어진 이유를 살펴보면 연락을 자주 하지 않게 된 것이 공통적인 이유였다. 자기가 필요할 때만 찾는 것 같다는 것도 연락이 소원해진 중요한 이유였으며, 연락처가 없어져 사이가 멀어진 경우도 적지 않았다.


82.9% "모두에게 싫은 사람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

현재 맺고 있는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인간관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평가 결과 전체 10명 중 6명이 자신의 인간관계에 대해 만족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만족하지 못한다는 의견보다 훨씬 우세했다. 현재의 인간관계에 만족하는 모습은 20대에서 좀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67%는 자신의 인간관계를 원만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개개인의 노력도 적지 않았다. 자신의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는 응답이 전체 절반 이상이었다. 특히 한창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정리해 나갈 시기인 20대와 노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인간관계를 되돌아보는 시기인 50대가 다른 연령에 비해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타인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에 대해서도 많이 신경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82.9%가 모두에게 싫은 사람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응답했으며,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는 응답도 74.9%에 이르렀다. 가능하면 적을 만들지 않고, 타인에게는 좋은 이미지로 비춰지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속내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평소 인간관계를 정리할 필요성도 많이 느끼는 모습이었다. 전체 57.3%가 가끔씩 인간관계를 정리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응답한 것으로, 남성보다는 여성, 그리고 젊은 세대가 인간관계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좀 더 많이 하고 있었다.


한편 인간관계 중에서 절친한 친구와 친구, 지인을 구분하는 기준은 소통방식보다 상황에 대한 공유와 관련 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관혼상제가 있거나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연락하는 정도에 매우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상대방의 가족 장례식이 생기면 참석할 것 같은지를 묻는 질문에 절친한 친구라면 참석할 것이라는 의견이 91.1%에 이른 반면, 친구와 지인일 경우에 참석할 것이라는 의견은 각각 69.8%와 49%에 머물렀다. 상대방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직접 청첩장을 주며 결혼식에 초대하며, 내 가족 장례식에 부를 것 같다는 의견 역시 친한 정도에 따라 확연하게 구분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즉, 결혼식이나 장례식에 초대를 하느냐가 관계의 깊이를 보여주는 하나의 척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군가를 지인이 아닌 친구로 정의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서로 마음이 통하는지의 여부였다. 20대는 편안함을, 50대는 마음이 통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습이 보다 뚜렷했다. 또한 △힘들 때 힘이 되어주고(56.7%) △비밀을 이야기할 수 있으며(44.5%) △공유할 추억이 있는지(41.4%)도 친구의 중요한 조건이었다. 그밖에 △진심으로 기뻐해주고(37.8%) △어려울 때 부탁할 수 있으며(37.6%)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37.5%) 사람을 친구로 정의를 내리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다.


이런 친구는 대체로 학창시절, 그 중에서도 고등학교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함께 있으면 편안한 친구를 만난 시기를 살펴보면 고등학교(55.3%·중복응답)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중학교(32.2%) △대학교(원)(30.2%) △초등학교(26.9%) △회사(22%)에서 만났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서로 마음이 통하는 친구와 힘들 때 힘이 되어주는 친구, 나의 비밀을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도 주로 고등학교 때 많이 만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친구 많을수록 좋다" 10명 중 4명뿐

인생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친구의 숫자로는 최소 3~4명 정도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5~6명, 1~2명을 주로 꼽았다. 대부분이 인생에 필요한 친구의 숫자로 1~6명 정도를 꼽는 것으로, 친구의 숫자가 그렇게 많을 필요는 없다는 인식이 그만큼 크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친구의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는 주장에도 전체 40.4%만이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의 양보다는 어떤 친구를 두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여지며, 상대적으로 남성과 50대가 친구가 많으면 좋다는 인식이 좀 더 강한 편이었다.




친구의 기준을 ‘같은 나이’로 구분하는 시각은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전체 11.3%만이 동갑만을 친구라고 생각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1~2살 차이 내지 3~5살 차이도 친구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아예 친구관계에 나이는 상관이 없다는 의견도 전체 10명 중 3명에 이르렀다. 친구관계에 있어서 나이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인식은 남성보다는 여성, 그리고 젊은 세대에게서 더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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