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 한미관계 문제의식 없이 미 대선 관망만..."그냥 싫어, 트럼프"

카테고리 없음|2016. 11. 9. 23:34


   9일(한국 시간) 오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제 45대 대통령 당선 사실이 차츰 명확해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영향력이 큰 한국인들은 일제히 "충격적"이라는 포스트를 쏟아냈다.


Reu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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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이 팽배한 한국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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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론지의 SNS 공식 계정, 중앙 방송국 프로듀서, 진보정권 집권시 청와대 비서진, 한국 최대 포털사이트 등 대기업 직원들도 예외 없이 트럼프 당선에 대한 불쾌감과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95%에 이른다는 <뉴욕타임즈>의 보도가 알려지자 한국의 정론지 <한국일보>는 페이스북 공식계정에서 "영국(브렉시트)에 이어 미국마저…"라고 탄식하는 느낌의 글을 올렸다. 대표적인 진보신문인 <한겨레>는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서 "트럼프 시대가 임박했다. 세계의 우경화 우려가 거세게 일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인들이 트럼프 당선에 우려를 나타낸 이유와 배경을 분석해보면 ‘누가 대통령이 됐을 때 한국에 더 이로운가'라는 고민 대신, 한국 정치상황을 미 대선후보 이미지에 무매개적으로 투영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한국에서는 사회 지도층조차 한국과 동아시아 안보위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 없이 이번 미국 대선을 관망했고, 그 결과 트럼프라는 이상한 부동산 재벌의 당선에 크게 놀란 것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J씨는 "트럼프-박근혜 최악의 조합"이라고 표현했고, 배우겸 정치인인 문성근씨는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87%에 달하자, 카나다 이민국 웹사이트 서버가 다운됐다. 한국을 봤으면서, 다들 꼭 직접 찍어 먹어봐야 아는건가. 대의민주주의의 파탄"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가 구체적으로 누구이고 이번 미 대선의 전선(설립자 vs 아웃사이더)에 대해 전혀 모른채, 최근 비선실세로 지지율이 바닥에 떨어진 박근혜와 트럼프를 동일시하는 인식수준을 드러내고 있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트럼프에 투표한 미국인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민주노총 조합원들 조차 이명박과 박근혜에게 투표했었다", "포퓰리즘의 망령"이라는 표현으로 트럼프와 한국의 보수정권을 동일시 했다. 한국의 공중파 방송 프로듀서인 B씨는 "많은 미국인들이 4년 전 12월19일 한국인들의 심경을 이해하게 되겠구나. 이명박근혜의 아수라백작이 미국 대통령에 거의 도달하다"고 표현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트럼프를 겨냥해 히틀러, 박근혜, ‘우민 민주주의의 취약점', 인종주의자, 포르노성 정치가 등으로 표현하며 "답답하다", "망했다"고 푸념했다.


<스푸트니크>가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다른 것 다 떠나서 트럼프와 클린턴 중 누가 한국에 이로울 것으로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대답은 "정확히는 잘 모르지만", "누가 한국에 이로운 가는 아직은 알 수 없는 것"이라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 한국 포털 대기업 직원인 C씨는 "힐러리가 많이 알긴 하지만 한국에 득이 될 진 모르겠고, 아무튼 성추행범은 용납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인들 대부분이 미국과 한국이 과거와 지금 어떤 관계인지, 어떤 미국 대통령이 미래에 바람직한 한미관계를 만들어 갈 지에 대한 고민 없이 미국 대선을 보고 있는 것이다. 실리적인 이유로 미국 대선을 조금 눈여겨 본 사람도 있지만, 한미관계를 제대로 고민한 사람은 없었다. 주식에 투자한 은퇴자 D씨는 <스푸트니크>와의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왜 문제인가"라고 묻자 "주가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미 언론에도 많이 보도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당선이 왜 주가하락을 부르는 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유학생 E씨는 "유학생들은 누구를, 왜 지지했나?"라는 <스푸트니크>의 질문에 "트럼프가 미국 시민 이외의 외부인들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당선시 환율이 오를 것 같아서, 용돈 받아쓰는 유학생 입장에서는 힐러리가 당선되길 바랐다"고 밝혔다.




한편 진보 인사 중에서는 한국 최대 노동조합인 민주노총 한석호 사회연대위원장이 이번 미국 대선의 성격을 ‘좌우를 떠난, 기득권자 vs 아웃사이더'의 구도로 이해한 유일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미국의 트럼프 당선(가능성)과 영국의 브렉시트, 프랑스 극우전선 현상에 깔린 공통점은 밑바닥 노동자와 민중이 기득권화된 진보세력과 노동조합으로부터 등을 돌린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sputnik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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