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의존도 최고 한국경제, OECD에서는?


1.7%P로 전체 성장률의 절반 차지

2% 이상 성장 9개국 중 최고

韓, 건설 빼면 투자 마이너스


내년 성장 급락 막으려면

他산업 투자도 서둘러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 경제의 ‘성장 편식’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훨씬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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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이 2%를 넘는 국가 가운데 전체 성장의 절반 이상을 건설에 의존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이들 국가 중 건설을 제외한 투자(총고정자본형성)가 마이너스인 곳도 우리나라뿐이었다. 건설 경기가 꺾일 경우 성장률이 급격히 추락하는 데 따른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OECD 국가의 2·4분기 국민계정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의 건설 성장기여도는 1.7%포인트(이하 전년 동기 대비 실질성장률 기준)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OECD가 통계치를 공개하고 있는 29개국 중에서 건설투자 세부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22개 국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각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부문별 비중을 산출한 뒤 여기에 각각의 실질 성장률을 곱하는 방식으로 성장기여도 근사치 값을 추정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건설투자 편식이 다른 국가에 비해 지나쳤다. 조사 대상 국가 중 전년 동기 대비 2%대 이상 성장한 국가는 9개국이었다. 이 가운데 건설투자를 제외한 총고정자본형성의 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인 국가는 우리나라뿐이다. 쉽게 말해 기업의 투자와 수출 증대, 민간소비 등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한 대부분의 국가와 달리 한국만 부동산 시장에 기대 3%대 성장을 달성한 셈이다. 


성장률이 가장 높은 아일랜드(4.3%)는 건설을 뺀 나머지 투자의 성장기여도가 4.2%포인트에 달했다. 수출 기여도는 5.4%포인트나 됐다. 수입(-9.3%포인트)이 성장률을 끌어내렸음에도 민간·정부소비 등이 성장세를 뒷받침해 4%대의 견조한 성장을 이뤄냈다. 


3.3% 성장한 호주의 경우,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는 -1.4%포인트였다. 민간소비와 수입에서 수출을 뺀 순수출을 중심으로 성장률을 높였다. 스페인(3.4%)은 민간소비와 수출, 이스라엘(3.0%) 역시 민간소비와 기업투자의 성장기여 효과가 높았다. 


우리나라처럼 건설에 과도하게 기댄 국가는 0%대 초반의 성장률을 기록한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뿐이었다. 핀란드(0.4%)의 경우 건설투자(1.1%포인트)를 통해 간신히 마이너스 성장을 면했다. 전년 동기 대비 0.1% 성장한 에스토니아 역시 건설투자(1.6%포인트)를 빼면 성장률이 -1.5%로 급락한다. 


특정 부문의 편식이 심하지 않은 독일(1.7%), 프랑스(1.3%), 미국(1.3%) 등은 1%대의 성장세를 보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설투자를 제외하면 성장률이 1.5%로 급감한다. 




문제는 내년이다. 당장 9월 들어 건설 기성이 뒷걸음질했다. 여기에 주택 공급을 줄이겠다는 8·25가계부채대책, 수도권의 투기수요를 끊어내겠다는 11·3부동산대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는 꺾일 수밖에 없다. 기업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내후년에는 우리 경제성장률의 절반가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건설로 갈 수 있는 성장은 내년이 마지노선”이라며 “정책수단을 동원해 당장 내년에 기업투자 등 빠지는 것을 메워주는 부분을 찾아야 하는데 이런 정국에서 내년에 뭘 할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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