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의 흉물' 우정병원 터에 아파트 건립 추진
LH, 430억원에 매입 의사
과천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500병상 규모 건물 철거 후 건립 논의
공동주택(아파트)이 유일한 대안
세월호 참사에 연루된 세모그룹이 남긴 '과천의 흉물' 우정병원 터에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우정병원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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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과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과천정부청사 인근에 있는 우정병원은 시가 올들어 적극 검토했던 실버타운이나 요양병원 또는 오피스텔 용도로의 재활용이 아니라, 건물을 헐고 공동주택(아파트)을 짓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LH 관계자는 16일 "지하 5층 지상 12층으로 500병상을 보유한 연면적 5만6천103㎡의 건물을 헐어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용도의 건물을 지어야 하기 때문에 맨 땅에 건물을 짓는 것 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며 "우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복합레지던스(호텔) 또는 복합주거단지(주상복합아파트)를 짓자는 의견도 있으나, 호텔이나 상업용 건물 수요 전망이 불투명해 공동주택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과천시는 최근 "주거시설 또는 복합레지던스 건립 안을 참고해 현재 LH에서 사업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LH는 일반적으로 상업용 건물 수요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과천시의 경우 인구 수가 약 6만명에 불과하고 관광지도 아니어서 호텔은 물론, 쇼핑센터 등 다른 상업용 건물도 투자금을 회수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면 과천시 공동주택에 대한 수요는 매우 높아 투자금을 회수하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입장이다.
과천시는 지난 3월 우정병원 부지에 의료시설 등 실버타운을 건립하기 위해 사업자를 모집했으나 투자의사를 밝힌 5개 법인 중 투자계획서를 제출한 곳은 2곳 뿐이었고, 이들도 기존 건물을 장례식장이나 노인요양병원으로 재활용하려는 의사를 표시했다.
시 관계자는 "이미 건물이 30년 전 건물로 재활용 가치가 없고, 장례식장이나 노인요양병원은 과천시와 시민들의 바람과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우정병원에서 가까운 곳에 구세군이 운영하는 요양시설이 있기도 하다.
우정병원이 19년째 과천의 흉물로 남겨진 것은 지난 1990년 7월 고 유병언 세모그룹 회장이 '의료법인 우정병원'을 설립하고, 한 달 뒤인 그해 8월 500병상 규모의 대형병원을 짓다 1997년 8월 공정률 60%에서 부도가 나 공사가 중지됐기 때문이다.
우정병원은 IMF 시절인 이듬해 6월 퇴출기업으로 지정됐고, 1999년 거붕의료재단에 인수돼 2001년 의료법인 거붕의료복지재단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이후 경매 등의 절차를 거쳐 여러 차례 소유권자가 바뀌는 등 채권 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재건축 사업이 난항을 겪었고, 과천시는 지난해부터 우정병원협력 TF를 만들어 채권자 간담회와 주민설명회 및 연구용역 등 우정병원 재건축 대책을 마련중이다.
'과천의 흉물' 우정병원 터에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공정률 60% 상태에서 1997년 공사가 중단된 건물 뒤로 과천종합청사가 보인다.
(과천=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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