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인천 '왕산마리나사업' 정말 접나?
인천시와 40년 공생 휘청
시설 준공허가 안 나오는데
배후단지로 조성될 ‘블루라군’마저 중단
경제청 ‘군부대 협의 우선’ 원칙뿐
대한항공은 소문에 두루뭉술 답변
대한항공 그룹이 인천시와의 만 40년 우정을 깨고 그동안 지역에서 추진해 온 대형 사업을 접을 것이란 소문이 나돈다.
왕산마리나 조감도. /기호일보DB
왕산마리나 위치도 출처 pann.news.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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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자회사인 한진해운의 경영난을 이유로 인천에서 추진 중인 왕산마리나 관련 사업을 접을 것이란 얘기가 있다.
실제 왕산마리나 배후단지로 조성될 복합리조트 블루라군 사업이 최근 중단됐다. 이 사업은 인천시 중구 을왕동 일대 10만6천여㎡의 터에 2천19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2020년까지 테마파크와 호텔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이 사업 중단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산업통상자원부에 경제자유구역 지정해제 유예기간 연장 신청도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업계는 대한항공이 단지 재정이 어려워 사업을 포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대한항공은 어느 정도 부실을 털어 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소문의 진원지는 왕산마리나 사업이다.
왕산마리나 시설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맞춰 공사를 마무리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준공허가가 나지 않고 있다. 아시안게임 때 요트 경기를 치르기 위한 시설로 국·시비 167억 원이 지원됐다. 이와 관련해 최근까지 반환 논란이 일었고, 어업손실보상금 처리 문제도 걸림돌이었다. 지금은 군부대와 왕산지역 환경 변화 복구 방안을 놓고 협의가 진행 중이란 이유로 인천경제청이 준공을 미루고 있다.
준공이 미뤄지자 당초 계획했던 2단계 사업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왕산레저개발은 마리나 부대사업으로 2천500억 원을 투자해 클럽하우스와 호텔, 선박수리시설 등을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지난 5월 이들 시설에 대한 건축심의만을 통과시킨 채 공유수면에 조성된 마리나 시설 준공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건축허가는 내주지 않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절차상 왕산레저개발 측이 군부대와의 협의를 원만하게 끝내면 마리나 시설에 대한 준공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남의 일처럼 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이미 1천500억 원의 비용이 투자된 사업이고,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사업을 중단하는 문제는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며 항간에 나도는 소문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이 1977년 인천에 설립한 한진해운도 인천사무소를 폐쇄했다. 한진중공업은 서구 석남동 소재 토지와 건물을 457억 원에 처분하겠다며 매각 공시했다.
지역 경제계 인사는 "지역에서 기업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행정기관의 지원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시의 자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지건태 기자 jus216@kihoilbo.co.kr 기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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