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시험 중증 1,641명중 '운전 불합격' 6명 뿐
뇌전증·치매 등 '수시 적성검사자'
대부분 작년 신체검사 받고도 운전중
'자수' 안하면 대충 살피고 끝
검사항목도 시험장마다 달라
정덕영(42)씨는 2일 오전 11시쯤 서울 마포구 서부운전면허시험장을 찾았다.
[참고자료] 출처 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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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교통사고, 뇌전증이 원인이었다
http://www.huffingtonpost.kr/2016/08/01/story_n_1129172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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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1종 보통)를 갱신하기 위해서다. 그가 앞으로 10년간 쓸 운전면허를 다시 받는 데 걸린 시간은 5분이 채 안 됐다. 그중 운전하는 데 무리는 없는지 등을 직접 확인하는 신체검사를 받은 시간은 15초 정도였다. 정씨는 "한쪽 눈을 가리고 숫자 한두 개 물어보는 걸로 시력검사도 끝났다"고 했다.
지난 31일 부산 해운대에서 뇌전증(간질) 환자의 '발작 운전'으로 4명이 죽고 13명이 다친 사건을 계기로 우리 운전면허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를 낸 김모(53)씨는 작년 11월부터 매일 뇌전증약을 복용해 왔다. 사고를 낼 위험이 있는 뇌전증 환자는 운전면허를 받을 수 없다. 그런데도 김씨가 한 달 전 운전면허를 갱신하면서 적성검사를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치매·정신질환·뇌전증' 등 10여 가지 검사 항목에 피검자(被檢者) 본인이 '진료받은 적이 있다/없다'로 나뉘어 있는 부분에 표시만 하면 되는 제도적 허점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약 325만명에 이르는 정기 적성검사 대상자 중 불합격한 사람은 2만여 명(0.6%)에 불과했다. 면허를 딴 이후 치매나 뇌전증, 알코올중독 등 질환을 심하게 앓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수시 적성검사'를 본 사람(1641명) 중 불합격 판정을 받은 사람 역시 지난해 6명뿐이었다.
본지 취재팀이 2일 서울 시내 운전면허시험장 네 곳(강남·강서·서부·도봉)에서 면허 정기 적성검사를 받은 시민 50명을 인터뷰한 결과, 검사에 걸린 시간은 평균 1~2분이었다. 한 번 받으면 10년간 쓰게 될 운전면허가 별다른 검증 없이 순식간에 주어지는 것이다. 시험장마다 실시하는 검사도 제각각이었다. 강서와 서부 두 곳은 간단한 시력검사만 했고, 강남과 도봉은 간단한 시력·청력검사에 더해 '앉았다 일어나기' '손 쥐었다 펴기' 등을 1~2회 시켰다. 중증(重症) 질환에 관한 부분은 자가 문답(問答)으로 대신했다. 이날 갱신 시험을 본 시민 50명 중 42명(84%)은 본지 설문 조사에서 "시간이 걸릴지라도 적성검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태동 기자 윤형준 기자 조선닷컴
[전문]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8/03/201608030027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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