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관리’ 운영 주도권 놓고 갈등
수자원공사
"발전용 댐과 다목적 댐 통합관리로 국가 물관리체계 구축"
한수원
한강 수계 포함 전국 10여 곳 댐 관리 운영
‘댐 관리’ 운영 주도권을 놓고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수자원공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우리나라 2위 규모인 충주댐 야경 출처 cjpas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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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기획재정부가 ‘댐 운영의 효율화와 물 관리 체계 구축’ 을 위해 한수원이 운영 관리하고 있는 한강수계 댐과 각 지방에 있는 댐의 운영관리를 수자원공사로 일원화 할 계획이라는 내용이 알려지면서다. 당연히 반발하는 곳은 한수원이다.
한수원은 현재 한강 수계를 포함해 전국 10여 곳의 댐을 관리 운영하고 있다. 강우량이 많은 시기 홍수조절은 물론 용수공급 역할도 하지만 주로 수력발전용으로 활용된다.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대청, 충주, 소양강 등 대규모 다목적 댐들은 홍수조절, 용수공급을 주 목적으로 활용된다.
통합을 추진하는 쪽은 발전용 댐과 다목적 댐을 한 곳에서 관리할 경우 홍수조절과 용수공급량을 강우량에 따라 적절히 조절할 수 있어 국가적인 물관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예를들어 한수원이 관리하는 발전용 댐(춘천, 의암, 청평)의 제한수위를 저수위까지 낮추면 홍수 조절량이 2.4억톤 까지 증가하는 것은 물론 발전용 댐과 다목적 댐을 연계운영 할 경우 용수공급량을 큰 폭으로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수원은 홍수조절량 증가가 필요한 경우 하천법에 따라 국토부장관이 지시하면 되는 사항이며, 1999년 이후 현재까지 16년간 다목적댐과 발전용 댐은 연계운영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물관리가 국토부로 일원화된 상황에서 댐 소유권이 일원화 됐다고 해서 용수공급량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미 물관리가 국토부로 일원화된 상황에서 댐의 소유권을 일원화 했다고 해서 홍수조절량과 용수공급량이 늘어나지 않는 다는 것은 지난 4월 기재부가 주관해 해당부처 및 기관이 모인 자리에서도 확인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 북한강 수계 댐의 역할이 발전용에서 이제는 홍수조절, 물관리 등 다목적 댐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한강수계에서 다목적 댐 건설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발전용으로 남겨두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며, 발전용 댐을 다목적화해 한강수계 전체의 가뭄과 홍수조절 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발전용 댐을 수자원공사로 일원화 할 경우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선 한수원의 설비를 매각할 경우 정확한 자산 가치를 평가해야 겠지만 족히 3조원 이상 자금이 필요하다.
분할합병 될 경우 수자원공사는 한수원에 대해 배당의무, 채무 연대책임, 한수원 국내·외 채권자 동의 등 복잡한 절차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또 지자체와 갈등을 빚을 수 있다. 현재 한수원은 발전용 댐 용수를 해당지역 지자체에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반면 수자원공사는 지자체로부터 용수 사용료를 받고 있어 지자체의 부담이 가중되면 결국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
특히 한수원은 국내 최대 RPS(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 이행기관 인데, 수력발전을 떼어낼 경우 매년 1000억원 이상의 RPS 부담금을 물어야 한다. 금전적 손실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반복되는 댐관리 일원화 논쟁
댐 관리 일원화 논쟁이 시작된 것은 지난 1984년 부터다. 당시 한전이 관리하고 있던 팔당댐 관리권을 두고 감사원, 당시 건설부, 청와대 등의 요구가 있었지만, 타당성 검토를 통해 현행유지가 결정됐다.
이번 기재부가 공공기관 기능조정의 일환으로 댐 관리 일원화를 주장하는 것은 9번째 사례가 된다. 그만큼 댐 관리를 두고 부처간, 기관간 갈등은 끊이질 않았다.
당시 일관되게 밝혀진 것은 일원화를 해도 홍수조절량과 용수공급량은 늘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수원은 지난 2011년 1월 ‘전력산업구조발전방안’ 에 따라 각 발전회사가 소유하고 있던 7개의 양수발전을 한수원으로 통합하는 등 국내 수력발전통폐합을 이뤘으며, 수력발전의 업무 효율화 작업을 끝낸 상황에서 이번에 다시 수자원공사로 일원화 하는 것은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도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반면 수자원공사는 전력공급이 안정화 된 상태에서 수력발전의 역할은 전체 발전량의 0.6%에 그칠 정도로 미미해 이제는 역할의 전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선 물관리 못지않게 주목하는 것이 친환경에너지인 수력의 역할이다.
현재는 SMP가격이 떨어져 발전수익이 줄었지만, 수력은 전력산업에서 알짜 사업으로 평가를 받았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력발전 전력구입비는 1787억원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댐은 물관리 못지 않게 친환경에너지로써 매력적인 만큼, 관리 주도권을 두고 부처간, 기관간 대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희덕 기자 yuhd@electimes.com 전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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