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구대 암각화' 야외실험 모형공사 일시 중단


1단계 실내모형 실험 누수로 실패 후 
제안자 보완 설계안 못 내놔
울산시, 포스코 A&C 측에 
4월 말까지 테스트 완료 기한 최종 통보
검증 성공하면 제작 재개 
실패시 사업 전면 철회 후 대안 마련키로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보존을 위한 ‘임시 물막이 댐(일명 카이네틱 댐)’ 설계 공모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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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가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지난해 착공한 가변형임시물막이 통합검증모형 제작 공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1단계 실내 모형이 한 차례 실패한 만큼, 이 상황에서 규모가 큰 2단계 통합모형까지 설치하면 자칫 낭비 요인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본보 1월 28·29일자 1면 보도)에 따른 것이다. 

시는 특히 이달 중순 2차 실내실험을 장담했던 물막이 제안자가 아직 설계변경안 조차 제출하지 않자 실험 기한을 못박아 최후통첩했다. 이에 따라 3년을 끌어온 가변형임시물막이 정책은 시가 마지노선으로 통보한 4월 말 존폐가 최종 결정되는 '분수령'을 맞게 됐다.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해 지난해 착공한 가변형 임시물막이 설치를 위한 통합검증모형 제작·설치 
공사가 실내모형 1차 실험실패로 물막이 실효성 논란 및 예산낭비 우려 등으로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 
사진은 현재 52%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는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991번지 일원 가변형 임시물막이 
설치를 위한 통합검증모형 공사 모습. 유은경기자 usyek@

실패시 혈세 낭비 우려 지적 커
17일 울산시와 울주군에 따르면 양 기관은 다음달로 예정된 '물막이 통합검증모형' 공사 재개를 연기하기로 했다. 실내모형이 1차 검증테스트를 성공하지 못한 만큼, 2차 실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실내 모형은 투명막의 안전도와 누수현상을 체크하기 위한 1단계 실험용 수리모형이다. 

실외 모형은 전체 물막이의 안전도와 미시기후의 영향 등을 테스트하는 2단계 실험용으로 사실상 1단계 성공이 담보돼야 쓰임새가 생긴다. 그런데도 실내모형과의 제작이 병행돼 왔고, 현재 5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제작에서 해체까지 27억 여원의 예산도 편성돼 단계별로 집행되고 있다. 실제 물막이의 3분의1 크기로 지난해 6월 암각화 상류 400m 지점에 착공한 실외 모형은 혹한기에 접어든 그해 12월부터 이달 말까지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시는 실내모형의 실효성이 검증되면 실외모형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자칫 무용지물이 될 수 있는 실외모형 제작에 따른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서다. 

공사 주체인 울주군 관계자는 "지난해 문화재청과 시가 협의해 실내모형과 실외모형을 같이 제작할 것을 주문했고 울주군은 이행한 것 뿐이었다"며 "만약 실내모형이 한번 더 실패하면 실외모형도 철거하고 사업자와 비용을 정산해 진행되지 않은 48%에 해당하는 공사비를 최대한 회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분의1 크기의 실내모형은 앞서 테스트에서 투명막 이음새에서 물이 배어나오는 누수현상을 보였다. 실험은 물막이 제안자인 포스코A&C가 지난해 11월 30일과 12월 15일 두 차례로 나눠 경기도 김포 소재 투명판 제작 도급업체 메코시스 사업장 내에서 실시했다.


생태제방안 등 차선책 검토도
포스코A&C 측은 투명판을 이어붙이는 밀봉재인 '가스켓'의 불량이 누수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착오인만큼 이를 보완해 이달 중순 재실험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포스코 A&C는 누수의 원인이었던 가스켓(밀봉재)의 밀착력을 높이기 위해 단면을 둥글게 바꾸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투명판과 투명판을 이어붙이는 가스켓의 단면이 납작한 사각형이었을 때보다 밀착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프레스공법으로 찍어내는 방식을 적용해 이전 보다 공극(미세한 구멍)이 작은 가스켓을 제작해 누수를 막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가스켓은 부품에 따라 딱딱한 정도인 경도를 맞춰야 밀봉이 가능하지만 1차 테스트에서는 압력을 가해 뽑아내는 압출식 방식을 썼다. 

하지만 포스코A&C 측은 이같이 변경된 공법을 적용한 설계도서 제출은 미루고 있다. 총 2회로 제한된 실험 기회 중 1차례 실패를 경험한 만큼 신중을 기하기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포스코A&C 관계자는 "가스켓의 경도를 맞추는 연구 및 실제 제작 기간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고, 행정절차도 복잡해 실험시기를 확정짓기가 애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포스코 A&C 측에 늦어도 오는 4월 말까지 2차 실내실험을 시행하라고 통보했다. 1차 실험 실패로 물막이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소모적 행정을 이어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주어진 기한까지 포스코A&C 측이 실험 준비를 갖추지 못하면 검증 성공 여부를 떠나 사업을 전면 철회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2차 실내 실험이 성공하면 5월부터 실외 모형 공사를 재개하고 우수기 동안 이끼 생성 및 영향 등을 분석 한 뒤 12월 철거할 계획이다. 반대로 실패하면 사업을 백지화한다는 방침이다.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물막이라는 것이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공법이고 너무나 전문적이다보니 절차상 미흡한 부분들이 있었다"며 "대신 4월 말까지는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며, 실패에도 대비해 생태제방 보완 등 차선책 검토도 병행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가변형 임시물막이는 정부와 문화재청, 울산시가 10여년 동안 협의한 끝에 마련한 반구대 암각화 보존 시설로 길이 55m, 넓이 16~18m, 높이 16m의 댐이다. 암각화와 투명 물막이간 거리는 16~20m다.  
울산신문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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