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회계기준 손본다"...건설업계, "족쇄될 것"
대형 수주산업 회계 공시제도 손질 방침
회계처리 기준 등 업계 이견 못 좁혀
출처 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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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건설 등 대형 수주산업의 회계와 공시제도를 손질하겠다고 나섰지만 업계와의 이견을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미래손실추정, 지분제 사업에 대한 회계처리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13일 금융당국의 회계제도에 대한 접근이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른 여러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면서도 업계의 본질적인 특성에 대한 당국의 이해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지분제 사업까지 시공사 책임 vs 시행·시공 역할 달라 금융당국은 지난 11일 감리위원회의 대우건설 회계감리 결과와 관련해 시공사의 책임을 강조했다.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면서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시행사의 재무평가를 맹신해 손실 추정을 성실히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지분제 사업에 대해서는 외형상 도급형태일 뿐 사실상 자체사업이라는 언급도 있었다. 프로젝트파이낸스(PF) 사업 등 대규모 건설프로젝트의 자금 조달이 사실상 시공사의 신용제공으로 진행되는 만큼 그에 따른 책임을 지라는 뜻이지만 건설업계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토지 소유권을 포함해 사업 계획 등에 대한 권한은 시행사에 있다. 토지사용 등 각종 인허가 권한도 시행사에 있기 때문에 시공사가 사업손익을 추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 토지 등 자산을 시공사 회계로 처리할 수도 없다. 건설업계는 과거 IFRS가 도입될 때 건설사의 연결재무제표 작성 대상에서 시행사가 빠졌던 것도 이런 특수성을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A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시행사가 부도난 PF사업장에서도 사업권 양수, 양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지분참여 사업까지 자체사업으로 회계처리하라는 건 지나친 요구"라며 "건설 사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이해가 아쉽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수주산업의 특성상 미래에 부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업계 모두가 알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우발 채무를 사전에 인지하라는 뜻"이라며 "이를 위해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은 지속적인 재무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미래 손익추정 가이드라인 나올까 일반회계기준(GAAP)에서 IFRS로 회계기준이 변경되며 건설업계가 가장 곤혹스러워한 것은 미래의 손익추정이다. 금융당국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며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렸지만 자칫 자율성을 존중하는 IFRS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 건설회계의 손익 추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크게는 분양률과 준공예정원가로 나눠볼 수 있다. 플랜트 등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는 해외사업에서는 준공 예정원가가 환율, 유가 등 거시경제요인 외에 해당 국가의 법률, 정책, 문화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최근 중동 국가의 자국인 고용촉진 정책으로 해외 현장의 인건비가 상승한 데서 볼 수 있듯 돌발변수가 산재했다. 국내 사업은 상대적으로 사업환경 예측이 용이하지만 정책 변수에 민감한 주택시장 경기가 문제다. 최근 계약금 정액제 등의 영향으로 초기 분양대금인 계약금 비중이 20%에서 10%까지 내려왔고 잔금 비중이 올라갔다. 따라서 주택경기 침체로 분양률이나 계약률이 계획만큼 따라주지 못하면 이자비용 등 원가가 상승한다. 초기분양률도 분양시작 뒤 3개월로 잡는 곳이 있는가 하면 6개월로 잡는 곳도 있는 등 회사별로 달라 어느 시점에서 손실을 예상하고 회계에 반영해야 하는지도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렵다. B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미청구 공사의 적정성, 미착공 공사의 손실인식 시점 등이 문제가 되지만 회계적용을 위한 세부기준마련은 오히려 족쇄가 될 수 있다"며 "포괄적 수준의 가이드라인이라면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C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손익추정 외에도 미청구공사와 초과청구공사의 상계, PF 대위변제에 따른 손금인정, 선수금의 부채 처리 등 해결 과제가 많다"며 "포괄적인 접근이 이뤄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수주 산업의 특성상 발생하는 미래 손실을 회계에 반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건의가 꾸준히 있었다"며 "IFRS의 취지를 잘 이행하는 선 안에서 초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다양한 수주산업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정지서 기자 spnam@yna.co.kr jsjeong@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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