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도 놀란 얽히고 설킨 롯데그룹 '실타래'

"이참에 지배구조 개혁" 목소리

롯데의 복잡한 소유구조

416개 순환출자 고리 끊게 될까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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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모습을 드러낸 롯데 사태의 밑바탕엔 전근대적인 소유지배구조 문제가 있다.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일가의 한국 롯데 지분은 2.41%에 그친다. 하지만 총수 일가는 80개 계열사에 10만명이 일하며 자산 규모 93조4070억원(올해 4월 기준)인 그룹을 자신들의 소유물처럼 여기며 다투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롯데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단순화해 소유지배구조를 간명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416개로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많다. 한국 롯데에 신씨 일가 지분은 적지만, 계열사 지분을 포함한 '최대주주 동일인 측 지분' 비중으로 보면, 롯데는 62.43%로 5대 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이유다.


국회는 2013년 공정거래법을 고쳐 재벌·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했으나, 기존 순환출자 해소는 기업 자율에 맡겨뒀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에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비롯해 기존 순환출자에 따른 문제점을 점검할 예정"이라며 "필요하다면 기존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내용의 입법 조치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순환출자도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 삼성(10개), 현대차(6개) 등 9개 재벌 그룹이 대상이 된다.


소액·소수 주주가 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대책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롯데 사장들이 모여 집단적인 의사표현을 한 것은 이사회를 통한 의사결정 구조를 무시한 것"이라며 "사외이사나 감사 등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만들어놓은 제도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어 "대통령 공약에 따라 전자·서면투표제, 집중투표제 의무화, 다중대표소송과 집단소송 등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상법 개정안이 2013년 재벌들과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 오찬 이후 없던 일이 돼버렸다"며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롯데 계열사에 상당한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총수 전횡을 견제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국민연금은 롯데칠성음료(12.18%), 롯데하이마트(11.06%) 등의 대주주로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공정거래법 개정 등 규제보다 국민연금이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하고 소액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롯데의 숨겨진 지배회사들의 소유구조를 드러낼 수 있느냐도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엘(L)투자회사 등의 주주 구성 자료를 롯데에 요청했다고 5일 밝혔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지난 7월31일 공문을 보내 8월20일까지 신 총괄회장이 지배하는 각 해외계열사의 주주 현황과 출자 현황 등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자산규모 5조원 이상) 지정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기업에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 과장은 이제야 자료를 요청한 데 대해 "이번에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들을 해임하려고 하는 등 신 회장이 해외 계열사(일본 롯데홀딩스)를 지배하는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롯데 쪽은 그동안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등을 신격호 총괄회장과 연관이 있는 '특수관계인' 대신 '기타 주주'(신격호 총괄회장 쪽이 아닌 최다주주)로 공시해왔는데, 내용을 파악하면 공시를 위반했는지도 알 수 있다. 롯데 이병희 상무는 "내용을 파악 중에 있다"고만 밝혔다.


신학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이른바 '롯데 해외법인법'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해 해외법인까지 상호출자규제를 의무화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롯데를 지배하는 일본 법인의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한 대학교수(법학)는 "국내법이 해외에 미칠 수 있을지 모호하다"고 말했다.

[한겨레]이정훈 기자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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