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밀라노엑스포(2015 Milano Expo), 국가별 개성·볼거리 자존심 경쟁

자국 음식과 문화, 식량 기술 등 선봬

(참관기)


source blog.friendlyrentals.com


5월 1일 오전 10시(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시의 ‘2015 밀라노엑스포’ 행사장. 이날 개막한 엑스포를 관람하기 위해 수백 명의 인파가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언론인 입장 허가증을 보이고 정문을 지나자 총면적 110만m²의 공간을 가로지르는 길이 1.7km, 폭 30m의 도로가 보였다. 고대 로마의 도시 구획을 본떠 직선형으로 계획된 엑스포 행사장을 가로지르는 십자형 도로 중 가로에 해당하는 거대한 길이다.


한국관의 ‘대형 옹기’ 전시관.(사진=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 내 ‘저장의 지혜’ 전시관.(사진=문화체육관광부)


길 양쪽으로 145개국의 국가관이 설치돼 있었다. 각 국가관의 외관은 해당국의 특징을 건축 디자인에 녹여놓아 독특한 데다 한꺼번에 많은 건물이 몰려 있는 모습을 보니 웅장함까지 느껴졌다. 주도로 위론 천막 형태의 아치형 지붕이 있어 비가 내려도 관람에 지장이 없었다.


주요 국가관들은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Feeding the Planet, Energy for Life)’라는 엑스포 주제에 걸맞게 인류의 식량 부족에서부터 자국 음식과 문화, 식량 기술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시했다.


‘달 항아리’ 형상화 한국관 눈길…일식 전시 일본관, 큰 꽃 정원 중국관

한국관은 엑스포 행사장 초입에 세워져 있었다. ‘달 항아리’를 형상화한 한국관 외형에 대해 한 이탈리아인 관람객은 “개방형으로 건축된 다른 관과 달리 우주선 같고 사이버 풍”이라고 호평했다.


한국관의 ‘대형 옹기’ 전시관.(사진=한국관광공사)

한국관의 ‘대형 옹기’ 전시관.(사진=한국관광공사)


2층 전시실에 들어서자 비만과 기아 등 세계인의 고민을 담은 설치미술 작품이 보였다. 한국관 주제인 ‘한식, 미래를 향한 제안 : 음식이 곧 생명이다’에 어울리는 전시였다. 식량과 관련한 세계의 문제를 먼저 선보이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한식을 설명하는 식으로 전시실 동선이 짜여 있었다.


대안으로서의 한식의 핵심 소재는 발효, 숙성으로 대변되는 한국의 전통 옹기 문화. 이를 표현하기 위해 2개의 로봇 팔에 각기 달린 스크린에 한식 재료를 보여주고 이 재료들이 옹기에 들어가면서 사람으로 형상화되는 영상물, 대형 옹기 설치물 사이의 원구 모양 스크린에서 발효를 상징하는 메시지가 보이는 조형물, 365개 옹기위에 사계절 영상이 보이면서 김치, 된장 등이 완성되는 미디어아트 등의 전시물이 이어졌다.


전시를 총괄 기획한 차은택 예술감독은 “발효로 상징되는 한식의 건강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발효와 숙성을 바탕으로 한 ‘장(醬)’ 문화로 ‘한식이 건강에 좋다’는 메시지를 각인시킨 점은 인상적이었다. 1층 한식 레스토랑에선 ‘조화(Harmony)’, ‘치유(Healing)’, ‘장수(Health)’라는 3가지 주제에 따라 6개의 밥상 메뉴 시식회가 열렸다.


한국관 전경.(사진=한국관광공사)

한국관 전경.(사진=한국관광공사)


한국관의 ‘미디어 영상’ 전시관.(사진=한국관광공사)

한국관의 ‘미디어 영상’ 전시관.(사진=한국관광공사)


5월 1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시에서 개막한 ‘2015 밀라노엑스포’ 한국관 개관식에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에서 네번째)이 주요 내빈들과 함께 옹기 뚜껑을 여는 개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한국관광공사)

5월 1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시에서 개막한 ‘2015 밀라노엑스포’ 한국관 개관식에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에서 네번째)이 주요 내빈들과 함께 옹기 뚜껑을 여는 개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한국관광공사)


일본관은 ‘일식’을 전시 주제로 삼았다. 첫 번째 전시실엔 바닥에 연꽃처럼 보이는 조형물이 촘촘히 설치됐다. 이를 헤치고 걸어가면 주변에서 빛이 나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일본관 관계자는 “쌀농사와 사계절을 예술적으로 묘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관엔 큰 꽃 정원이 설치돼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대나무로 엮은 거대한 지붕과 동양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건물도 웅장해보였다. 중국관 주제는 ‘슈퍼 벼’. 이를 형상화한 벼 모양의 발광다이오드(LED) 설치물을 비롯해 개량 쌀과 관련한 영상물이 인상적이었다.

한국관 앞에 설치된 조형물.(사진=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 앞에 설치된 조형물.(사진=문화체육관광부)


사계절과 벼농사를 상징하는 전시물이 설치된 일본관.(사진=동아DB)

사계절과 벼농사를 상징하는 전시물이 설치된 일본관.(사진=동아DB)


슈퍼 벼를 발광다이오드(LED)로 표현한 중국관.(동아DB)

슈퍼 벼를 발광다이오드(LED)로 표현한 중국관.(사진=동아DB)


미국관, 생산량 증가 기술 전시…나무만 심어져 있는 오스트리아관

미국관은 식량 증산에 대한 과학적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했다. 2층 전시장으로 올라가자 대형 스크린이 여러 개 보였다. 화면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세계의 식량과 미국관의 의미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미국관의 주제는 미래의 식량 증산. 전시장엔 마치 ‘아파트’처럼, 밭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세워 면적당 곡물 재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농작기술 등을 샘플로 보여줬다. 화단을 세로로 세우고 인공조명을 통해 곡물을 키우는 형태다. 유전자 개량 등 곡물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각종 기술이 소개됐다. 미국관 관계자는 “기아는 낮추고 생산량은 늘리는 게 중요하다”며 “가난한 나라로 식량 증산 기술 이전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관 주제가 다소 무거웠다면, 스페인관은 가볍고 유쾌했다. 가방처럼 사각형으로 지어진 스페인관의 주제는 ‘셰프의 가방’. 셰프가 가방을 든 그림에다 셰프가 가방을 던지면 그 안에서 각종 식재료가 쏟아지는 형식으로 돼지고기, 달걀, 쌀 등 식재료 하나하나를 스페인 고유의 음식문화와 관련한 얘기들로 풀어내는 방식이었다.


프랑스관엔 낙농국가 이미지를 보여주는 영상과 여러 종류의 유제품 등이 전시됐다. 이탈리아관은 외관부터 독특했다. 나뭇가지로 촘촘히 연결된 새 둥지 모양으로, 건물 표면을 스모그를 흡수하는 시멘트로 만들어 화제가 됐다.


독특한 콘셉트로 감동을 준 곳도 있다. 오스트리아관 전시장 입구엔 수목원처럼 수많은 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나무 사이에 길이 있고 이를 따라 쭉 걸었지만 아무 전시물이 없었다. 오스트리아관 관계자는 “좋은 공기로 숨 잘 쉬는 것이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사는 것과 유사하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글 · 김윤종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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