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건설현장 노동자들 “가장 힘든 곳은 화장실”

간이화장실 규정 없어 악취·불결
“문 열기 겁나”

건설현장 화장실. 출처 영남인터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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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는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366만5000㎡(110만평) 부지에 아파트·오피스텔·상가 건물이 올라가고 있다. 공사현장 가림막 뒤로 타워크레인 수십대가 삐죽하게 솟았다.


오전 7시부터 하루 10시간을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이 공사현장에서 보내는 노동자들이 가장 곤욕을 치르는 순간 중 하나가 화장실을 이용할 때다. 불결함이 상상을 초월한다. 녹색 간이화장실 근처만 가도 악취가 진동한다. 삐거덕거리는 문을 열면 벽과 바닥마다 오물범벅이 돼있었다.

시멘트 가루를 마시며 잔뼈가 굵은 공사판 베테랑도 화장실 문을 열기가 겁난다고 말한다. 경력 15년인 송영인씨(52)는 “날씨가 선선한 지금은 차라리 나은 편”이라고 했다. 송씨는 “한여름이면 냄새가 배로 난다. 찌는 날씨에 화장실에 들어가 앉아 있으면 머리가 어지러워 토할 것 같다”고 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신모씨(52)와 현장 동료들은 최근 조회 때 소장으로부터 “용변 좀 바깥에서 보지 말고 화장실에서 보라”는 말을 들었다. 신씨는 “냄새도 지독하고 한겨울이면 바닥이 얼어서 제대로 앉을 수도 없는 그런 곳에 누가 들어가고 싶겠느냐”고 반문했다.

2008년부터 공사 예정금액 1억원 이상 건설현장은 화장실·식당·탈의실 등 편의시설 설치가 의무화됐다. 화장실을 설치하지 않거나 관리인을 지정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게 돼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관리규정이 없어 공사 현장 화장실은 대부분 열악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 전국건설노조 김창년 서울지부장(46)은 “대형 건설사가 주관하는 곳은 상황이 좀 낫지만, 그런 곳은 열에 한두 곳이 채 안된다”고 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3일 “사기업이 주관하는 현장에 위생수준까지 강제하기 쉽지 않다”며 “우리도 고민하고 있지만, 일하는 이들의 복지에 대한 회사의 의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심진용·김원진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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