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수출국의 굴욕 - 양세훈

한빛원전 3호기 원자로 헤드가 교체 반입되어 2월 초까지 조립설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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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코앞에 두고 벼락치기 공부로 시험을 치르던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지금 한수원이 그렇다. 시간은 있었으나 문제가 터지자 부랴부랴 대책을 찾느라 분주하다.

대형방사성폐기물 처리에 대한 한수원의 대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한빛 3호기 원자로헤드 교체로 논란이 일고 있다. 대형방사성폐기물이란 말 그대로 한 덩치 하는 놈들을 말한다. 

이번에 문제가 돼 교체된 원자로헤드 역시 대형이다. 지름이 5m, 높이가 4m, 중량 90t에 이른다. 원전 핵심 설비인 증기발생기는 길이가 무려 20m에 달한다. 

지름은 4.5m, 무게가 300t이다. 큰 덩치와 복잡한 구조로 제염처리 등의 난이도가 높다고 한다. 방사능오염도도 높아서 절단하거나 해체 후에 보관할 수도 없다. 그래서 실물 그대로 보관장소에 저장할 수밖에 없다.

놀라운 사실은 이런 대형방사성폐기물을 여태 임시보관소에 저장해왔다는 것이다. 물론 방사성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차폐처리를 한 후에 보관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이 한수원이 설명이다. 문제는 이런 대형방사성폐기물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온다는 점이다. 10년 내 발생하는 폐증기발생기만 20기에 달한다고 하니 임시저장에도 한계가 있다. 

논란이 커지자 한수원이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2018년까지 1단계로 해외기술을 도입해 한울원전본부에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2019년부터는 2단계로 국산화에 착수, 2021년부터는 국내기술로 고리본부를 시작으로 차례대로 대형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의 원전역사는 40년이 다 되어간다. 원전은 1971년에는 고리 1호기 착공에 들어가 1978년에 가동을 시작했고, UAE에 원전을 수출하는 나라가 됐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는 방사성폐기물을 임시저장고에 보관한다. 원전만 지어놓으면 되는 줄 알았지 뒤를 생각하지 못했다. 한 치 앞을 못 본 것이다. 원전 수출국답게 이미 해결방안이 나왔어야 옳지만 그렇지 못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다. 원전 착공부터 사후관리까지의 모든 과정을 앞으로는 꼼꼼히 마련하길 기대한다.  
에너지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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