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베이...3베이와 가격차가 장난 아니네!

 

# 평소 서울 불광동 소재 H아파트를 눈여겨 봐둔 직장인 정모씨(41)는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내 집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주변 공인중개업소를 방문하다 같은 단지 내 5000만원 이상 더 비싼 같은 면적대의 매물을 발견했다. 궁금증이 생겨 물어보니 중개사는 해당 주택은 4베이(Bay) 평면이라고 답했다. 베이 개념을 잘몰랐던 정씨에게 중개사는 평면설계에 따라 같은 면적대라도 집값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당초 예산을 초과해 부담됐지만, 4베이 구조의 집을 계약하기로 결심했다. 장기적으로 자산가치 상승에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아파트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4베이 평면이 집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5일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앞의 사례에 소개된 서울시 은평구 '북한산 힐스테이트 7차'의 전용 110㎡B 타입(4베이 구조)은 지난 5월 12억2000만원에 매매거래됐다. 이보다 앞서 올해 3월과 4월에 손바뀜된 전용 109㎡E(2베이), 109㎡A(3베이)는 각각 11억5000만원, 11억70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4베이 구조에 비해 5000만~7000만원 저렴한 셈이다.

 

서울시 마포구에 있는 '래미안웰스트림' 전용 114㎡도 3베이와 4베이의 가격차가 최대 1억8000만원 차아기 난다. 전용 114B㎡(3베이)는 작년 7월 18억4700만원(국토부 자료 참조)에 매매계약이 체결된데 비해 전용 114㎡A는 같은해 9월 20억3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베이는 아파트 전면부에 배치된 거실 및 방의 개수를 말한다. 거실과 방 1개가 전면부에 접하면 2베이, 거실과 방 2개가 접하면 3베이가 되는 식이다. 4베이는 거실과 방 3개, 총 4개의 공간이 전면부에 접해 있다.

 

1기 신도기 개발이 시작된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까지만 해도 아파트 시장은 2베이, 3베이 평면이 대부분이었다. 4베이 설계가 나오지 않았던 데다 용적률과 건폐율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었고 당시 한정된 공간에 더 많은 입주민을 수용하기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컸기 때문이다.

 

 

이후 주택공급이 늘면서 주거품질에 대한 고민이 건설업계의 화두로 부상했고 효율적인 채광 및 통풍과 이사 시 편리함, 공간활용성 강화 등 수요자들의 요구도 늘면서 2010년대 초반 4베이 평면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문제점도 있었다 2베이나 3베이에 비해 채광과 통풍에 유리해 냉난방비 절감 효과와 확장 시 보다 넓은 서비스 면적이 생긴다는 장점에도 한정된 공간을 쪼개다 보니 베이별 공간이 좁아진다는 단점이 있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4베이 평면공급이 시작된 초기 아파트 입주민들은 방이나 거실이 좁다는 불만을 제기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 설계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설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드레스룸과 전용 욕실이 겸비된 넉넉한 크기의 안방과 더 넓은 폭을 갖춘 거실, 방 2개를 합칠 수 있는 가변형 벽체 등이 있다.

 

*베이(Bay)

아파트 전면부에 배치된 거실 및 방의 개수다. 거실과 방 1개가 전면부에 접하면 2베이, 거실과 방 2개가 접하면 3베이가 되는 식이다. 4베이는 거실과 방 3개, 총 4개의 공간이 전면부에 접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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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수요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4베이는 물론, 5베이, 5.5베이, 6베이 평면구조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DL이앤씨가 개발한 주거 플랫폼 'C2하우스'의 경우 입주민들이 기호와 취향에 맞춰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존의 내력벽 구조를 최소화하고 가변형 벽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아울러 아파트 전면에만 머물렀던 개방구조를 2면 이상으로 늘려 더 높은 채광·통풍 효율을 노리는 평면도 분양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집의 개념이 변하면서 '베이'는 기존의 '향'이나 '로얄층'처럼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자리잡았다"면서 "4베이 평면이 보편화되고 향후 본격적으로 공급될 5~6베이 평면이 향후 거주 만족도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베이가 커질수록 집 규모도 커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수요자 가족 규모와 자금, 기호에 맞춘 구조 선택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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